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공한지 1년도 안돼 곳곳 하자 투성이, 확인된 것만 65건
구멍 뚫어 물 빼고 천정엔 물받이, ‘초가집도 이보다 낫겠네’

푸르미스포츠센터 부실공사 논란

청주권 광역소각장과 함께 주민편익시설로 건설된 푸르미스포츠센터가 부실공사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완공된 지 1년도 안 돼 곳곳에서 심각한 누수가 발견되고 있으며 심지어 기계실 벽은 구멍을 뚫어 물을 빼내야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청주시는 시공업체에 보수 공사만 요구할 뿐 근본적인 원인 파악이나 책임규명에는 뒷짐을 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푸르미스포츠센터 전경.
선진·친환경 소각시설

푸르미스포츠센터는 청주권 광역소각장을 건설하면서 소각폐열을 활용하는 주민편익시설로 지난해 6월 문을 열었다. 수영장과 찜질방, 헬스장, 게이트볼장, 배드민턴장 등이 들어섰으며 이곳에서 사용되는 전기와 난방 등 모든 에너지는 소각폐열에서 얻고 있다.

광역소각장과 푸르미센터는 총 사업비 829억원을 들여 청주시 흥덕구 휴암동 일원 7만1870㎡ 부지에 건축면적 1만466㎡, 연면적 1만6196㎡ 규모로 지어졌다. 이중 푸르미스포츠센터 건설에는 63억원이 들어갔다.

소각장에서는 하루 200톤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으며 소각폐열을 활용해 시간당 14Gcal의 열과 2080Kw의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44억원 정도로 이중 푸르미스포츠센터에서 19억원 상당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판매된다.
특히 소각장은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배출하지 않도록 친환경적으로 건설돼 전국 각지에서 견학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건설공사는 GS건설이 지역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맡았으며 2006년 9월 착공해 지난해 3월 완공했다. GS건설은 청주시와의 의무운전 협약에 따라 내년 3월말까지 소각장 운영도 책임진다. 푸르미스포츠센터는 소각장과 달리 지난해 6월 개장과 함께 청주시설관리공단에 위탁해 운영되고 있다.
또한 소각시설을 두 배로 늘리는 증설공사를 내년 상반기 중 착공할 계획이어서 공사가 끝나는 2013년 하반기 부터는 더욱 효율적인 쓰레기 처리가 가능해진다.

청주권 광역소각장은 전국적인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모범사례로 평가받지만 정작 푸르미센터는 지난해 문을 연 뒤 지금까지도 심각한 하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자의 대부분은 방수 부실. 어린이 수영장으로 외부의 흙탕물이 그대로 쓸려 들어오는가 하면 지하 기계실 벽을 타고 물이 쏟아져 내려 곳곳에 구멍을 뚫어 물을 빼내야 할 정도다. 물이 기계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천정에 스테인레스로 만든 물받이를 매달아 놓기도 했다. 운영을 맡고 있는 청주시설관리공단이 확인한 하자만 65가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을 둘러본 청주시의회 연철흠 의장은 “공사의 하자가 아니라 이 정도라면 부실공사 수준이다. 몇 차례에 걸쳐 보수공사를 진행했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처방이 아니라 눈가리고아웅식의 임시방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흙탕물이 밀려드는 수영장

지난 여름 푸르미스포츠센터 1층 어린이 수영장은 갑자기 흙탕물 세례를 받았다. 빗물이 창을 통해 그대로 수영장 내부로 흘러들어온 것이다.

푸르미센터 북쪽은 야산이어서 비스듬히 경사를 이루고 있는데 어린이 수영장 창이 지면에서 그리 높지 않다. 당연히 빗물이 건물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우수배제시설’을 설치했어야 하지만 이같은 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바탕 난리를 치르고서야 부랴부랴 외벽을 따라 수로를 내고 바닥을 시멘트로 포장하는 보수공사를 실시했다.

