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조류 94% 수면성…어류·수서곤충도 여울 하천서 살아
'4대강 살리기', "16개 댐 물가둬 사실상 4대강 죽이기 우려" 표명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과 함께하는 2010 풀꿈 환경강좌 ⑥> 환경운동가 최병성 목사

환경운동가이자 생태교육가이다. 이야기하고 글 쓰고 사진 찍는 그는 친절하고 따뜻하다. 그러나 파워 블로거로 그가 일으킨 파문은 실로 크다. 세상을 바꾸는 한 사람의 힘, 그것이 얼마나 강력한지 그의 행보가 증명한다. 1963년 인천 부평에서 태어나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자로 살던 그는 1994년 오랜 고민 끝에 신앙의 진정성을 찾아 낯선 서강가에 은거했다. 그러나 서강은 그를 다시 세상으로 불러냈다. 1999년 서강 유역에 쓰레기 매립장 건설이 불거지자 이를 막기 위해 환경 운동에 뛰어든 것이다. 소기의 성과를 이룬 뒤 그는 글과 사진으로 서강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그러다 최근에는 산업 폐기물 시멘트에 고통 받는 현대인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 해악을 조사하고 심각성을 알려 정부 대책을 끌어냈다.
그는 고백한다. '모든 힘의 근원은 숲'이라고 그리고 '노랑턱멧새, 방울새, 달맞이꽃, 들국화, 다람쥐, 청설모…는 숲에서 만난 친구들'이라고. '소리 없이 희망을 일구는 숲의 생명들'이라고. '그들에게 '다름과 더불어'의 아름다움을 배우고 인간의 제자리를 배워 행복하다'고 말이다.
그는 2007년 환경재단이 선정한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포함됐다. 2008년엔 교보생명환경문화상 환경운동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그가 펴낸 책으론 '가족과 함께 떠나는 영월 여행','살아 있어 기도 합니다','딱새에게 집을 빼앗긴 자의 행복론','이슬 이야기','강은 살아 있다'가 있다. 또한 블로그 '최병성의 생명 편지'를 통해 아름다운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고 있다.

 

▲ 지난 8일 오후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하는 '2010 풀꿈환경강좌 좋은사람 초록이야기' 6번째 강사로 나선 생태전문가 최병성 목사가 청주시립도서관 대강당에서 '강은 살아 있다' 강연을 펼친 가운데 수강자들이 경청하고 있다.
"우리나라 조류 94%가 (수심이)얕은 수면위에 사는 수면성 오리, 백로, 고니, 흑두루미 등입니다. 이들은 여울성 하천 바닥에 있는 수많은 수서곤충과 물고기를 먹고 삽니다. 그리고 이들의 먹이는 모래와 자갈이 있어 살 수 있습니다. 깨끗한 물에 사는 미호종개나 쉬리, 바가사리 역시 산소가 많은 여울성 하천에서 삽니다. 그런데 4대강 정비 사업은 평균 수심을 7m이상으로 높이는 준설작업입니다. 더욱이 흐르는 물만이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4대강 정비 사업은 16개의 보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이는 말 그대로 강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죽이는 행위입니다"

8일 오후 7시 청주시 상당구 대성동 청주시립상당도서관에서 열린 '2010 풀꿈 환경강좌 좋은 사람 초록이야기' 6번째 강사로 나선 파워 블로거 최병성(47) 목사가 남긴 말이다. 생태교육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최 목사는 2시간여에 걸친 강의 시간 동안 좌중을 압도하며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허구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리고 죽어가는 '우리 강(江)'에 대한 안타까움에 수차례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풀꽃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와 최 목사가 5년 전 서울 인사동에서 가졌던 이슬전 주요 사진을 함께 보는 것으로 시작한 '강은 살아 있다' 강의는 한마디로 경이로운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시작해 이를 해쳐가고 있는 정부의 4대강 정비 사업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풀꽃은 환경을 사랑하는 이날 수강자들에 대한 애칭이다. 그리고 꿈은 이들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라는 목표로 정리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스를 아껴 쓰기 위해 물을 한꺼번에 끓여 보온병에 담아 마시는 초록생활 이야기부터 시작해 강단에 선 최 목사가 보여준 세상이 담긴 이슬 사진은 경이로운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작은 이슬 방울마다엔 단풍나무부터 강산과 달귀비꽃까지 세상에 모든 것이 담겨져 있었다. 최 목사는 "보는 관점에 따라 세상이 달라 질 수 있다"며 "작은 이슬방울에도 세상의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다.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1960년대 10만 인파가 강수욕을 즐기던 한강의 모습(사진아래)과 제방공사 이후 어느쪽이 더 친수적인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사실 이날 강의는 그가 직접 4대강(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찍은 사진과 각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고 수많은 자료를 분석해 밝혀낸 4대강 사업의 진실과 거짓이 담긴 저술 '강은 살아 있다'를 토대로 이뤄졌다. 그래서 그가 하는 말 한 마디, 글 한 줄도 책상머리에서 나온 것이 없었다. 그는 MB정부가 '한반도 대운하'를 추진하다가 국민의 저항에 부딪히자 '4대강 정비 사업'으로, 다시 '4대강 살리기'로 이름을 바꿔가며 추진해 온 지난 2년 동안 현장을 발로 누비며 밝혀온 진실과 거짓을 전하려 애썼다.

실례로 그는 "우리보다 150년이나 앞서 강을 수로로 정비한 독일과 스위스가 엄청난 비용을 들여 자연형 하천으로 바꿔가며 강 살리기를 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거꾸로 시멘트 어항을 만들어 가며 막대한 관리 비용을 들이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모래톱이 발달한 낙동강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한 가족의 사진과 익사 위험 지역임을 알리는 한강의 접근 금지 표지판 사진은 현재의 낙동강과 4대강 사업 이후의 강 모습이 어떨지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한강에 떠 있는 물고기 인공 산란장은 바닥 준설로 자갈과 수초 등 산란장을 잃어버린 물고기를 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대형댐학회의 기준에 따르면 높이 15m, 댐 길이 50m, 저류량 100만톤, 초당 홍수 방류량 2000톤을 댐의 기준으로 보고 있으며 이 중 하나만 해당되도 대형댐으로 간주한다"며 "낙동강의 경우 높이는 9∼13m로 대형댐에 못 미치지만 댐 길이가 50m를 초과하고 있으며 저류량은 최소 28배(상주보 2870만톤)에서 최대 127배(함안보 1억2700만톤)에 이른다. 이는 결국 4대강 사업은 줄줄이 댐을 세우는 사업이다"고 말했다. 또 "흡입식 준설과 오탁방지막을 통해 수질 오염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으나 현장엔 흙탕물과 바닥 준설에 나선 중장비만이 즐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이란 미명아래 634㎞ 공사 길이에 22조원이란 막대한 주민혈세를 쏟아 붓고 있는 사업은 물 부족, 홍수 예방, 일자리 창출, 수질 개선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하천법 상의 최상위 계획인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6∼2020년)은 한국이 더 이상 물 부족국가가 아님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또 유속의 흐름을 조절하는 습지를 걷어내는 것은 '물폭탄'을 만드는 행위이다. 일자리 창출도 바닥 준설의 대부분이 중장비가 동원되고 있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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