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과시형 거부한 내실형 리더십 기대

최명현 시장 취임 100일

민선 5기는 복지와 내실, 소통과 화합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들은 4년 전에 비해 ‘투자유치’, ‘경제성장’ 등의 단어를 아끼는 대신 주민 삶에 천착하는 생활밀착형 공약들을 쏟아냈고, 주민의 선택 속에 당선증을 품에 안았다.

7월 희망의 닻을 올린 민선 5기는 약속대로 딱딱한 책상을 떠나 현장 속으로 들어갔고, 지난 8일 100일 간의 모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충청리뷰》는 제천시장과 단양군수 100일의 빛과 그림자를 연재한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 지난 100일의 기록이 임기 4년을 더욱 내실 있게 하는 촉매가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편집자〉

▲ 공사 현장을 둘러보며 관계 공무원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최명현 시장.
최명현 제천시장은 32년 지방행정통답게 기획력이 탁월하고 꼼꼼하기로 유명하다. 민선5기 제천의 슬로건인 “건강 휴양도시 제천! 성공경제도시 제천!”도 최 시장의 작품이다.

역대 시장과 마찬가지로 시정의 무게중심을 ‘경제’에 두고 취임 첫날 이른 새벽부터 농촌 벽지, 전통시장, 산업현장을 발로 뛰는 강행군을 보였지만, 최 시장의 ‘경제’는 결코 딱딱하거나 차갑지 않다.
‘시민의 체온을 지켜주고, 시민의 눈높이에 초점을 맞춘 따뜻하고 낮은 경제’를 강조하는 최 시장의 지론은 “최소한 제천에서만큼은 아랫목만 뜨거운 온돌경제를 버리고 윗목과 아랫목이 똑같이 따뜻해지는 서민형 복지경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소위 ‘보일러 경제’다.

눈에 보이는 실적이나 수치보다는 시민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숨은 1인치’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얘기다.
이 같은 그의 지론은 100일 간의 시정 곳곳에 스폰지처럼 스며들어 숫자와 화려함에 익숙해 있던 공직자들의 마인드를 연일 자극하고 있다.

사실 최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역대 시장 못지않은 많은 공약들을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 100일 최 시장은 새로운 일을 추진하기보다는 전임 시장이 벌인 사업들을 착실히 마무리하는 데 전력을 쏟았다.
취임 첫날부터 ‘2010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 행사장으로 나서 매일 이곳에 출근 도장을 찍다시피하는 등 행사 준비를 진두지휘했다. 9월 16일 개장 이후에도 빈틈없는 진행에 총력을 쏟은 결과 당초 목표였던 105만 명 입장객을 훌쩍 뛰어넘어 총 관람 목표를 130만명으로 늘려잡을 만큼 성공을 예약했다.

비제로 시책 최초 도입

또 지난 8월에 개최된 ‘제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에서도 중앙시장 옥상에 이벤트 공간을 배치하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통해 서민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돈 버는 축제로의 가능성을 열었다.

최 시장은 “공약에서도 밝혔듯이 ‘시민과 함께하는 활기찬 경제도시’ 건설을 위해 지역경제 활성화 시책 203건을 발굴했고, 검토 결과 16건을 즉시 시행하고 있다”며 “민간부문아이디어 공모를 통해서도 16건을 접수해 시정 반영을 검토하는 등 참여와 나눔의 ‘복지경제’를 이루는 데 혼신의 노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 시장이 전국 최초로 도입해 11월 시행 예정인 ‘비제로’ 시책은 중앙부처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히트상품’이다. 지역상점을 이용할 때마다 쌓이는 포인트로 아파트 관리비나 수도요금 등을 차감 받는 비제로 시책은 지역 상권을 살리고 서민 경제에 보탬을 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중앙시장 지하에 54면 규모의 주차장을 조성, 운영에 들어갔고 한방 바이오산업이 제천의 성장 엔진으로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도지사 공약사업에 선정되도록 하는 등 100일 간의 짧은 기간 동안 성과를 이뤄냈다.

최 시장은 이 밖에도 자신의 대표 공약인 서울대학병원 제천분원 설립을 위해 병원장을 접견하고 중앙부처 관련 장관들을 면담하는 등 사업 실현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한편에선 새벽시장 방문, 기업체 탐방, 농촌 순방 등 크고 작은 현장을 발로 누비며 시민과 함께하는 시간을 넓히고 있는 최 시장을 향해 “시장이 너무 부지런해서 탈”이라는 걱정 아닌 걱정의 목소리도 들린다. 일선 공무원들이 해야 할 일까지 시장이 일일이 챙기는 데 따른 기우인 셈이다. 그러나 부지런하고 ‘스킨십’을 중시하는 최 시장의 평소 스타일을 감안할 때 이 같은 광폭 행보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경제와 복지는 동전의 양면처럼 불가분의 관계”라는 최 시장의 생각이 제천시정에 어떻게 반영될지, 시민들의 눈과 귀가 출범 100일을 맞은 ‘최명현호’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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