푸르미센터 내부의 누수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청주시의회와 관계자들에 따르면 외부로부터 스며든 물로 바닦은 흥건히 젖었으며 일부 전기 콘센트에서는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것처럼 물이 흘러 나왔다. 천정도 스며든 물로 인해 콘크리트가 젖은 채 마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실제 푸르미센터 관계자들이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이슬비가 내리는 듯이 물이 새는 천정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수영장 펌프와 찜질방 난방, 전기 배선 등 주요 기계시설은 새는 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비닐로 감쌌고 하루에도 수차례씩 바닥의 물을 닦아내야 했을 지경이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기계실 벽면의 누수다. 외부에서 비롯된 것인지 수영장에서 새어 들어온 것인지 알 수 없는 물이 실개천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실제 기계실 벽면 곳곳은 흘러내린 물로 인해 하얗게 색이 변했으며 심지어 전기콘센트에서도 물이 쏟아져 나왔다는 것이다.

현장을 확인한 서지한 청주시의원(복지환경위)은 “수영장의 물을 완전히 뺀 뒤에도 벽면으로부터 물이 새어 들어오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 푸르미센터의 누수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2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진행했다고 하는데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대적 보수공사, 결과는 장담 못해

푸르미스포츠센터에 심각한 누수 하자가 발견되자 GS건설은 지난 봄에 이어 지난달 1일부터 보름간 2차 보수공사를 실시했다. 소각장 안전점검 기간에 맞춰 아예 푸르미센터 문을 닫고 집중적으로 하자를 보수한 것.

빗물이 어린이 수영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건물 북쪽에 배수로를 냈고 벽면 누수를 처리하기 위해 곳곳에 구멍을 뚫어 파이프를 박았다. 벽에 박은 파이프를 가리기 위해 주변을 콘크리트로 감싸 설비구조물처럼 보이도록 했다. 그런 다음 벽 가장자리를 따라 배수로를 설치해 파이프를 통해 모아진 물이 집수정으로 흐르도록 조치했다.

천정과 벽면 곳곳의 물이 새는 곳은 방수액을 발라 누수를 막았으며 하얗게 변해버린 누수 흔적도 덧칠해 없앴다. 기계가 설치된 공간의 천정에는 스테인레스로 물받이 두 개를 만들어 매달기도 했다. 
또 누수가 발견된 목욕탕 욕조는 아예 타일 전체를 뜯어내고 다시 시공하는 등 보름동안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청주시설공단이나 현장을 방문한 시의원 등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주시의회 연철흠 의장은 “벽을 통해 누수가 되면 원인을 찾아 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조치를 취해야지 벽에 구멍을 뚫고 바닥에 배수로를 내는 것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천정이 샌다고 물받이를 설치한 것에도 실소를 금할 수 없다. 푸르미센터는 앞으로 수십년간 청주시민들의 편익시설로 이용될 텐데 이같은 보수로 마무리해서는 안된다. 외부에서 지하수 등이 스며든 것이라면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방수공사를 해야 옳다”고 강조했다.

시공사의 보수공사가 또다른 하자를 낳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수공사 이후 목욕탕 욕조의 타일이 떨어지는가 하면 누수현상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푸르미센터 관계자는 “보름동안이나 보수공사를 실시했음에도 목욕탕 욕조 타일이 떨어지고 균열이 발생해 물이 새는 것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보수공사 후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지만 기계실의 누수는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점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누수로 인한 문제가 극에 달한 때가 비가 많이 내린 지난 여름이다. 현재 거의 비가 오지 않는 상황에서 보수공사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내년 장마철이나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멍 뚫어 물 빼는 게 보수공법?
GS건설, “도시 지하철 공사도 이렇게 한다”

푸르미스포츠센터의 심각한 하자에 대해 시공사 GS건설은 대대적인 보수공사로 더 이상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기계설비에는 문제가 없어 그동안에도 운영을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건물 외부는 물론 기계실 방수공사와 목욕탕 욕조 타일까지 전면 재시공하는 등 보수공사를 마쳤다”고 말했다.

근본처방이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도시 지하철 공사에서도 적용되는 보수공법 중 하나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기계실의 누수는 외적인 문제다. 외부의 지하수 등이 스며 들어온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벽면에 구멍을 내고 콘크리트로 내부에 배수로도 설치했다. 이를 파이프와 연결해 새는 물을 처리했다. 이는 지하철 레일 보수에서도 적용되는 공법중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연철음 시의장은 “외적인 요인이라면 물이 스며들지 못하도록 외부에서부터 차단해야지 이를 그대로 둔 채 내부에 모인 물만 배수로를 통해 처리하는 게 과연 옳은 공사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감독기관인 집행부는 일이 이지경이 되도록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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