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표 정치·문화부장

타진요 열풍이 전국을 휩쓸고 있다. 가수 타블로가 미국 서부의 명문대 스탠포드를 나왔다는 것에 대해 네티즌들이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라는 카페를 통해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방이 불붙은 것이다. 타진요와 함께 상진세(상식이 진리인 세상)라는 카페도 타블로에 대한 의혹제기를 거들었다.

타블로는 성적증명서 등을 증거로 제시했지만 반박을 하면 할수록 타진요 회원들의 공세도 집요해졌다. 대학 관계자가 ‘졸업생이 맞다’는 의견을 전해온 것도 소용이 없었다. MBC가 타블로와 함께 스탠포드를 방문해 ‘현장검증’을 하는 방송을 내보내자 타진요는 음모론으로 맞섰다. 포털사이트가 타진요를 폐쇄하자 타진요2가 다시 개설될 정도다.

신정아 사태를 계기로 학적논란이 한국사회를 뒤흔든 바 있지만 대중가수인 타블로의 학력에 왜 온 나라가 다 시끌벅적한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언론은 인터넷 문화의 폭력성을 문제 삼았다. 보수언론들은 이를 기화로 인터넷 실명제를 외치기 시작했다.

물론 익명성에 숨어 마녀사냥도 서슴지 않는 네티즌의 태도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이는 현상에 대한 지적일 뿐 근본원인을 규명하려는 관점은 아니다. 우리는 국민 대다수가 진실을 요구하고 싶은 풍토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비근한 예로 총리·장관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볼 수 있듯이 내로라하는지도층 인사들은 하나 같이 부동산 투기나 병역비리 등의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설사 비리의혹이 증폭돼 장관 후보자 한 두 명이 낙마한다고 하더라도 유난히 권력층, 부유층의 군 면제자 비율이 유독 높은 것에 대한 근본적인 의혹은 전혀 해소되지 않는다. 여기에다 운동선수, 연예인의 병역비리도 간간히 문제가 되다 보니 네티즌들에게 정치인들보다 대중성이 있는 스타들이 타깃이 되는 것이다.

특히 타블로는 국적이 캐나다인지라 병역의 의무를 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한국에서 국제학교를 다녔고 연예활동의 무대도 한국이었다. 학적문제가 사실상 해명됐음에도 캐나다인 타블로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최근 지역 정가에서는 정우택 전 지사의 역점사업이었던 오송메디컬그린시티에 대한 의혹이 최대의 쟁점이다. 이시종 지사가 선거 당시부터 전면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취임과 함께 검증작업이 시작됐다. 검증위는 이 지사의 감(感)대로 사업주체의 실체가 분명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동환 충북도의회 의원은 최근 도정질문에서 메디컬시티는 ‘도민현혹사업이었다’고 규정했다.

이미 충북도와 결별한 사업주체 BMC 대표가 “법적대응에 나서겠다”며 반발한데 이어 정우택 전 지사의 핵심 브레인이었던 이승훈 전 정무부지사도 발끈하고 나섰다. 이 전 부지사는 “오송 메디컬 그린시티 사업은 되는 사업이다. 만약 정우택 지사가 재선됐다면 아무런 문제없이 추진돼 도민들에게 양질의 먹을거리를 제공해 줄 수 있었을 것이다”라며 “근거 없는 의혹제기가 반복될 경우 역시 법적절차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다.

민선 들어서 양해각서가 넘쳐나고 그 중 대부분은 휴지조각이 되어버리는 현실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양해각서의 실체를 여부를 찾아 지역언론도 해외취재에 나서야할지도 모른다. 이대로 가면 메디컬그린시티의 진실을 둘러싸고 ‘메진요’가 등장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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