청주시민 시내버스 외면, 10년 만에 이용객 절반 급감

무료 환승체계를 갖추고 BIS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이용편의성을 크게 높였지만 이용객들을 만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매년 시내버스 이용객이 급감하고 있고 시민단체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불만이 크게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청주시내버스이용객이 10년 사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대중교통활성화를 위해서는 자가용 사용억제 정채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시내버스의 이용편의 개선 등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주시에 따르면 8000만명이었던 지난 2000년 청주시내버스 연이용객은 해마다 줄어 지난해에는 5000만명으로 급감했다. 또한 시는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져 올해에는 4800만명으로 10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2020년 3300만명, 2030년에는 2500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무료 환승체계와 BIS시스템이 도입된 2006년 이후에도 시내버스 이용객 감소 추이가 계속되고 있어 시와 업계의 노력이 이용객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까우니까 자가용?

시내버스 이용객이 감소하는 것은 서울 등 대도시에도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청주시내버스와는 원인이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대중교통활성화를 위한 근본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도시 시내버스 이용객 감소는 지하철과 도시전철 등으로 교통량이 분산된 것이 주원인이지만 청주의 경우 주민들이 외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회사원 A씨는 “청주시내에서는 아무리 먼 거리라 하더라도 20여분이면 찾아갈 수 있다. 하지만 시내버스를 이용한다면 기다리고 환승하는 시간을 합쳐 길게는 1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출퇴근시간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도심 교통난이 심각한 수준이 아니고 2~3명이 함께 이용할 경우 버스요금에 비해 자가용 유류비 부담도 크지 않다. 시내버스 보다 자가용을 이용하는게 훨씬 편리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도 대중교통활성화를 위해서는 자가용 이용 억제 정책에 머물 것이 아니라 시내버스 이용 편의 등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효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시민자치국장은 “지금까지의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은 10부제, 요일제, 2부제로 대표되는 자가용 이용 줄이기가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이는 시민의식에 호소하는 캠페인성 정책으로 근본처방이 될 수는 없다. 이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자가용을 두고 대중교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으로 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또 “청주시와 의회, 경찰, 시내버스업계, 관련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가칭 시내버스개혁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정책방향과 이에 따른 예산확보 방안 등에 대한 논의와 공론화를 해야 하다”고 덧붙였다.

시내버스 불만족도 여전

청주시와 업계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내버스에 대한 시민들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
지난 9월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가 발표한 청주시내버스 만족도 조사결과에서도 청주시민 16.8% 만이 시내버스 이용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6.2%는 불만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내버스 운전사에 대한 만족도도 4년 전 42.8%였던 불만족 의견이 크게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26.2%는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시내버스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은 친절 등 서비스 보다 노선, 배차 간격 등 기본적인 부분에 집중돼 있어 아직도 시민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내버스 이용시 가장 불편한 점을 긴 배차간격, 한번에 가는  직통노선 없음, 긴 대기시간 순으로 답해 교통수단으로서 근본적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 모씨(59·여·청주시 흥덕구 죽림동)는 “시내버스를 기다릴 때 마다 지나가는 택시를 세우고 싶은 충동에 시달린다. 버스를 한번 타기 위해서는 수많은 빈 택시를 외면해야 한다. 청주시내에서 버스 기다리는 시간이 10분을 넘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모씨(43·청주시 상당구 대성동)는 “버스노선이 중복되는 것도 문제다. 사직로나 상당로, 버스종점과 차고지가 가까운 용암지구 등은 매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은 주택밀집지역이라고 해도 배차간격이 긴 곳이 많다. 환승할 수 있는 정류장 까지 타고갈 시내버스를 기다리기 힘들어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시내버스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90% 이상 CNG차량, 대당 하루평균 40만원 수익

청주와 청원을 오가는 시내버스는 모두 374대. 6개 회사 중 100대 이상 보유하고 있는 곳은 우진교통(106대)이 유일하다.

시내버스 한 대가 운행하는 거리는 노선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하루 평균 300㎞. 시군경계를 넘나드는 노선은 하루에 보통 6회쯤 왕복한다. 이렇게 매일 시민의 발로 도로를 누비는 기간은 11년. 퇴역할 때 까지 120만㎞를 달리는 셈이니 4만㎞인 지구둘레를 30바퀴 돌아야 임무를 마치게 된다. 버스한대에 들어가는 연료비는 매월 350만원 안팎으로 하루에 11만7000원 어치의 경유나 가스를 소비한다.

이렇게 해서 버스 한대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하루에 40여만원. 하지만 연료비와 인건비, 정비 등 유지관리비, 차량 할부금 등을 제외하면 적자를 면할 수가 없다는 게 시내버스 업체의 설명. 때문에 청주시는 지난해 23억원의 재정지원금과 50억원의 환승보조금을 6개 시내버스회사에 지원했다.

그렇다면 시내버스 차량가격은 얼마나 될까. 현재 버스를 생산하는 업체는 현대와 대우자동차, 한국화이바 3곳이다. 후발주자 한국화이바는 차체를 철판 대신 경량 복합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청주에도 동일운수가 일부 이 회사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차량가격은 일반버스가 8500만원 내외. 하지만 저상버스는 1억6000~1억7000만원으로 두 배쯤 비싸다. 저상버스는 휠체어 승하차설비는 물론 탑승시 차체까지 낮아지는 기능을 비롯해 진동·소음 저감 기능 등 첨단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운행중인 시내버스의 90%는 CNG(압축천연가스)차량으로 앞으로 2~3년 내에 경유차량은 완전히 사라질 전망이다. CNG차량은 경유차량에 비해 다소 비싸며 저상버스 가격 차액을 포함해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저상버스는 우진교통 13대를 포함해 54대가 운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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