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문학제, 도와줘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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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학제, 도와줘야 하지 않나?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0.10.14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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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희문학제, 15년 됐으나 지자체 예산 지원은 ‘제로’
전국문인 모금·출판사 후원으로 운영하면서 논문집 발간
지난 2008년 한국작가대회와 함께 열린 홍명희문학제

“벽초는 최남선, 이광수와 함께 ‘조선의 세 천재’라 불리며 신문학 창시자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았다. 그가 남긴 소설은 ‘임꺽정’ 한 편 뿐이지만 ‘임꺽정’은 전10권에 달하는 장편 거작인데다 한국근대문학사상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될 만하다. 홍명희는 식민지시대 대표적인 민족운동단체인 신간회의 결성을 주도하고 끝까지 일제와 타협하지 않고 지조를 지킨 애국지사였다. 그러므로 한용운이 저명한 독립운동가이자 식민지시대 최고의 민족시인으로 평가되듯이 홍명희 역시 민족해방운동의 주요 지도자이자 한국근대소설사상 최고의 작가로 평가돼야 한다.”

강영주 상명대 교수가 지난 2008년 홍명희문학제 일환으로 열린 학술강연에 와서 한 말이다. 그러나 벽초는 주요 지도자도 아니고 최고작가도 아닌 대접을 받고 있다. 작가·언론인·독립운동가의 삶을 살았지만 월북한 뒤 부수상을 지냈다는 이유 때문이다. (사)충북작가회의와 (주)사계절출판사는 지난 96년부터 홍명희문학제를 해오고 있다. 올해가 15주년으로 오는 30일 청주예술의 전당에서 열린다.

홍명희문학제는 국내 문학제 중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문인들의 호응도 큰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8년에는 1박2일 일정으로 청주와 괴산에서 전국문학인대회를 겸해 치르기도 했다. 공연·답사에 이어 벽초문학비 앞에서 통일노둣돌 놓기 행사까지 열었다. 지금도 괴산 제월대에 있는 문학비 앞에 가면 당시 문학인들이 통일을 기원하며 쓴 글귀들을 볼 수 있다. 비록 문학비는 괴산군과 군민들로부터 홀대를 받고 있지만, 이 글귀들은 지워지지 않고 그대로 있다. 참고로 문학비는 제월대 주차장에 세워져 앞으로는 자동차, 뒤로는 제월대 펜션에 둘러싸여 숨조차 쉬지 못하고 있다. 문학비의 이전문제 또한 과제다.

2008년 한국작가대회에 참석한 문인들은 홍명희문학비 앞에서 통일노둣돌놓기 행사를 하면서 평화통일을 기원했다.

사이버문학관도 예산없어 못해
어쨌든 중요한 것은 현재까지 해당 지자체가 홍명희문학제에 한 푼의 예산도 지원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강영주 교수는 “홍명희문학제는 15년씩이나 된데다 벽초라는 걸출한 작가를 만날 수 있어 문인들 사이에 관심이 많다. 이에 반해 문학제 예산규모는 가장 적다. 지자체에서 나서 예산을 지원해줘야 한다. 벽초가 차지하는 위치를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 충북은 문인을 어떻게 대우해야 하는가를 모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희식 충북작가회의 부회장은 “문인들이 십시일반 모금한 것과 사계절출판사에서 고정적으로 내는 500만원을 합쳐 행사를 해왔다. 하루에 1000만원 내외, 1박2일 행사는 2000~3000만원 가량 들어간다. 가끔 중앙에서 문예진흥기금을 받았다. 예산이 있는 해는 청주와 괴산 양쪽에서 했고, 없을 때는 양 지역중에서 하루행사로 끝냈다. 올해는 문인들의 모금과 사계절출판사의 도움, 충북민예총 작고예술인사업기금 등을 모아 1450만원으로 할 예정”이라면서 “지자체 예산은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괴산군은 3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고 했다가 보훈단체가 ‘빨갱이 행사에 왜 주느냐’며 반발하자 번복하고 말았다. 또 주최측은 괴산군과 협조체제가 이뤄져 장소 등을 제공받으면 행사를 괴산에서 하고, 그렇지 않으면 청주에서 하는 식으로 해마다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종환 시인은 “전국적으로는 성공한 문학제에 속하는데 주최측은 해마다 씁쓸한 기분에 휩싸인다. 우리는 예산이 있거나 없거나 행사를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지자체에서 하는 가요제에 1~2억원씩 쓰는 것을 보면 정말 허탈하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사이버 ‘홍명희문학관’도 예산이 없어 구축되지 못했다. 이에 반해 보은 오장환문학제는 군·도비 4500만원, 옥천의 지용제는 문학상 포함 군비 3400만원, 진천의 포석 조명희문학제는 군비 450만원, 그리고 단양의 시조문학제는 군비 2000만원의 예산을 받고 있다.

홍명희문학제, 뭔가 쌓인다
학술강연·답사·전시·공연 등 내용 알차
제10회 홍명희문학제 기념으로 발간한 학술논문집. 문학제치고 이런 논문집이 발간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홍명희문학제는 뭔가 쌓이는 문학제다. 한 번 행사하고 말면 아무 것도 남는 게 없는 여느 행사와 달리 차곡차곡 성과물이 쌓이고 있다. 주최측인 (사)충북작가회의와 (주)사계절출판사는 해마다 학술강연과 ‘내가 읽은 임꺽정’을 진행하고 그 외 벽초 생가 답사와 공연, 전시 등을 해왔다.

도종환 시인은 “매년 소설 ‘임꺽정’을 어떤 관점에서 발표할 것인가 정해 학자를 선정하고 섭외한다. 그동안 이 소설을 언어학적·민속학적·지리학적·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발표하고 이 소설에 나타난 의상·풍속에 대해 연구해 왔다. 국내의 저명한 문인들이 기꺼이 이 역할을 해왔다. 올해는 벽초의 부친인 홍범식 열사 100주기라서 염무웅·박걸순 교수께서 이에 대한 발표를 할 것”이라며 “‘내가 읽은 임꺽정’ 역시 저명한 문인들이 나와 낭독하는 것이다. 올해는 신경림 시인과 소설 ‘미실’의 저자 김별아 씨가 맡았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을 증명하는 것이 지난 2005년 펴낸 제10회 홍명희문학제기념 학술논문집 ‘통일문학의 선구, 벽초 홍명희와 임꺽정’(사진, 사계절출판사 刊)이다. 어떤 문학제치고 이렇게 작품을 다각도로 연구한 논문집을 낸 적이 없어 노력은 더 빛난다.

권희돈 前 충북작가회의 회장은 “강영주 상명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홍명희와 ‘임꺽정’ 연구의 가닥을 잡아 주었고, 도종환 시인은 각종 행사와 문학제를 이끌어왔다. 또 강맑실 사계절출판사 대표는 초창기부터 변함없이 문학제의 밑돌 역할을 해오고 있다”며 문학제를 풍요하게 만든 세 주역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바 있다.

실제 강영주 교수는 권위있는 벽초 연구자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는 제1회 문학제 때 벽초라는 인물의 발자취를 살펴본 이래 소설 ‘임꺽정’을 연구하는 일까지 광범위한 활동을 보여주었다. 또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의 언니이기도 한 강맑실 대표는 소설 ‘임꺽정’을 세상에 내놓은 출판사로 역시 1회 행사 때부터 공동주최 해오고 있다. 충북작가회의에게 있어 두 강씨는 보배같은 존재라는 게 많은 사람들의 얘기다. 도종환 시인은 전국문학인대회 같은 전국적 행사를 유치하는 등 많은 문인들을 불러모으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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