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폭포는 축제용’ 지적… ‘자연친화 역사유적지 의미 살려야’ 여론

빗속에서도 생거진천 농(籠)다리축제가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농다리가 있는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굴티마을 앞 세금천변에서 열렸다. 지난해 신종플루 영향으로 열리지 않았었기에 군과 주최측은 축제 준비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년간 20여억원을 들여 3기의 교량을 원형 복원, 인공폭포 설치, 등산로, 산책로, 정자 등을 설치해 산 너머에 있는 초평저수지까지 관광객의 발길을 이어지게 해 수변테크화에 힘썼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 진천 농다리 주변 공원화에 대해 인공 시설물 설치보다는 자연친화적인 역사적 보존 관광지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제10회 농다리축제 모습.
이런 시설 준비와 함께 열렸지만 우천관계로 일부 프로그램이 취소되는 등 진행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가족단위 참가자들도 많이 줄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게다가 시설 투자 등의 노력들이 과연 진정한 농다리 보존에 의미가 있는 것인지, 축제를 위한 축제, 진천군의 홍보를 위한 홍보는 아닌지 짚어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북 상주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두 번째 방문했다는 한 관광객은 농다리 건너편에 인공적으로 설치된 폭포에 대해 “천년 신비로 지켜져 왔다는 농다리의 존재감은 자연스러운 물길과 산이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며 “어떻게 저런 흉물스런 인공폭포를 만들어 놓을 수가 있느냐”며 고풍스러운 작품 사진촬영에 방해만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공폭포가 고풍스런 농다리와 어떤 풍치로 어울릴지 한심스럽다는 지적이다. 설치 예산이 국·도비 10억원이 투입되었다고 하는데 한마디로 물이 흐르는 축제기간 외에는 흉물이 될 것을 예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축제 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에만 골몰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다.

이렇듯 농다리 주변은 점차 인공 시설물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인공폭포 외에 정자와 방부목을 이용한 계단들이 즐비하다,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위해 설치한 것이라고 하지만 대부분 자연친화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빈번한 유실에도 왜곡된 홍보

홍보문제도 심각하다. 축제에 참가한 관광객들에게 배포되는 안내지에는 농다리에 대해 “장마에도 유실되지 않고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버젓이 인쇄되어 있다. 군청 홈페이지에는 1000년의 세월에도 유실되지 않고 있다는 등 왜곡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수년간 교각과 상판이 장마에 유실되어 언론을 통해 수차례 알려졌음에도 왜곡 홍보를 하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유실로 인해 거의 매년 많은 예산을 투입해 보수를 하고 있는 실정을 솔직하게 알리는 것이 농다리 보존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그래야만 진천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도 유적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군도 농다리 보존과 축제의 효용성 등을 개방적으로 토론하면서 제대로 된 보존과 관광화 대책을 합리적으로 강구해 나갈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이 있음에도 군에서는 축제 결과에 대해서도 ‘3만여명이 참가해 북새통’을 이뤘다는 등 과대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군청 관계자조차도 최대 1만 여명쯤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진천군은 이번 축제에 축제준비위원회에 8500여만원 보조금 지원과 군 자체 홍보예산 1000여만원이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근 수년간 유실된 농다리 보수사업과 인공폭포 등 시설 투자에 수십억을 쏟아 붓고 있는 농다리.

농다리 극치는 자연의 미

앞으로도 초평저수지와 농다리를 잇는 출렁다리 등 관광지화를 위한 시설 투자가 계획되어 있다고 한다. 이른바 ‘수변테크’의 일환이라 일컬어지지만 저수지의 특성상 갈수기가 수 개월씩 이어지면 ‘수변’이란 말이 무색해지고 만다는 점을 인지해야 된다는 지적이 높다. 물이 없으면 풍광도 삭막해지고 사람들이 모이지 않게 된다는 지적이다.

과연 천년의 신비 농다리를 온전히 보존하고 조상들의 얼을 되새기며 살아갈 후손들의 지혜가 이런 인공적인 시설 투자에 있는 것일까.

농다리축제에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축제 프로그램 중 두 가지라는 게 중론이다. 첫째가 농다리사진 공모전. 둘째는 상여다리 건너기. 이 두 가지는 다름 아닌 자연과 전통이라는 점인데 여기에서 농다리 보존과 축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야 될 것이란 지적이다. 한마디로 농다리의 자연스러운 선(線)의 돌다리와 그를 건너는 전통 행렬을 보려는 이가 많은 이유를 새겨야 된다는 의미다.

한편 농다리축제를 생거진천문화축제와 휠링뮤직페스티벌 등과 연계해 지역주민들의 참여하면서도 농다리의 의미를 깊이 새길 수 있는 축제로 거듭나야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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