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현장방문, 활성화 대책 촉구할 듯
조합원들 “예술작업, 공산품 생산과 달라”

공예가들이 모여 사는 곳 아녜요?” “거기선 어떤 행사를 하나요?” “나라에서 공예가들을 위해 만들어 준 마을 아닌가요?” “부자 공예 예술인들만 모여 산다는 마을 아녜요?” 진천 군민들을 만나 공예마을에 대해 물어보면 되돌아오는 질문들이다.

진천군 문백면 옥성리 665번지 일원 12만 5000여㎡의 군유지를 매입해 조성한 공예마을은 2002년 4월 지역경제활성화 시책사업으로 확정된 지 8년반이 지나도록 ‘지역경제활성화’는 제쳐두고 ‘공예마을’로서의 자리매김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조속한 활성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 진천공예마을 내 ‘체험공방 및 전시판매장’이 준공 되었지만 개관이 이루지지 않고 있다. 진천군은 전시판매장을 국가공예전문미술관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일 진천군의회 의원들이 건설사업장 현지조사 특별위원회 활동계획에 따라 공예마을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갔다. 의회는 특위 활동결과에 따라 진천군에 활성화 대책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공예마을 조성사업은 현재까지 자부담 98억 9600만원, 국비 3억 8700만원, 특별교부세 20억원, 도비 8억 4350만원, 군비 15억 9050만원의 자금이 들어간 사업으로 올해 6월 준공 된 ‘체험공방 및 전시판매장’의 천장 등 일부 보완공사만 남겨두고 있다.

사업의 주체는 진천군과 진천공예사업협동조합으로 2003년 협동화실시계획승인, 2006년 협동화단지준공인가 등을 거치면서 부지조성공사, 부지토목공사, 진입도로 확포장공사, 주차장공사, 체험공방 및 전시판매장 준공 등과 함께 조합원들은 자체적으로 작업장 및 주택을 건축하고 입주해 공예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공예마을 입주 업체는 전통도예, 목공예, 현대도예, 칠보공예, 전통건축 등 13개 영역의 공예 관련 예술인들로 구성돼 있다. 현재 조합원 33개 업체 중 22개 업체가 입주해 거주하고 있으며 5개 업체가 건축에 어려움을 겪고, 나머지 업체는 출퇴근 하면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들 “활성화 강요 마라”

이에 대해 외부에서는 군비와 함께 국도비 지원을 받아 지역경제활성화를 시킨다는 명목하에 조성한 공예마을이 어떻게 진행되어 가고 있고, 활성화 되어 가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이런 비판에 대해 조합원들은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을 기반조성과 체험공방 및 전시판매장 등에 공적 예산이 투입된 것일 뿐, 조합원 개인별 토지와 건축물에 대한 것은 모두 개인이 부담해 조성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한 조합원은 “토지도 공시지가가 아닌 감정평가 가격에 의해 개인이 매입한 것”이라고 밝히고 “건축도 개인별 자부담으로 한만큼 특혜 지원을 받은 것이 없고, 활성화가 늦어 우리도 금융 압박을 받고 있다”며 활성화 대책을 강요하는 듯한 외부의 분위기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여기는 30여 가구가 사는 마을이다. 마을마다 도로를 포장하고 마을회관 등을 지어주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한 활성화 대책에 대해 “예술 작품을 공산품처럼 대량 찍어내서 유통시키기는 어려운 것”이라며 “각자의 특성에 맞는 작업 활동과 유통이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천읍에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지난주에 서울 사는 동생네 애들이 농다리를 보고 싶다며 찾아와 이참에 공예마을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찾았었다”고 말하고 “도자기 체험을 하고 아이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아쉬웠다”며 어느 집을 어떻게 찾아들어가야 할 지 막막해 되돌아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방희 공예조합이사장은 “전시장을 몇 개월 전에 완공했는데 공예전문 미술관으로 등록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절차와 예산 마련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며 “진천군에서 해준 것은 기반시설이다. 마치 우리가 공짜로 사는 것처럼 바라보는 시각에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내년 4월 국제전 개최 예정

이런 내부와 외부의 시각차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원은 “내부에서도 공예마을 활성화 방법에 대한 이견이 존재하고 있다”며 “하지만 내년 4~5월경에 일본과 중국 공예예술인들을 초청해 국제전을 열고 KBS의 찾아가는 음악회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명도를 높일 계획”이라며 마을 활성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9년 10월에 4일간 개최할 예정이던 마을축제(전시학술, 기획행사, 체험행사, 축하행사 등)가 신종플루와 지방선거 등을 이유로 무산됐고, 올해도 10월에 ‘개관’행사를 가질 계획이었지만 또 다시 내년으로 미뤄지게 돼 계획대로 진행될 지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다.

앞으로 진천군과 조합에서는 전시판매장에 작품 100점 이상을 확보하고 학예사 등의 인력을 채용한 후 국가공예전문미술관으로 등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진천공예마을이 인근 보탑사, 김유신 장군 탄생지, 농다리 등과 연계한 관광명소화로 발돋움하게 될지 주목된다.

한편 공예마을 김효진 이장은 “면에 나가면 우리 마을에 대한 질문을 좀 받는 편”이라며 “예술이라는 것이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기다려줘야 되는 것 같다”고 말해 조속한 활성화를 바라는 외부와의 온도 차이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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