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춘선 책임 연구원
최저 비용으로 나노급 개발은 유례없는 일

“하이닉스는 이미 나노급(10억분의 1m) 반도체 기술영역에 진입한 상태입니다.”
하이닉스반도체 이천본사 생산기술센터 기술기획팀의 박춘선 책임연구원(41·차장)은 “연구소에는 0.09 미크론(100만분의 1m)급의 다이아몬드 칩 기술개발이 성공한 단계”라며 “현재 다이아몬드 칩의 경우 반도체 셀(cell)이 동작하는 것을 확인한 상태”라고 말했다. 박 차장은 “반도체에서 0.09 미크론 급은 나노급 기술영역에 속한다”며 “반도체 기술은 워낙 주기가 짧기 때문에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다가는 이내 미래 패권 경쟁에서 밀리기 십상으로 우리 회사에서는 이미 0.07 미크론 급의 노바(nova; 초신성이라는 뜻으로 하이닉스 내부에서 명명한 프로젝트명) 반도체 칩 공정 개발에도 착수한 단계”라고 밝혔다.

1989년 7월 당시 현대전자에 입사, 15년째 메모리 분야 연구부문에서 한 우물을 파고 있는항공대 전자과(82학번) 출신의 박 차장은 “반도체는 속성상 끊임없이 기술의 한계를 계속 뛰어넘지 않으면 안된다”며 “더구나 기술의 현장적응성을 높여야만 종국적으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연구원들은 책상에만 머물지 않고 생산라인을 수시로 찾아 모든 장비의 특성과 핸디캡을 파악, 즉시 조정해 주는 등 생산현장의 ‘닥터’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술개발 프로젝트가 떴다하면 목표기일내 일을 끝내야만 합니다. 그래서 특명이 떨어지면 임무가 완수될 때까지 연구원들에게 더 이상 공휴일이란 한가로움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추석이나 설날 연휴도 마찬가집니다.”

박 차장은 어려움에 처한 회사 사정 때문에 힘들었던 일도 많았다고 한다. “남들은 새 장비를 살 때 우리는 기존에 설치돼 있는 장비를 최대한 활용, 장비가 이론적으로 허용하는 극한까지 기술을 확장하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습니다. 회사의 투자재원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기존 장비로 나노급 기술의 문턱에 근접한 골든칩을 기존 장비로 개발-양산하는 쾌거를 이룩했는데 이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박 차장은 “연구원들의 이런 노력 덕분에 경쟁회사는 지난해 2조원 이상을 연구분야에 투자했는데 우리는 3000억원의 투자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지난해 하반기에 하이닉스가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내부에서 축적해 온 기술력의 개갚라고 말했다.

“나노급 시대에는 반도체에 쓰이는 물질과 ‘노광기술’이 핵심분야로 부각할 것”이라는 박 차장은 “현재 8인치 200mm 웨이퍼가 표준으로 돼 있지만 앞으로는 300mm 12인치 웨이퍼로 기준이 옮겨갈 것이며 2004년도에 이천공장을 중심으로 12인치 웨이퍼 생산 라인이 본격 가동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사업장에도 자주 들른다”는 박 차장은 “청주는 시스템 IC가 주력이지만 8, 9라인에서 생산하는 플래시 메모리 칩의 경우 디카와 휴대폰 PDA에 범용되는 제품으로 현재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미래를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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