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한 겨울 난방 없이 지내는 주부 최영미씨
한등 켜기·목욕물 받아 재사용 등 절약 솔선궁행

<에코피플을 찾아서/住>

▲ 주부 최영미씨와 아들 형제/사진 육성준 기자
TV속 '세상에 이런 일이'에나 나올법한 삶을 사는 이가 있다. 바로 청주 성화동 휴먼시아 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부 최영미(44)씨다. 청주역 근교 농가주택에서 살던 최씨는 4년 전 아파트로 이사한 뒤로 한 겨울에도 난방을 하지 않고 산지 벌써 2년이 됐다.

초등학교 4·6학년 아들형제를 키우고 있는 최 씨는 외풍이 있던 농가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온돌 방바닥보다 공기가 더운 환경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함께 생활하는 공간인 거실 등만 제한적으로 난방을 하다가 2년 전부터 아예 난방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제한적으로 난방을 해도 베란다 창문을 열어 놓기 일쑤였다"며 "열효율이 떨어져 연료비만 들아갈 바에야 차라리 난방을 하지 않고 살아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쩌면 실내 공기가 훈훈한 아파트였기 때문에 난방 제로화가 가능했는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습도가 높은 여름에 잠깐씩 난방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최 씨는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의 상근직 간사이다. 환경오염의 주범인 화석연료로부터 출발하는 냉난방 시스템에 대해서도 회의적인데다 어려운 생활형편에 생활비나 줄여 보자는 심사도 있었다. 그는 "전년도 겨울은 비교적 따뜻했다"며 "추위에 익숙해진 가족이라 동내의만으로도 춥지 않게 겨울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씨가 살고 있는 청주 성화동 휴먼시아 아파트는 태양광 주택시설로 아파트 공동경비를 대신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난방을 거의 하지 않는 최 씨네 한 달 생활비는 임대료 8만원과 공과금 6만원을 포함해 14만원 정도다. 일반 가정의 경우 난방비를 포함한 공과금만 14만원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에 얼마나 절약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독서가 취미인 그는 생활 속에서 TV를 보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신혼부터 TV없이 생활한데다 아이들이 태어난 후 3년 정도만 TV 시청을 하다가 현재는 아예 없애 버렸다. 지금은 라디오와 책들이 TV를 대신해 생활 속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

알뜰한 주부이기도 한 최 씨는 한 등 켜기를 생활화 하면서 센서에 의해 작동하는 현관문 등도 검은 테이프로 붙여 쓰지 않고 있다. 또 바닥에는 단열용 매트리스 등을 깔고 이불을 펴 생활하고 있다. 양치질 컵을 반드시 사용해 물을 아껴 쓰는 것은 물론이고 목욕물도 받아 놓았다가 화장실 변기용 물로 재사용하고 있다.

주부 최 씨는 "생활의 여유가 있었으면 시도도 못해 봤을지 모른다"며 "처음에 아이들에게 잔소리도 많이 했지만 이제 내성이 생긴 아이들이 더 잘 지키고 있다. 체온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절제된 삶을 살 경우 건강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하다. 여태껏 아이들이 크면서 감기 등으로 병원을 찾은 경우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온몸으로 계절을 느끼고 건강도 챙겨요"
자출족 중앙중 조한인 교사 "장애 없는 자전거 인프라 아쉬움"

<에코피플을 찾아서/動>

▲ 자출족 중앙중 조한인 교사/사진 육성준 기자
주중앙중학교 미술교사 조한인(41)씨. 그는 올해 초부터 출퇴근을 자전거로 하고 있다. 평소 자전거를 좋아해 인터넷 온라인상의 웬만한 자전거 동호회는 다 가입을 했을 정도다. 그 중에서도 옥천중학교 재직시절 가입해 활동했던 '나산탄(나는 산악자전거를 탄다)'과 '청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동호회 활동을 가장 열심히 하고 있다.

옥천중학교 미술교사로 봉직할 때에는 방과 후 교육으로 학생 자전거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다. 한 번은 청주 집에서 보은 자영농업고등학교까지 자전거로 출근을 했다가 밀려오는 피로감에 수업진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그래서 주말 레저 활동만 즐기다가 요번에 청주중앙중학교로 발령을 받으면서 '자출족(자전거 출근족)'으로 변신했다.

그는 "청주 분평동 집에서 우암동 중앙중학교까지 무심천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면 30분 안팎 걸린다"며 "안전한 자전거 도로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출·퇴근이 가능해졌다. 학교 휴게실에 근무복을 따로 준비해 놓고 세면한 뒤 근무복으로 갈아입고 하루 수업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충북대학교 사범대학에서 미술교육학을 전공하고 교단에 선지 16년 동안 그의 일상에는 늘 자전거가 함께 했다. 그는 "녹색교통이라 하는 자전거를 이용하고 싶어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 않아 못 타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며 "청주시는 자전거도로 시범사업 대상지였지만 아직도 사회적 장애요인이 많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전거 도로는 끊기는 곳 없이 연결되어 있어야 하고 대중교통인 시내버스는 물론 시외버스까지 자전거를 싣고 내릴 수 있는 거치대가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며 "근무지도 씻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자전거 이용 활성화는 자가용 이용자를 줄여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런 자전거 거치대는 항상 잘 보이지 않는 구석에 자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제 잘 보이는 곳에 설치하고 이용을 적극 권장해야 한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다 보면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고 온 몸이 건강해 짐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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