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간호사에게 수당은 약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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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간호사에게 수당은 약사에게?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0.11.02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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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사자는 2년째 임금동결… "근로환경 개선 없이 특혜는 부당" 주장

▲ 정부 방침으로 2년째 의료 종사자 임금이 동결된 충북대병원이 수급난을 겪고 있는 원내 약사에게 조제수당을 지급하는 문제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충북대병원 원내약사 조제수당 지급 형평성 논란>충북대학교 병원이 올해 3월부터 지급하고 있는 원내 약사 조제수당이 형평성 논란을 빚고 있다. 정부의 지침으로 다른 의료 종사자의 경우 2년째 임금이 동결된 상태에서 원내 약사들에게 만 조제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병원측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의약분업이 시행되면서 개원 약사나 민간병원 약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처우가 열악한 원내 약사들이 빠르게 빠져 나가고 있어 어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충북대 병원에 따르면 19명에 이르던 약사는 최근 3명이 사직원을 제출하면서 16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이 병원의 약사 정원은 22명이다. 이에 병원측은 20∼30만원의 조제수당을 지급하면서라도 약사들을 붙잡아야 하는 상황이란 얘기다.

약사 수급난에 수당 지급
이는 충북대학교 약학대가 6년제가 되면서 2년간은 신규약사를 구하기 힘든 상황도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나마 약학대 졸업생들도 주말 당직이나 야근까지 하는 원내 약사보다 하루 8시간씩 주 5일 40시간 정시근무를 하는 제약회사나 의학전문대학원을 선호하는 원인도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더욱이 국립대의 경우 정부방침에 따라 공무원 수준의 급여체계에 맞추다 보니 초임 약사의 평균 연봉이 2500만원 안팎이다. 이는 개원 약사나 대우가 좋은 민간병원 약사에 비해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1500만원 안팎까지 차이가 나는 것이다. 당연히 약사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병원 노조측도 이 같은 사정을 모르지 않았다. 다만 국립대학 병원의 약사 수급 어려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의약분업이후 10여 년 동안 계속되어 왔고 조제수당은 임금단체협상에서도 차별성 논란으로 결렬됐던 안건이란 설명이다.

특히 올해 의료 종사자 전국 평균 연봉을 살펴보면 약사 연봉은 3809만원, 간호사 3467만원, 의료기사 3880만원으로 다른 종사자에 비해 간호사의 연봉이 500만원 안팎 적은 상황이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연봉이 적은 의료 종사자의 급여를 상향 조정하기보다 약사 수급의 어려움을 들어 특혜를 주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복용약 식별 간호사가 대신해
더욱이 약사 부족으로 충북대 병원의 경우 약사가 해야 할 급성기 및 전원 환자의 복용약 식별을 간호사들이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주말 당직으로 2명의 약사가 일하고 있음에도 약사의 일을 줄여 주기 위해  선불출의뢰서까지 쓰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국공공서비스 노동조합 의료연대 충북지역지부 이향숙 지부장은 "약사 일을 대신하고 있는 간호사들에게도 특별 수당을 지급하던지 아니면 정규직 약사를 정원만큼 채용해 다른 의료 종사자들의 부담을 줄여 줘야 한다"며 "조제수당을 문제 삼자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한만큼 대우를 해 주길 바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충북대학교 병원 유재춘 사무국장은 "약사 부족현상은 전국 국립대 모두가 겪고 있는 상황으로 이미 대부분이 조제수당을 지급하고 있다"며 "약제실 보조 인력 5∼6명을 더 채용해 간호사 등 다른 의료 종사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도록 하겠다. 간호사 특근 수당은 업무 연장으로 보기 때문에 불가하다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사실 약사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조제수당 지급은 다른 국립대 병원에서도 이미 시행되고 있다. 가장 가까운 충남대학교 병원의 경우도 정원이 30명이지만 현재 23명만이 근무를 하고 있으며 2년 전부터 조제수당을 지급하고 있었다. 반면에 경북대학교 병원은 약사 정원을 채우면서 조제수당을 미지급하고 있다.

주말 3일치 강제처방 부작용 우려
급성기 환자 투약사고 위험…가루약 등 환불 어려워 환자부담 가중

▲ 이향숙 의료연대 충북지역지부장
병원 노조측은 약사 부족으로 인한 일명 강제처방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주말 당직 약사가 있지만 500여 병상이 넘는 환자들의 약 조제에 대한 업무량을 줄여 주기 위해 주말 동안 복용할 약 3일치 안팎을 미리 조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환자 상태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급성기 환자나 다른 병원에서 긴급하게 수송되어 온 전원 환자들의 경우 새롭게 의사의 처방을 받아 조제해야 하는 상황에서 투약 사고가 일어날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일단 간호사와 의사들이 환자가 이전에 다니던 병원에 전화 통화를 통해 복용 약 식별을 하고 있지만 신입 간호사들의 경우 유사한 모양의 각기 다른 성분의 약들이 있어 실수 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선 지급된 약값의 경우 환불이 안 되어 고스란히 환자의 부담으로 떠안게 된다고 꼬집었다. 이는 가루약이나 물약, 구강세척제의 경우 이미 개봉을 해서 반납 후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에 대해 충북대학교 병원 이준섭 약제부장은 "주말 복수처방은 어느 병원이나 다 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급성기 환자의 의사 처방에 대한 조제는 당직 약사가 전담하고 있어 별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사의 약식별은 어느 병원이나 다 하고 있는 것으로 이는 업무의 연장으로 보는 것이 맞다"며 "새로운 약을 처방해야 하는 경우는 기존의 약을 모두 반납 받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충북대 병원은 노조측이 주장하는 가루약과 물약 등의 처방에 대한 반납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여전히 환자의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임을 인정했다. 즉 약사 부족현상을 해결하지 못하는 병원들 때문에 환자의 약값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은 사실로 확인되어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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