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년 2월-총리실장(長)·차관 3명 ‘달래는 척’
10년 8월-중앙노동위원장(長) 1명 ‘못 본 척’

▲ 충북은 이번 장·차관 인사에서 장·차관 1명씩을 잃고 장관급 1명만 건졌다. 사진은 장관급인 정종수 중앙노동위원장.
이명박 정부 들어 정부의 장·차관 인사에서 충북을 홀대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래도 집권초기에는 충북민심을 달래는 척이라도 했지만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는 아예 못 본 척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8일 김태호 총리 등 장관급 9명을 바꾸는 대규모 개각을 단행했다. 이 결과 괴산 출신으로 2008년 8월부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맡아왔던 안병만 장관이 실각했으며, 옥천 출신의 정종수 노동부 차관이 장관급인 중앙노동위원장에 내정됐다.

표면상으로는 장관급 1명을 유지한 셈이지만 사실 장·차관을 각각 1명씩 잃고 장관급 1명을 얻은 셈이다. 김태호 총리가 경남 출신이고 바뀐 장관 및 장관급 9명은 각각 대구, 충남, 경기, 광주, 대전, 경남, 경북, 충북 등으로 기계적 안배가 이뤄졌을 뿐이다.

지난 13일 발표한 차관급 인사에서도 충북출신은 단 1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차관급 23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면서 집권후반기를 끌어갈 주요보직인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고위직 인사에서 늘 찬밥대우를 받아온 충북은 사실 차관급 인사에 더 기대를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사규모가 훨씬 큰데다 그래도 차관급 인사에서는 충북을 배려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차관급 내정자들의 출신지역은 영남이 11명, 충청과 호남, 강원, 경인지역이 각각 3명씩으로 기계적 안배를 한 장관 인사와 달리 눈치를 볼 것도 없이 영남을 밀었다.

장·차관 잃고 장관급 1명만
충남은 충북과 사정이 다르다. 차관인사에서 이준규 외교통상부 재외동포영사대사와 한만희 국토해양부 주택토지실장, 오병주 변호사가 각각 외교안보연구원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대일항쟁기강제동원피해조사및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 위원장에 각각 내정됐다.

그래도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에는 충북 인사들이 장·차관급에 다수 이름을 올렸다. 장관은 없었지만 장관급인 조중표 국무총리실장을 비롯해 김영호 행정안전부 제1차관,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 정종수 노동부 차관 등 4명을 충북출신 인사들로 채운 것이다.

당시 청와대 및 장관 인사에서 충북이 완전히 배제됐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차관 등 후속인사에서 배려를 한 것이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켰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가운데 조중표 실장은 2009년 1월 권태신 실장으로 교체됐다. 김영호 차관도 같은 시기에 물러난 뒤 법무법인 세종의 고문을 맡고 있다. 이봉화 차관은 쌀 직불금 부당수령과 관련해 사퇴압력을 받다가 7개월 만에 자진사퇴했다.

2008년 8월 안병만 교과부장관이 충북 출신 장·차관의 바통을 이어받았을 뿐 충북 출신 장·차관 인맥은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사그라지는 추세다. 중앙인사 발탁에 충북출신이 고전하면서 지역발전에 대한 악영향도 우려된다.

이시종 지사는 이와 관련해 16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번 장·차관 인사에서 충북 출신이 1명도 기용되지 않은 것은 충북을 홀대했다기보다는 중앙에 충북 출신 인재가 없기 때문”이라며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인재양성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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