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 전 서원대총장이 결국 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았다.  입시를 앞둔 시점에서  현직 대학총장의 구속이라는 엄청난 파문을 던진 사건치고는 결과가 너무 황당(?)하다. 김총장의 구속과 사법처리는 처음부터 무리수였다.  수사과정에서도 이같은 여론이 검찰에 집중 제기됐고, 김 전총장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도 무죄를 확신했다.

  1년여전 충청리뷰의 검찰사태는 이젠 기억하기도 싫다.  과정과 결과가 어떻든 나에겐 지금도 큰 상처로 남아 있다.  그러나 한가지는 이 시점에서 꼭 지적하고자 한다.  굳이 충청리뷰 수사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검찰이 김정기전총장에게 칼을 들이댔다고 주장하지는 않겠다.  검찰수사가 끝날 즈음,  아직까지도 폭탄주 시비를 불러일으키는 한 사석에서 당시 수사의 정점이었던 서영제 검사장은 이런 말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리뷰측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충청리뷰 광고주에 대한 수사와 김정기 총장의 구속이 무리라고 하는데 한번 생각해 봐라.  여러분들 같으면 부하 직원들이 소신을 걸고 맞다고 하는데 막을 수 있겠나.  부하들을 믿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대략 이런 취지였다.  그러나 그  믿었던 부하는 지금 옷을 벗고 재판정에 서고 있으며, 서 검사장이 확신을 가졌다는 사건은 결국 무죄로 판결났다.

 물론 검찰이 항소한다면 최종 심판까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나는 확신한다.  1심 판결에서 적시한 "절차적 윤리적 측면에서의 문제에 대해선 법원이 판단한 것은 아니다" 처럼, 김 전총장이 튼튼하고 아름다운 도서관을 지을 욕심으로 특정 업체에 공사를 맡겼을 뿐이지 당초 검찰수사의 의도대로 사욕이 있었음이 결코 아님을 확신하는 것이다.  이는 평생 민주화운동에 헌신했고, 충북의 대표적 진보 지식인으로 존경받아 온 그분의  삶을 똑똑히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서영제 검사장이 다시 말할 때다. 암울했던 시절 우리사회에 정의와 양심을 설파했던 그 분을 파렴치범으로 몰아  충북인의 심장에 못질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는가.  그 때의 당당한 모습으로 말이다.  다시 한번 촉구한다. 서영제 검사장이 책임져라.  또 있다.  검찰에 아부하고 빌붙는 언론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충북을 제대로 몰랐던 것에 대해서도 정중하게 사과해라.

 나는 서영제 검사장이 서울지검장으로 영전될 때 서럽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이런 말을 남겼다.  앞으로도 기억하겠다고,  만약 그가  이번 결과에도 책임지지 않는다면 이번엔 '끝까지 기억하겠다'는 경고를 남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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