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청주 흥덕 갑, 전략적 승부 여론
"유행렬 박영호 키워 윤경식과 붙여라"

충북에서 열린우리당은 외부인사 영입으로 총선에서 승부를 걸 수 밖에 없다. 현재 각 지역구에서 활동하는 후보군들이 상대당 인물보다 경쟁력에서 뒤지기 때문이다. 물론 경쟁력이 뒤진다는 얘기는 '아직'이라는 전제가 들어 간다. 향후 정국전개에 따라선 타당후보를 압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선거에서 특정 정당이 이같은 '미래예측'에 매달리기란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도내 8개 지역구중 우리당이 제 3의 인물을 내세울 가능성이 큰 선거구는 대략 5곳 정도. 청주 흥덕 갑, 충주, 청원, 제천단양, 증평괴산진천음성 등이다. 다른 당도 마찬가지겠지만 열린우리당의 외부인사영입이 충북에서도 조만간 본격화될 조짐이다. 이미 당헌 당규에 전국 지역구의 30%내에서 경선없이 후보를 결정할 수 있다고 명문화한데다 정동영 당의장이 수락연설에서 "좋은 인물이라면 낙하산을 타고 가서라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외부인사 영입에 강한 의욕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충북엔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 지난 대선 때 노무현특보를 지낸 이강철 전 상임중앙위원이 우리당의 외부인사영입추진단장에 임명된 것이다. 외부인사영입추진위원장은 신기남의원과 이미경의원이 맡고 있지만 실무선에선 이강철단장의 입김이 클 수 밖에 없다. 이단장은 바로 그동안 충북 정가의 우리당 막후에서 활동해 온 조흥연씨(58)와 친분이 두텁다. 그러잖아도 조씨는 충북 선거구의 외부인사 영입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전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현재 당차원에서 접촉하고 있는 주요 인사들을 줄줄이 꿰찼다. 이 때문에 우리당의 도내 공조직 관계자들과 이미 활동중인 후보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지역에 따라선 지난번 청원군 조방형의장의 영입을 놓고 빚었던 당내 갈등이 언제라도 나타날 수 있다.

학생운동 동지가 정치적 경쟁자로…
우리당의 외부인사 영입방침과 관련, 한가지 흥미로운 여론이 나타나고 있다. 유행렬과 박영호가 활동중인 청주 흥덕 갑구를 전략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는 한나라당 윤경식의원의 출마가 점쳐지는 곳이다. 물론 현재를 기준할 때 윤의원에 비해 박영호 유행렬의 지지도가 밀리는건 사실이다.(이에 대해 유, 박 두사람은 최근 자체 여론조사 결과 결코 뒤질게 없다고 반박했다) 때문에 우리당 중앙당에서 전 현직 장차관 등 명망인사를 대상으로 영입작업을 벌이는 것이다.

현재도 영입대상자로 윤진식 전산자부장관과 변재일 정통부 차관, 오제세인천부시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정가에선 이곳에 외부인사를 영입하기 보다는 차라리 박영호와 유행렬 카드로 밀고 나가는 것이 본선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을 내놓기 시작했다. 최근의 물갈이와 정치개혁 정국에서 이들만한 '카드'도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이들은 정치 신인으로서 유권자들에게 이미 참신성을 인정받고 있다. 똑같이 충북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정치적 신념이 뚜렷한데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노무현캠프의 중책을 맡아 나름대로 정치력을 인정받았다. 박영호가 87년, 유행렬이 89년에 각각 충북대 총학생회장으로 민주화운동을 이끌었고, 2002년 대선 때 유행렬은 국민참여운동 충북본부 사무국장, 박영호는 충북조직 특보로 일했다. 총학생회장은 박영호가 먼저이지만 입학은 유행렬(84학번)이 빠르기 때문에 둘 사이는 서로 형 동생으로 통한다. 박영호가 총학생회장에 출마했을 땐 집시법 위반으로 구속됐던 유행렬이 감옥에서 나와 박영호 캠프의 책임자로 일한 인연도 있다. 이들 둘은 앞으로 성장하기에 따라 임종석 송영길에 버금가는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지자들 사이에서 '전략적 길들이기'가 힘을 싣고 있는 것.

민주화운동 정신으로 깨끗하게 승부
오래전부터 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민주화운동 출신답게 서로 페어플레이를 실천하는 것도 유권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언론 기사에 상대의 이름이 먼저 나가는 것을 몹시 경계하면서도 서로 깨끗한 '경선'을 주장하며 표밭을 누비고 있다. 우리당 관계자는 "유행렬 박영호는 사실 개혁정당의 신인 정치인들에게 요구되는 기본적인 조건을 갖췄다. 우리당의 컬러를 생각해도 충분한 상징성을 갖고 있다. 지금의 분위기라면 이들에 대한 여론은 점차 높아질 것이다. 선명성으로 승부를 내려면 이들만한 카드도 없다. 때문에 설령 외부인사가 영입되더라도 반드시 이들과의 경선을 거쳐야 유권자로부터 설득력을 얻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7일 정동영의장이 대표경선에 앞서 CJB 청주방송 토론회에 참석했을 때도 지역 관계자들이 이곳에 낙하산 공천을 삼가 줄 것을 특별히(?)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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