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충북, 대한민국의 ‘핵’으로 떠오른다

2004년 1월 1일 우리는 한 해를 환히 밝힐 뜨거운 태양을 보았다. 아마 충북도민들 각자의 가슴속에는 사랑과 행복과 평화가 흐르길 기대하는 소망이 담겨 있을 것이다. 충북은 변화와 발전을 ‘예약’해 놓았다. 구랍 29일 국회에서 지방살리기 3대 특별법이 통과됨으로써 ‘찬밥’ 충북이 대한민국의 ‘핵’으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충북을 뜨겁게 달굴 키워드로도 지방살리기 3대 특별법 통과를 가장 우위에 놓아야 한다는 게 도민들의 여론이다. 그중 가장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다.

지방살리기 3대 특별법이 몰고 올 변화

재적의원 271명 가운데 194명이 표결에 참가, 찬성 167명·반대 13명·기권 14명으로 신행정수도특별법안을 압도적으로 가결시키는 등 국회의원들은 이 날 국가균형발전특별법안과 지방분권특별법안을 모두 통과시켜 전국민을 놀라게 했다. 국회에서 표결하는 동안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도내 인사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했고, 동료 의원들을 설득하며 최일선에서 법 통과를 위해 노력했던 충청권 의원들도 기뻐 환호성을 지렀다는 후문이다.

조수종 지방분권운동충북본부 상임대표(충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역사 이래 지방이 중앙을 상대로 싸운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뭉쳐 중앙을 이겼다. 그리고 충청권은 그동안 서울에 예속돼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영·호남·강원 연대의 틀을 마련해 3대 특별법을 통과시킨 것은 대단한 일이다. 지방분권국민운동본부 대표자 회의에서 ‘충청도의 힘이 놀랍다’는 말을 들어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두영 지방분권국민운동충북본부 집행위원장은 “실감이 안난다. 하지만 엄청난 일임에 틀림없다”며 충북도민 모두가 힘을 합해 이뤄낸 쾌거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수도권살리기시민연대 등 수도권과 관련된 시민사회단체도 힘을 합해 전국이 3대 특별법 통과를 위해 애쓴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실제 여기에는 지방분권국민운동본부·신행정수도건설충북범도민협의회 등의 시민사회단체와 충청권 국회의원들이 큰 역할을 했고, 영·호남·강원도민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국회를 오르내리며 적잖은 고생을 한 이들은 “2003년 12월 29일은 지역민의 위대한 승리의 날”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로써 도민들은 충북을 포함한 충청권이 앞으로는 좋아질 날만 남았다며 2004년을 반갑게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길승 사건 전모 밝혀질까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비리 특검이 지난해 연말 전국을 강타한 만큼 새 해에도 특검정국이 이어질 전망이다. 구랍 29일 검찰은 노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비리에 개입한 혐의를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 여부가 법적·정치적 쟁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대통령 조사는 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특검 조사가 남아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더욱이 청주에서는 지난해 양길승 사건이 전국을 뒤흔든 만큼 특검에 쏟는 관심도 높다.

양 전 청와대 부속실장 향응 접대사건이 특검에서 해부될 경우 키스나이트클럽 이원호씨와 양씨의 금품수수 여부, 이원호씨에 대한 조세포탈 및 살인교사 수사무마 청탁여부가 밝혀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 해 4월에 치러질 ‘4·15 총선’ 또한 중요한 키워드가 아닐 수 없다. 총선 출마자들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충북에는 어떤 새인물들이 출사표를 던질 것인가가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지역구 공천과 비례대표 순위 선정을 하면서 여성들에게 유리하게 될 것으로 알려져 여성들의 국회 진출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성계에서도 여성의원 비율 5.9%라는 치욕적인 숫자를 올 해 바꿔 보자며 여성의 정치세력화에 힘을 합하고 있다.

오송-서울간이 20분대로 좁혀져?

총선 이외에 2004년 4월 빅뉴스가 될 키워드가 또 하나 있다. 바로 경부고속철 운행이다. 지난해 11월 14일 경부고속철 오송역 설치가 최종 확정됨으로써 충북의 발전을 획기적으로 앞당길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오송역 설치추진 운동은 지난 88년 충북이 빠진 고속철 노선이 검토된 이후 89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충북 연두순시차 방문했을 때 오송역 설치를 건의하면서 본격적으로 일었다. 이후 경부고속철오송역유치추진위원회가 만들어져 범도민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14년만에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됐다.

이로써 오송-서울간 거리가 20분대로 좁혀져 도민들의 생활패턴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오송역은 지난 99년 616억원을 들인 노반공사에 이어 역사용지 매입이 완료된데다, 최근 홍재형 의원이 따온 20억원을 포함해 290억원에 달하는 건축비 등이 확보돼 있어 2∼3년 내에 완공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하면 오는 10월 8∼14일까지 1주일간 도내에서는 제85회 전국체전이 열려 전국민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에서는 79년 제8회 소년체전과 90년 71회 전국체전을 개최한 바 있다. 도세가 작다보니 개최지로 부각되지 못해 전국 규모 체육행사가 별로 열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충북도에서는 전국체전준비기획단을 출범시킨 뒤 카운드다운에 들어갔고 도내 체육계 역시 치밀한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다만 어떻게 해야 일반인들까지 관심을 갖는 ‘참여형’ 스포츠축제로 꽃 피울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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