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23개 동 십수년 흉물로 방치…시민들 붕괴·우범지역화 우려

충주지역에 장기간 방치된 건축물이 적지 않아 충주시가 골치를 앓고 있다. 특히 일부 공사현장은 금방 무너질 것 같지만 사유재산이란 이유로 자치단체에서 손을 쓸 수 없어 특단의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충주시 등에 따르면 지역 내 장기간 방치된 건축물은 23개동이다. 수안보 한 콘도의 경우 지난 1997년 공사비 문제로 공사가 중단된 이후 13년째 흉물스럽게 남아 있다. 더욱이 이 콘도는 관광지인 수안보 안에 잡초가 무성한 채 덩그러니 남아 관광이미지에도 흠을 주고 있다.

▲ 충주시가 공사가 중단된 채 장기간 방치된 건축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시민들은 도시 미관 훼손과 붕괴 위험을 호소하고 있지만 충주시는 사유재산이란 이유로 속수무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주민 김 모(50·충주시 수안보면) 씨는 “관광지역인 수안보에 짓다만 건축물로 인해 지역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며 “최근에도 대한민국 온천대축제가 성황리에 열려 관광객이 많이 찾았는데 흉물스런 건물로 인해 흠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이류면 극동대학 일원 다가구주택(일명 원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원룸에 임시변통으로 받쳐 놓은 지주목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태로워 인근 주민들과 학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극동대 인근에 짓다 만 원룸이 있는 것은 극동대가 철수하면서 학생들이 없어지자 벌어진 일로 알려지고 있다.
김민준(충주대 3년) 씨는 “극동대학이 있을 때 원룸들이 많이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극동대가 철수하면서 학생들이 없어지자 원룸도 짓다만 상태로 방치돼 있다”고 언급했다.

충주시, “사유재산이라…” 방관

이류면과 용두동 아파트 공사현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990년 대 후반 공사가 중단된 이 아파트는 현재 마치 폭격을 맞은 듯 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수풀에 우거진 콘크리트 사이로 군데군데 금이 가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의 건축물들은 안전관리예치금제도 이전에 착공돼 별다른 안전조치를 받을 수 없다. 때문에 주민들은 이곳이 우범지역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 일원 주민 황 모(43·충주시 용두동) 씨는 “학생들이 가끔 짓다만 아파트에 모여 불도 피우고 담배도 피우고 한다”며 “아이들이 이곳을 지날 때마다 무서워한다”고 걱정을 했다.

이처럼 충주도심에 방치되고 있는 건축물이 늘어난 것은 1990년대 중반 개발호재를 타고 우후죽순으로 들어섰다가 경기침체에 따른 무더기 부도사태 때문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관계기관은 사유재산이란 이유로 철거 등의 뾰족한 해결책을 못 내고 있다. 윤동성 시 건축담당은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등기까지 나있는 상황이라 해결이 안 된다”고 답변했다.

시의 이런 방침에 대해 시민들의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시민 김 모(49·충주시 칠금동) 씨는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위태로운 건축물, 도심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는 건축물을 시에서 사유재산이유로 손을 대지 못한다면 어떡하느냐”며 “큰 일이 벌어진 뒤 뒤늦은 사태수습에 들어가는 것보다 관계기관에서 적극 나서 해결안을 찾아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