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기관·단체장들 ‘좌불안석’, 위원회·출연기관·위탁기관 등 관련기관 변화시급

민선5기 들어 지역 주류세력들에 대한 물갈이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최근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지난 6·2 지방선거 때 충북도민들은 표로 매운 맛을 보여주었다. 오랫동안 한나라당이 집권해온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에는 민주당이 대거 입성했다. 이 때문에 충북 지역사회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몰아칠 것인지 기대를 갖게 했으나, 아직까지는 조용한 편이다. 선거 때 정우택 전 지사 편을 들었던 기관·단체장들은 현재 바늘방석에 앉아있는 것처럼 좌불안석이라는 소문도 있다. 모 예술단체 회장도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참여연대는 지난 7월 15일 도내 지자체 위원회 운영실태를 발표해 물갈이의 포문을 열었다. 여기서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그 중 전문직과 교수 위촉시 학회에 의뢰해 추천받는 게 아니고 행정기관과 친분관계가 있는 사람을 위촉하는 예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여성위원이 30% 이상인 위원회는 20.5%에 불과했고, 몇 사람의 민간위원이 중복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어떤 사람들이 위원회에 들어가 있느냐는 것이다. 대체로 자치단체장과 성향이 같거나 비슷한 사람들이 많고, 반대편에 서있는 사람들은 적은 편이다. 민선4기 때는 한나라당 단체장이 주류를 이루다보니 개혁적이고 진보적이라고 이름난 사람들은 거의 위촉되지 않았다.
한 사람이 4개에서 많게는 15개 위원회에 참여하는 ‘이상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일부 인사들은 충북도와 청주시 위원회에 중복적으로 참여하며 휩쓸고 다녀 눈총을 받기도 한다.

위원회의 이런 문제점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자 충북도는 위원들의 임기가 끝나는 대로 새 위원들을 위촉하겠다고 밝혔다. 학회나 단체 등 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추천받고, 여성위원 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하는 한편 통폐합 할 수 있는 위원회는 합친다는 것. 위원의 성향도 ‘그 나물에 그 밥’이 아니고 보다 개혁적인 인사들로 구성해 정권이 바뀌었음을 실감하게 한다는 것이나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 시대와 맞지 않는 구태의연한 위원들을 새 인물로 바꿔야 한다.

충북개발연구원장 중도사퇴 신호탄?
위원회에 이어 쇄신바람이 불고 있는 곳은 충북도 출자·출연기관이다. 지난 8월 31일 물러난 박철용 충북개발연구원장을 신호탄으로 기관장들의 이동이 있을 것인지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서원대 경영학과 교수인 박 원장이 임명됐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했으나, 정 전 지사 도지사직무인수위에서 활동한 인연이 있다. 1년여 만에 그만둔 박 원장의 공식 임기는 오는 2012년 8월 9일까지이다. 박원장의 중도사퇴는 당초 도정에 관한 정책개발과 연구용역 등을 하는 연구원의 성격에 맞지 않게 ‘정치적으로’ 결정된 데서 비롯됐다. 이 지사 취임 이후 사퇴압력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출자·출연기관장 중 이시종 지사가 임명한 사람은 강교식 충북개발공사 사장과 우병수 중소기업지원 센터 본부장, 김지학 충북학사 원장, 배규룡 충주의료원장 등 4명이다. 나머지는 정 지사가 임명했던 사람들이다. 다만 임종성 충북테크노파크 원장이 오는 10월 4일, 김병국 교통연수원 이사장이 오는 10월 31일이면 임기가 끝난다. 임 원장 후임 원장 공모에는 9명이 신청했다.

그리고 김병국 이사장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만 둘 뜻을 내비쳤다. 이와 별개로 김 이사장은 한나라당 당적을 유지하고 있는 점 때문에 사람들의 입줄에 오르내리고 있다. 교통연수원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선출하고 충북도에서 이를 승인한다. 이사는 운수관련 조합이나 대표자가 맡고 있다. 무보수 명예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연 14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받는다. 道에서는 이사장 선출에 크게 관여하지 않으나 연 운영비로 8억5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연수원 시설을 운수업 종사자들만 사용하고 있는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또 충북도립대 총장·적십자사충북지사 회장·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 전무·충북체육회 사무처장·충북생활체육회 사무처장·충북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충북관광협회 사무처장 등도 도지사가 임면권을 갖고 있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 중에는 선거 때 정 지사 운동을 해 현재 바늘방석에 앉아 있는 사람도 있다는 게 주변사람들 말이다.

위탁기관, 한 번 선정되면 끝까지 ‘GO’?
이원종 지사 때부터 운영중인 기관도 있어

도내에는 충북도로부터 지정받아 운영하는 위탁사업과 위탁기관들이 있다. 충북종합사회복지센터, 자연학습원, 중장기 청소년쉼터, 청소년성문화센터, 보육정보센터, 아동복지교사지원센터, 노인종합복지관, 곰두리체육관, 장애인종합복지관, 도립노인전문병원 등이 위탁기관들이다.

그러나 이들 기관들은 일정한 기간 동안 위탁운영한 뒤 계속해서 재위탁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사회복지협의회는 충북종합사회복지센터를 3년간 운영한 뒤 2009~2012년까지 재위탁 받았다. 자연학습원을 운영중인 한국스카우트충북연맹은 6년간 운영한데 이어 올해부터 2012년까지 3차 위탁을 받았다. 또 학교법인 충청학원은 노인종합복지회관을 2005년부터 3년간 운영하고 2011년까지 재위탁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가하면 충북사회복지개발회는 곰두리체육관을 2002년~2007년까지 5년 동안 운영한데 이어 다시 2012년까지 5년 운영 계약을 맺었다. 총 10년을 운영하는 셈이다.

관리감독기관인 충북도는 기관들을 선정할 때 공모절차를 거치나 일부 기관들은 한 번 선정한 뒤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기간을 연장해주는 식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몇 몇 기관은 이원종 지사 때 선정돼 현재까지 해오고 있다. 몇 년동안 위탁운영 할 수 있다는 상한선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道는 1년에 몇 억원씩의 운영비를 지원해주면서 운영전반에 걸친 종합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도 관계자는 “공모를 해도 기준요건에 맞는 단체나 기관이 별로 없다. 그리고 운영기관이 바뀌면 연속성이 끊겨 이용자들이 불편해 하는 점도 있다. 종합평가는 하지 않았으나 올해 하반기부터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道 위탁기관들은 출자·출연기관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다보니 문제점 또한 드러나지 않으나, 한 번 선정된 곳에서 너무 오랫동안 운영한다는 점에서 가장 큰 불만을 사고있다. 따라서 민선5기 충북도는 위탁기관과 위탁사업에 대해 전반적인 평가와 분석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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