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등을 타고 달린다'는 기호지세(騎虎之勢)는 중도에 그만 둘 수 없는 형세를 말한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국가의 호랑이'인 국민은 민주당을 등에 태워 'MB심판'의 준엄한 명령을 내렸다. 민주당은 이런 기대에 부응해 '진보' 민주당을 기초로 '정권교체'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진보' 운운하는 민주당의 언술이 '립서비스'로밖에 들리지 않는 건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의 '보수'적 행태 때문이다.

7.28 보궐선거에서 보여준 민주당의 '전두환식' 행태를 보면 그렇다. 민주노동당은 은평을에서 단일화에 합의했다.

민주당은 그런 민노당을 '한나라당 2중대', '대안없는 반미(反美)정당'으로 몰아붙였다. 텃밭인 광주의 수성을 위해 '전두환'에게 당한 색깔론의 상처를 민노당에게 퍼부었다.

여기에 '전남'이면 만사OK라는 지역당 색깔도 못 버렸다. 김황식 총리 지명에 '환영'하다 여론의 역풍을 맞자 박지원 비대위 대표는 '제1 야당'의 결기를 보여주겠다 했다. 그런 박지원은 청문회를 불과 16시간 앞두고 대통령과 술과 밥을 곁들인 만찬에 참석했다.

맥빠지고 김빠진 청문회는 이때부터 예측가능했다. 박지원은 의원총회에서 후보자 임명에 찬성입장을 가진 의원에겐 '불참'을 요구했다.

실제 청문회에서 "무슨 팔자가 이런가 생각했다"며 팔자타령하는 후보자는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87명 중 28명에 달하는 민주당 의원이 불참한 상황에서 동의안은 통과되었다.

지방정권 교체에 성공한 충북도 다를 바 없다. 4대강사업 전면 재검토를 기치로 '검증위원회'까지 설치했지만, 여기까지다.

다음주 여론수렴을 위한 '토론회'가 예정됐다지만, 선거과정의 '4대강 반대표심'과 당선 이후 '반대여론'만으로도 차고 넘치는 '민심'을 의심하는 태도로 영 미덥지 않다.

쌍암저수지와 비룡담의 둑 높이기 사업은 취소됐지만,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호천에서만 서식한다는 미호종개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백암저수지' 둑높이기 사업은 지속된다. 참으로 희귀한 4대강 사업이다.

'무상급식'은 도교육청과의 지루한 줄다리기로 예산규모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도의회가 나서 '무상급식 협상 지원단'을 구성한 상황이다.

'무상보육', '보호자 없는 병원' 등을 진두지휘할 보건복지국장 임명은 한참 뜸들이다 먹지못할 딱딱한 탄밥이 됐다.

'1위'로 추천된 이가 낙마했다는 소문이 보도되는 등 잡음도 무성하다. 외교부처럼 '세습형 낙점'은 아니더라도 '폐쇄형 낙점'으로 개방형 공모제의 취지를 퇴색시킨 정우택 전임지사 뺨치는 행정이다.

여기에 '치고 빠지기'까지. 지난 8월 도는 도시가스요금을 1전 내린다고 표까지 만들어 친절하게 홍보한 바 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달부터 42.5원 인상했다. 폭등한 신선식품 등을 제외하고 공공요금 중 가장 높은 5.7%가 인상돼 9월 충북물가 인상률을 3.4%로 끌어올린 주범 중 하나다.

노영민 의원에 따르면, 충북은 8686건의 도시가스 요금 체납이 발생했고, 263곳이 공급중단되었다고 한다. 경제위기에 높은 요금인상은 공급중단을 급증시킬 것이다.

호랑이 등에서 중간에 내리면 잡아먹힌다. 국민의 뜻을 외면하고 중간에 내려버린 무늬만 '진보'라고 언죽번죽대는 민주당에게도 심판의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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