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도·생산량 떨어진 데다 병충해까지 겹쳐 ‘이중고’

추석을 앞두고 잦은 비에 병충해까지 겹쳐 과수농가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특히 지속된 비로 인해 과수의 당도가 떨어지고, 생산량마저 저하돼 농민들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소비자들도 과일값 상승으로 인해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충주지역 농민 및 농업기술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달과 이달 예년에 비해 잦은 비 등으로 수확을 앞둔 사과와 복숭아, 밤 등 상당수 과수들이 낙과 피해를 입거나 설익고 있다.

이에 따라 출하시기가 늦어지면서 사과의 경우 수매가가 15~20%가량 올랐지만 생산량이 못 미치고 있다. 더욱이 올 초 냉해로 개화시기가 늦어져 과일크기가 작은데다 비로 인해 당도가 크게 떨어져 상품의 질이 낮아지고 있다.

농민 김 모(50·충주시 안림동) 씨는 “잦은 비로 인해 과일이 많이 열리지 않았고, 지난달부터 병충해까지 확산돼 걱정이 많다”며 “출하되는 시기라도 몰리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충주와 제천지역에는 지난달 말부터 사과나무에 탄저병과 잎이 누렇게 변해 떨어져버리는 갈색무늬병이 과수원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지난달과 이달 폭염과 국지성 호우가 지속되면서 각종 병해충의 원인이 되는 균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농기센터 진정대 과수총괄담당은 “탄저병은 한 번 발생하면 피해농가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고온다습한 날씨로 병이 발생한 만큼 비라 내린 뒤 반드시 농약을 살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추석을 앞두고 과일들이 많이 출하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제값을 받을 수 있게 품질을 높일 수는 없지만 집중 출하가 되지 않게끔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현상은 복숭아, 포도, 밤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판매업체는 매출 저조를 우려하고 있다.

출하량은 줄었지만 경매가는 높아졌고 상품성은 떨어지자 소비자들이 많이 찾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가락시장으로 올라가는 과일을 경매하는 충주농수산도매시장과 지역 내 유통업체도 거래량이 뚝 떨어졌다.

지역 내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과일상품을 진열했지만 소비자들이 많이 찾지 않는다”며 “예년 명절을 앞두고 나간 물량에 비해 현저히 수요가 떨어진다”고 밝혔다.

추석을 앞두고 제수용품을 준비하는 주부들과 과일선물을 하는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졌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사과(홍로, 7.5kg)는 1상자에 5만 원이며, 15kg 특품의 경우 18만 원하는 것도 있다.

배 역시 1상자(7.5kg 특품) 값이 5만 원에 형성됐으며, 토마토는 1상자(5kg 특품) 값은 4만 5000원으로 뛰었다.

주부 우 모(48·충주시 칠금동) 씨는 “과일가격이 너무 비싸서 사는 것도 부담이고, 선물을 한다고 해도 당도가 떨어져서 하기가 그렇다”며 “제수용품으로 사용되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과일선물세트는 못살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유통업체 및 농업관련기관 등은 흐린 날씨와 잦은 비의 영향으로 과일 값의 고공행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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