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상혼·선심성 행정 등 ‘눈살’…개최 시기 등 개선요구 ‘봇물’
충주세계무술축제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후원을 받는 등 그 위상은 높아졌지만 대회 준비기간이 짧아 각종 문제점이 부각되는 등 막을 내린 뒤에도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일부 시민들을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의 경우 우승자에게 현금을 부상으로 주는 등 선심성 행정을 벌여 관람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으며, 축제 행사장(야시장)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아 내방객들의 원성을 샀다.
지난 2008년 개최됐던 무술축제는 지난해 신종플루로 취소됐으며, 올해 역시 개최하지 않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 시장의 당선(공약사항)으로 축제가 개최하는 쪽으로 급선회됐다.
따라서 시는 도로부터 3억 원의 긴급 지원을 받는 등 13억 원의 축제예산을 마련하고 축제개최를 서둘렀다. 석 달 남짓 짧은 준비기간 알차게 준비하지 못한 대회의 문제점은 곳곳에서 발생했다.
우선 대회 참가국들이 12개국 29개 단체로 지난 마지막 대회보다 16개국이 줄었으며, 무술시연과 문화공연, 음식점이 즐비한 몽골텐트 일원은 인도 공사가 덜 끝나 비포장 상태에서 관광객들을 맞았다. 때문에 내방객들은 먼지로 인한 불편을 감수했으며, 축제기간 비까지 내려 이동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일부 야시장의 바가지 상혼과 위생문제 등 행사장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관광객들의 원성이 컸다.
관광객 이태형(38·청주시 용암동) 씨는 “가족들과 함께 무술축제장을 찾았다가 음식점에 가격도 붙어있지 않고 바가지를 써 기분이 많이 불쾌했다”며 “관계기관에서 나서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시민 및 관광객을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도(닭싸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일반부·여성부 참가자 우승자에게 각 10만 원의 현찰을, 준우승자에게 각 5만 원의 현찰을 줬으며, 아동에게는 5만 원, 3만 원의 문화상품권이 지급됐다. 시가 무술축제 기간 중 닭싸움으로 준 시상액은 78만 원이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재래시장상품권 및 상품으로 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찰로 지급된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전형적인 혈세낭비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민 김 모(45·충주시 금릉동) 씨는 “수표를 보여주면서 ‘정말 현찰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지 않았다”며 “큰 액수의 돈은 아니지만 시민의 혈세가 아무렇게나 쓰이는 모습이었다”고 평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타지에서 온 내방객을 위해 부득이하게 현금을 지급하게 됐다”며 “내년에는 보완해서 상품 및 상품권을 지급하는 계획을 검토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늦은 밤의 불꽃놀이 쇼도 시민들의 원성을 샀다. 개막식과 폐막식의 불꽃놀이가 밤 10시와 10시 40분경 이뤄졌기 때문이다. 대회 조직위는 프로그램 진행상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내년부터 봄에 개최 예정
이와 함께 우륵문화제와 동일한 기간에 개최돼 두 행사의 정체성이 흐려질 수 있다는 의견도 대두됐다.
우건도 충주시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 직원정례조회에서 “내년부터는 무술축제를 봄에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관계부서에 지시했다.
우 시장은 “한 지역에서 우륵문화제 등 다른 행사가 동시에 열리는데다 가을에는 전국적으로도 축제가 많아 관람객 분산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며 이 같이 말했다.
행사장의 접근성 문제와 외국 참가단체의 예산 지원, 홍보에 따른 관람객 유치 등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았다.
무술축제가 열리는 칠금동 무술테마파크 일원은 시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져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순환버스 운행제 도입 등이 요구된다.
아울러 매년 외국 참가단체에 지원되는 예산(올해 11개국 13단체 131명 중 110명에게 비행기 요금 등 경비 지원)도 투자대비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향으로의 개선이 요망된다.
여기에 매년 되풀이되는 관람객 유인 저조가 가장 큰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시 관계자 “올해는 우륵문화제와 겹쳐 행사가 분산됐다”며 “조만간 행사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거쳐 개선사항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