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에 대한 퀴즈를 내보겠다. ‘○○면의 남부에 위치하며  동은 강내면 월탄리, 서는 봉산리, 남은 동평리, 북은 궁평리에 접해 있다. 청주-조치원간의 국도변에 있어 교통의 요지이며 현재 ○○면의 소재지이다. 가구는 약1146호에 인구는 2751명 정도다’

힌트를 하나 던지자면 ○○면은 청원군 강외면이다. 문제는 ‘강외면의 면소재지는 어떤 리(里)일까?’를 맞혀보라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강외면 주민이 아니면 면소재지를 알기 어려운 게 정상이겠지만 적어도 충북도민들에게 이 문제의 답은 그야말로 상식수준이다.

10월28일 경부고속철도 역사(驛舍) 준공식을 가졌고 11월1일 오전 6시39분 서울행 KTX열차를 시작으로 경부선 열차가 서기 시작한 오송리에 대한 설명이다. 오송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오송이 리(里)였어?’라고 반문하는 이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오송이 슬슬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건복지부가 사업주체인 오송생명과학단지가 올해까지 13년 계획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오송단지에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6개 국책기관이 이전 중이며 연구지원시설과 생산시설이 잇따라 입주하게 된다. 이어 충청북도는 2012년부터 3년 계획으로 오송제2생명과학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오송은 지난해 전국적인 관심 속에서 진행된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선정에서 대구 신서지구와 함께 선정되면서 연일 뉴스에 오르내렸다. 이래도 오송을 모른다면 세상에 담을 쌓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앞서 거론한 생명과학단지나 첨복단지의 입지가 정확히 오송리는 아니다. 강외면 일원이지만 생명과학단지의 중심인 오송이 대표지명이 된 것이다.

오송역이 아니라 봉산역이 맞다?

오송역이냐, 청주오송역이냐를 두고 논란이 됐고, 최근 이시종 지사의 지시에 의해 바이오오송역까지 검토되고 있는 오송역의 소재지는 아이러니하게도 청원군 강외면 봉산리다. 오송이 뜨지 않았으면 봉산역이 됐을 터다.

1일 서울가는 KTX를 시승한 이시종 지사는 “인근 대전이 경부와 호남의 철도 분기역이라는 특수효과로 200만 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다. 고속철도시대가 열리면서 그런 기능과 효과가 오송으로 이동할 것이다. 오송은 영남과 호남인을 포함한 전국 사람들이 모여 사는 팔도복합 도시이자 일종의 국내 다문화 도시가 될 것”이라며 한껏 기대감을 나타냈다.

막연한 기대감이 아니다. 2014년 호남 KTX가 개통되고 강남 수서선까지 연결되면 국내 유일의 고속철도 분기역인 오송역은 융·복합 플랫폼으로 국가철도망 X축의 핵심지대로 급부상하게 된다.

이 지사가 비교의 예로 든 대전의 역사는 곧 철도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1895년만 하더라도 대전은 없었다. 공주목의 회덕현과 진잠현이 이때 각각 군이 됐다. 1905년 1월1일 경부선 대전역이 개통됐고 1914년 회덕군과 진잠군의 일부를 통합해 대전군 대전면이 생겼다. 1914년에는 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바로 호남선이 개통하면서 대전이 철도의 양대축인 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역이 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2014년 호남고속철이 개통되는 것을 기점으로 꼭 100년 전의 일이다. 지난 100년 동안 세상은 천지개벽을 했고 1995년 광역시로 승격된 대전의 면적은 약 540㎢, 인구는 150만이 넘는다. 앞으로 세상이 변하는 속도는? 지난 100년이 소리의 속도였다면 향후 100년은 빛의 속도에 견줄 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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