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 의원 쟁점 부각시키자 한나라당 '김 빼기' 응수
도민들 “민주-한나라당간 말싸움 말고 의혹 규명하라” 주장

오송메디컬그린시티에 대한 의혹은 확실히 규명돼야 한다. 정우택 지사는 오송첨복단지를 성공적으로 유치하자 지난 1월 오송오메디컬그린시티를 건설하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6·2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1월 그는 “6조5000억원이 투자되는 메디컬그린시티를 성공적으로 조성해 13만여 명의 신규고용을 창출하고, 해외의료관광객 유치를 통한 관광산업 및 청주국제공항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충북의 산업지도가 바뀔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민선5기 들어 의혹이 불거졌다.

정우택 전 지사는 오송 첨복단지 유치후 화려한 메디컬그린시티사업 청사진을 발표했으나, 선거용으로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시종 지사는 검증위를 구성해 조사를 위임했고 검증위는 아이디어차원의 사업구상만 있었지 타당성을 입증할 만한 재정계획이 없다며 문제가 있다고 결론내렸다. 이후 김동환 민주당 도의원(충주)은 지난 18일 있었던 도정질문에서 주요쟁점을 부각시켰고,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하지만 이것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마치 민주당 대 한나라당의 싸움으로 변질돼가고 있다. 김 의원이 집행부를 무섭게 질타하자 한나라당충북도당은 곧바로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도의원이 도청 고위간부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공직사회를 폄훼하고,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작태를 부렸다”며 자질없는 김동환 의원은 사퇴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의회는 도의회를 흠집내기 위한 처사라며 반박 성명을 냈다.

그러나 한나라당도당에서 도정질문을 문제삼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게 중론이다. 이는 면책특권이 없는 지방의회의 약점을 이용한 것이고, 도의회를 민주당 대 한나라당의 구도로 보는 편협된 시각이라는 것이다. 실제 메디컬그린시티사업은 한나라당도당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이다. 민선4기 정우택 지사가 한나라당 소속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도당이 나서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김 의원이 공직사회를 폄훼하고 개인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증거도 없지만, 설사 있더라도 이는 정당이 나설 일이 아니다.

그런데다 김양희 한나라당 의원(비례대표)은 “김형근 의장은 도의원들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도의회 명의로 한나라당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일방적으로 냈다. 도의회를 민주당의 사당(私黨)으로 만들려는 의장과 민주당 일부 도의원들의 전횡을 규탄한다”고 공격했다.

하지만 김 의장은 각 당 간사들과 협의를 했고 한나라당쪽은 김봉회 산업경제위원장(증평), 김종필 의원(진천)과 상의했다고 밝혔다. 도의회에는 민주당을 제외하고 한나라당만 있는 게 아니고 선진당, 민노당, 그리고 정당이 없는 교육위원들이 있다. 그런데 한나라당, 엄밀히 말해서는 김 의원만 이를 문제삼아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를 바라본 모 씨는 “도의원의 질문을 정당에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안된다. 메디컬그린시티에 대한 문제점은 전에도 몇 번 나오지 않았는가. 도민들도 이 문제를 더 파헤쳐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정당이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정말 우습다. 오히려 또 다른 갈등을 부추기는 꼴이 될 것이다. 도의회도 정당간 말싸움 보다는 의혹을 규명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리고 특정한 도의원이 문제의 본질과 관계없는 것들을 끄집어내면서 김빼기 작전을 펴는 것도 중단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김 의원의 발언 이후 많은 지역언론들이 본질은 제껴둔 채 도의원들간 자중지란이 일어난 것처럼 보도했다.

인터뷰/ 김동환 충북도의원
“처음부터 잘못됐다···한탕주의식 행정은 가라”

김동환 도의원은 도정질문에서 오송 메디컬그린시티사업의 문제점을 깊이있게 따져물었다. 도의회가 질문방식을 일문일답으로 바꾼 이래 처음 시도된 데다 나름대로 치밀하게 준비해 김 의원은 집행부 간부들을 꼼짝못하게 몰아붙였다.

- 언제부터 이 문제에 관심을 가졌는가.
“지난 8월 제안자인 BMC 우종식 대표가 사업포기를 선언했을 때 의구심을 가졌다. 그래서 그 때부터 각종 자료를 모으고 관계자들을 만나 얘기를 들었다.”

- 도정질문 후 이 지사와 친분관계를 활용해 이 지사 대신 민선4기를 공격한 게 아니냐는 분분한 해석이 있었는데···
“절대 아니다. 지사는 사전에 질문내용도 몰랐다. 나는 메디컬그린시티의 문제점을 들춰내서 민선5기가 한다는 바이오밸리도 똑같은 우를 범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다. 한탕주의식 행정은 없어져야 한다. 집행부는 잘못된 행정에 대해 도의원의 지적을 받았으면 받아들여야지 전직은 현직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현직은 치부를 숨기는 데만 급급해서야 되겠는가.”
김 의원의 강도 높은 비판 후에 이 사업을 지휘했던 이승훈 전 정무부지사는 “정우택 지사가 재선됐으면 잘 추진됐을 것이다. 폄하말라”고 쏘아댔다. 그러자 이시종 지사는 “전임 지사의 업적을 인정한다. 오송메디컬그린시티를 폐기하거나 부정하는 게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 지사 측에서는 민선4-5기가 대결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게 부담스럽고, 이왕 바이오밸리를 선언한 이상 이쪽으로 집중하기 위해서 꼬리자르기에 나섰던 것으로 분석된다.

- 오송 메디컬그린시티사업에서 나타난 주요 문제점들은 무엇인가.
“충북도와 MOU를 체결했던 기관들은 직접투자 당사자가 아니고 인력과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곳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정우택 지사는 마치 6조5000억원을 가진 투자자와 협약을 한 것처럼 발표했다. 또 우종식 대표는 대대적인 보도로 부풀려진 주식을 매각해 수십억원을 챙기려고 한 의혹이 있다. 자본금 3억원을 33배나 튀겨 100억원으로 만들려고 했다. 이에 대해서는 김경용 경제통상국장도 시인했다. 또 MOU를 체결하면서 외국법인체에 외화 40만 달러를 지불하는 약정을 했다. 그중 충북도는 도비를 출연한 SPC(특수목적법인)를 통해 20만 달러를 미국의 PIMS라는 컨설팅회사에 제공하고, 1개월 후에는 이 곳에서 한국의 BMC에게 10만 달러를 지불한다는 약정이 있다. 그 외에도 마이애미대학교, 에모리 대학의 양해각서 작성시에도 각 10만 달러씩 BMC에서 지불하도록 약정을 했다. 이런 것을 정당한 체결이라고 볼 수 있는가. 결국 담당부서에서 이 사업의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고 고위층에 보고했으나 선거 때 특정한 후보에게 불리해질 것을 우려해 밀고 나갔다. 이 사업은 처음부터 잘못됐다.”

- 이런 내용들에 대해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가 있는가.
“있다. 그러나 현재는 밝힐 수 없다.”

-11월 행정사무감사 때도 이 문제를 지적한다고 했는데···
“실체가 밝혀지지 않을 경우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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