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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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입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0.10.2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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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입은 아름답지 않다. 사실 입을 클로즈업해서 아름답다는 것은 다분히 입술의 성적인 매력을 일컫는 것이다. 마릴린 먼로나 안젤리나 졸리의 입술이 세간에 회자되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입술을 거론하자는 것이 아니다.

정치인들의 거친 말에는 흔히 ‘막말’라는 표현을 쓴다. 또 막말이 오가는 상황은 설전(舌戰)이라 일컫는다. 당의 대변인은 공식적으로 설전을 벌이는 사람들이다. 그래도 대변인 쯤 하려면 냉정한 듯 표정관리가 되고 품위 있게 고사성어 정도는 인용할 줄 알아야한다.

정치인의 막말에는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흥분해서 언성을 높이고 심지어 욕설까지 퍼붓는 것은 완전히 하급에 속한다. ‘실세정치인입네’ 하면서 거들먹거리는 것은 대표적인 꼴불견이다. 번지르르한 말솜씨로 상대를 궁지에 모는 기술이 너무 뛰어난 정치인들은 솔직히 얄미워 보인다. 자신들은 말실수라고 하지만 성희롱성의 막말로 곤욕을 치른 정치인도 많다. 막말 때문에 당에서 쫓겨난 강용석 의원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 여권 실세로 통하는 이재오 의원이 기업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앞서가는 말을 언론에 흘려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마치 검찰수사를 진두지휘하는 것 같아서 볼썽사납기 그지없다는 얘기다.

이 의원은 말 때문에 논란을 일으키는 정치인 가운데 단연 선두주자다. 지난 6월 이 의원이 국민권익위원장일 당시에는 홍재형 의원에게 “질문을 똑바로 하세요. 질문 같은 질문을 해야지”라는 직격탄을 날렸다.


누구의 입일까?

지역 정치인들도 말에 있어서는 마냥 양반이 아니다. 다혈질인 남상우 전 청주시장이 시민단체 간부에게 “까불지마”라고 발언한 것이나 공무원들에게 선거중립을 강조하면서 “박살내겠다”고 말한 것은 위협적인 말의 대표적인 사례다.

홍재형 의원과 정우택 전 지사도 여러 차례 설전을 벌인 것으로 기억에 남는다. 올 초 민주당 충북지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정 전 지사가 당시 이시종 의원의 출마결정에 대해 ‘불장난’이라는 표현을 썼고, 홍 의원이 “오만하고 예의도 없다”고 비난하면서 도당의 성명전까지 불붙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국감장에서도 맞붙은 바가 있다.

정 전 지사는 성희롱성의 발언 때문에도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이 사건에는 이명박 대통령도 연루돼 있다. 2007년 8월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 6차 합동연설회 때 전날 청주의 한 호텔서 묵었던 이명박 후보에게 “예전 관찰사였다면 관기(官妓)라도 하나 넣어드렸을 텐데”라고 말했고 이 후보가 “어제 온 게 정 지사가 보낸 거 아니었냐”고 응수했던 것.

그러고 보니 설화(舌禍)에는 위아래가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대통령 못 해먹겠다”는 식의 지나치게 솔직한(?) 감정토로 때문에 때때로 입방아에 올랐다. 거침없는 말 때문에 지지자가 생기기도 하지만 적을 만들거나 무시를 당하는 사례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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