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있는 글터 서점’ 이연호 대표

충주의 ‘책이 있는 글터’ 서점은 ‘귀한 서점’으로 통한다. 이 서점에 들어서면 330여㎡ 정도의 서가에 빼곡한 책들은 여느 서점과 다를 바 없지만 진짜 귀한 모습은 서점 내의 휴게실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에 있다.

서점에서는 아이들과 엄마가 이곳에 앉아 그림책을 읽어주거나 함께 보는 따뜻한 광경이 자연스럽다. 또 사람들이 책을 사지 않고 그냥 읽다가 가도 서점 주인은 물론 점원들 또한 휴게실에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때문에 사람들은 여유롭게 책을 고르고, 책의 내용을 한가로이 살펴본다. 책을 읽는 고객들을 위하고 배려하려는 마음. 이것이 바로 ‘책이 있는 글터’ 서점의 남다른 모습이다.

서점 대표 이연호(47) 씨는 지난 1992년 9월 문을 연 이래 책을 파는 서점에만 머물지 않았다. 서점 내에 독서·전시·음악감상실, 세미나실 등 문화공간을 갖추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둬 ‘지역문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온 것이다.

서점 지하 매장에 있는 음악감상실은 음악감상회는 물론 동화 읽는 교사 모임, 주부들의 독서토론 모임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아울러 서점 3층은 음향시설과 영상시설을 갖춘 문화공간 ‘숨’이 있어 연중 교양강좌와 연극 모임, 각종 문학 강의가 열리고 있다. 판화가 이철수, 시인 김용택, 이안, 동화작가 박윤규, 소설가 공선옥 씨 등이 이곳에서 강연을 했다.

서점의 이윤 창출과는 거리가 먼 이 대표의 이런 ‘느림과 순수’의 운영철학은 이십 년째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 대표는 “온라인 서점이 활성화돼 있는 요즘 오프라인의 작은 서점을 운영하기가 갈수록 어려운 여건”이라며 “하지만 충주라는 소도시에서 문화적 갈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문화아지트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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