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금천초·복대초·경산초 공간부족 이유 교실배식 여전
준비 없이 서두르면 전투식사 방불… 학생정원 조정 해법

▲ 식중독 사고 우려 등을 낳고 있는 교실 배식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아직도 도내 일부 초등학교에서 교실배식이 이뤄지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도내 한 초등학교 식당 배식.
<교실배식 논란 이유는?>도내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올바른 식생활 지도와 위생관리를 위해 '교실 배식을 없애야 한다'는 논란이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 이는 추운 겨울에 환기가 어려운 교실 여건상 학습권 침해와 위생지도 및 안전상의 이유를 들고 있다. 사실 도내에서는 위탁급식 직영화에 따라 지난 96년도부터 올해 초까지 단계적으로 학교급식소를 설치하고 100%에 가깝게 학교 급식소를 설치·운영해 오고 있다.

오는 11월 준공예정인 충주 예성여고 학교급식소가 정상 가동되면 사실상 100% 직영급식을 이룬다는 얘기다. 이는 서울 등 수도권 직영 급식화 50%에 비해 상당히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도내에서는 초·중·고 484개교 중 청주 금천초, 복대초, 경산초 등 3개교가 급식소만 갖췄을 뿐 아직도 공간부족 등을 이유로 학교 식당을 갖추지 못해 교실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시락을 싸 갖고 다니던 세대의 경우 교실 배식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제기되는 '음식 냄새쯤이야' 별 문제가 안 되는 것으로 치부할 수 있으나 이를 문제 삼는 일부 학부형들의 속사정은 이렇다. "환기가 어려운 겨울철에 일부 민감한 학생들은 두통을 호소해 학습권이 침해된다. 또 자율배식에 따라 뜨거운 국물이 담긴 그릇을 옮기다가 넘어질 경우 화상을 입는 안전상의 문제가 우려된다. 위생지도의 어려움도 있다"는 것이다.

학교급식법 강화 식당배식 가야
그러나 무엇보다 식당 배식의 경우 정량 급식과 식재료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식사 예절 지도가 용이하다. 음식을 신선하거나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다. 식중독 사고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학교급식은 지난 96년도부터 위탁급식 법에 따라 운용되어 오다가 지난 2003년 3월과 2006년 6월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대형 식중독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같은 해 7월에 학교급식소 설치·운영 과 관련한 학교급식법이 전면 개정됐다.

이후 이듬해인 2007년 1월20일 시행에 들어간 학교급식법 부칙 제4조(위탁급식에 관한 경과조치)는 종전의 '학교급식법 제10조의 규정에 따라 위탁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는 이 법 시행일부터 3년간 효력을 가진다'는 유예기간을 둔다. 이에 도교육청도 지난 1992년 특수학교 급식소 설치 확대를 시작으로 97년도 초등학교, 99년도 고등학교, 2001년도 중학교에 학교급식소 설치·운영을 확대해 오고 있다.

하지만 공간부족 등을 이유로 아직도 학교급식소만 설치되어 있을 뿐 배식 후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일부 학교들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우선 지난 1984년 9월1일 개교한 청주 금천초등학교와 복대초등학교는 급식소 설치 당시 공간이 부족해 식당을 따로 짓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금천초등학교는 남는 교실이 없을 정도로 학급수가 많아서 식당으로 리모델링하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일단 도교육청은 이들 학교에 대해 최근 아동 및 학급 수 감소에 따라 남는 교실을 리모델링해 식당을 갖춰 나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오는 2011학년도에 금천초, 복대초를 시작으로 2012학년도에 경산초까지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그러나 청주 금천초등학교 이찬우 교감은 "학교급식법상 급식소 및 식당 설치 운영은 장기적으로 필요하다"며 "다만 여건 조성이 안 되어 있는 상황에서 너무 조급하게 추진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식당 배식, "여건조성 선행돼야"
그는 "금천초의 경우 42개 학급 1348명, 유치원 2개 반 41명에 교직원까지 포함하면 급식 인원만 1500여명에 이른다"며 "이를 저·중·고학년 20분씩 3배식으로 나눈다 해도 의자가 500여개는 필요한 상황에서 과연 그런 공간이 나올지도 의문이다. 더욱이 저학년은 식사시간이 느리고 다음 배식을 위해 식당을 정리하는 시간을 생각할 때에 식당배식은 자칫 준비소홀로 전투 식사를 연상케 하는 대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청주 복대초등학교 배연자 교감은 "식당배식과 교실 배식은 엄연히 장단점이 있는 듯하다"며 "관련법상 식당 배식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시간에 쫓기지 않고 담임교사로부터 식사예절 등 흔히 말하는 '밥상머리 교육'을 받아가며 느긋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오히려 교실배식이 나을 수도 있다. 더욱이 자율배식은 당번을 정해 저마다 역할이 있기 때문에 책임감도 키울 수 있다"며 "다만 위생지도 관리나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승강기로 국과 밥을 올리지만 자칫 손수레를 끌다가 넘어지면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사실 학교급식에서 식당배식과 교실배식은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학생들에 대한 철저한 위생지도와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식당배식이 이뤄져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시간에 쫓겨 체한다거나 배식양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부수적인 문제는 장기적으로 식당공간을 확장하고 학급수를 줄여가는 맞춤식 교육정책으로 해소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여건 조성을 위한 예산확보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무엇보다 '밥상머리 교육'을 교육청만의 문제로 보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장의 마인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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