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그리운 이름을…’에 31편 산문 담아

“가슴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에도 섣불리 꺼내놓지 못했던 이야기들. 너무 멀리 떠나왔지만 그래도 추억의 이름으로 남아 있는 소중한 것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시인이면서 음성군청 환경보호과 공무원이기도 한 문근식(52)씨가 ‘길에서 그리운 이름을 부르다’란 제목의 산문집을 출간해 화제다.

▲ 음성군청 공무원인 시인 문근식씨가 ‘길에서 그리운 이름을 부르다’란 산문집을 출간했다. 사진은 문근식 시인과 산문집.
저자는 월간 <삶과 꿈>의 ‘속삭임’이라는 코너에 3년 동안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서문을 통해 저자는 “이 짧은 이야기가 우리들의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와 동무들이 어떻게 이 시대를 살아왔는지 세상 가장자리에서 지워져 가는 추억을 되살리며,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여유와 그 여운으로 또 며칠 세상을 버틸 의미를 찾는다면 그것으로 만족이다”라고 산문집을 내게 된 동기를 밝혔다.

모두 4부 31편의 산문으로 묶여진 이 산문집은 그동안 저자가 찾아간 어렵고 가난했지만 아련한 그리움의 추억으로 남아 있는 지난 삶의 이야기들이 한 데 모여 자잘한 화음을 이루고 있다.

산문집에서 저자는 긴 겨울밤 한 소년이 되어 문밖에 서서 듣던 어머니의 다듬이 소리를 듣고, 땅따먹기를 하던 마당에 서 있기도 하고, 오일장에서 귀를 막고 서서 기다렸던 뻥튀기 아저씨의 뻥이요~ 소리를 찾아다녔다. 거기에서 저자는 자신의 유년의 모습들을 발견하고, 가설극장이 서던 공터에 무성영화의 주인공으로 서성이기도 했다.

우리는 세계의 변화에 맞추어 앞만 보고 달려가고, 그 속도에 따라 생활도 가치관도 바뀐다. 컴퓨터와 편리에 길들여진, 가난을 모르고 자라나는 다음 세대는 갖지 못할 추억들을 저자는 ‘그리움’이라는 이름의 질그릇에 조곤조곤 담아내었다.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인 문근식 시인이 그려내는 추억의 풍경들은 따스한 감성으로 마음에 스며든다.

산문집에는 저자가 찍은 사진들도 곁들여 있어 그 풍경들을 눈으로 확인하는 즐거움도 덤으로 받을 수 있다.

최준 시인은 “‘추억’은 당시에는 ‘얼룩’이었을지 몰라도 결국은 ‘무늬’로 남아 있는 지난 삶의 흔적들”이라고 전제하며 “‘얼룩’이 ‘무늬’가 된 것이 바로 추억”이라고 문 시인의 추억과 그리움을 설명했다.
문 시인은 2004년 포엠토피아(문학단체)로 등단해서 2007년 시집 <눈썹 끝의 별>을 발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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