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하신 제천교육장님!

혹, 이런 속담을 아십니까? "너구리 한 마리 잡으려다 온산 다 불태운다..."

이 옛날 속담이 뇌리를 스쳐가며 바로 어제 2003.12.26 금요일 제천교육청 회의실에서 회계실무 및 자체감사 사례 교육시 과연 교육장님이 비유한 내용이 적절했는지.교육행정인은 왜 그런 소리를 바로 그 자리에서 들어야만 했는지.....과연 직업이란 무엇이며...앞으로도 계속 학교행정실에서 근무해야 하는지.....교육행정인이란 어떤 존재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교육장님께서는 학교에 근무하는 교육행정직원에게 근무를 잘하라고 경고의 차원에서 하신 말씀이지만, 교육행정직원을 개에 비유를 한 속담은 적절치 못했습니다.....

아무리 교육행정직이 맘에 안들어도 그렇지, 고상치 못한 비유라고 하시면서 "집지키는 개가 집에 도둑이 들었는데 짖지 않았다면 그 다음날 개주인은 키우던 개를 당장 다른 집에 팔아버리거나 잡아먹을 것입니다...이와 마찬가지로 행정직원 역시 자신을 본분을 다하는데 최선을 다하여야 합니다...." 과연 이게 고명하신 교육장님께서 하신 적절한 표현입니까?
아무리 학교에 근무하는 교육행정직이 별 볼일 없고 하찮은 존재라지만 어떻게 고상하지 못한 비유라고 하시면서 개에 비교를 한단 말입니까?....고상하지 않았으면 안하셔야 되었습니다...학교라는 직장에서 열심히 근무하는 것과 개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습니까?...학교에 근무하면 고작 개정도 밖에 안된다는 말씀이십니까?

교육행정에 몸담고 있는 교육행정인으로써 정말 분노를 느낍니다...혹자는 그럴 것입니다..그런소리 안들을려면 잘하면 될거 아니냐고?...그건 우리의 현실을 모르는 사람이 하는 이야기 입니다....그리고 같은 말이라도 사석이 아닌 공식회의석상에서 하실 말과 해서는 안될 말이 있지요...아무데서나 소리나는 대로 생각나는대로 표현한다면 시정잡배와 뭐가 다르겠습니까?.....또, 그걸 모른대서야 어찌 우리가 존경하는 교육자라 하겠습니까?

훌륭하신 교육장님!

또 어제 하신 말씀 중에 "아무리 잘하는 장사꾼도 제일 못하는 공무원보다 나을 수가 없고, 아무리 잘하는 행정직원이라고 해도 가장 못하는 교사보다 나을 수가 없는 법입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교장, 교감의 말을 잘 안듣는 행정실장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사람이 있는 것도 문제지만, 더욱 큰 문제는 기능직 공무원들이 행정실장의 말을 안 듣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가만 생각해보세요. 기능직들은 문제 유형이 몇가지가 있지요. 과다하게 채무가 많은 사람, 술 좋아하는 사람, 노름 좋아하는 사람, 음주운전하는 사람, 남한테 시비걸기 좋아하는 사람 등, 뻔하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그런 사람 관리를 못한다면 행정책임자가 아니겠죠?..."..아주 좋으신 말씀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는 직업에 있어서 평등관은 사라지고..모든 직업에는 귀천이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30여년 전에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교과서에서 배울 때 이 세상에 직업은 귀천이 없으며 누구나 자기가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면서 이를 긍지와 보람으로 느끼면 자기가 몸담고 있는 직업이 이 세상에서 최고의 직업이라고 배웠습니다... 아마도 교육장님 같은 분이 학교에서 평교사였을 때 그렇게 교육을 하셨으리라 생각이 듭니다...그리고 그 말씀은 지금까지도 제 귓가에 맴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 가장 평등한 사고를 가지고 교육을 해야할 교육계에서조차 교사와 행정직을 비교하면서, 직업에 대하여 귀천의식을 갖고 특정직업에 우열관을 갖고 있는 분이 교육자라로써 존경을 받고, 한 지역의 교육을 담당하는 수장으로 근무해야 하는 우리의 현실에 분노를 느낍니다.

존경하는 제천교육장님!
이 세상에 어찌 언급하신 기능직종만이 문제가 있겠습니까?....그럼 다른 직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언급하신 문제가 없습니까?..교육장님이 존경하시는 교사중에는 이런 문제가 없습니까? ..만약 문제가 있다면 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셨습니까? 교육장님께서 책임을 지시겠습니까?

교육장님은 교육경험과 행정경험을 두루 갖추신 분이시기에 학교의 업무를 잘아시리라 믿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맡은 업무가 교사는 교육이 전문이요, 교육행정직은 행정업무가 전문인데, 업무성격자체가 다른데 어떻게 우열을 가릴 수 있다는 말입니까?
즉 담당업무가 판이하게 다른데 어떻게 교원이기 때문에 행정직보다 낫다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이는 교육행정의 기본개념을 망각한 발언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그 기본업무를 모르시고도 한 기관에 장이라고 하시겠습니까?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교원과 교육행정직사이에는 우열이 존재합니까? 만약 있다면 근거를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학교 내에서 바른 교육행정을 하고자 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실장들이 말을 안들었을까요?...또 공개회의석상에서 그런 말씀을 하시기 전에 행정실장들이 왜 교장, 교감의 말을 안 듣는 것인지 단 한번만이라도 그 이유를 알아보셨습니까?

일부 극소수 실장을 제외하고 누가 감히 정상적 명령을 내린 교장의 말을 듣지 않고 업무와 특별한 관련성이 없는 교감과 맞서려 하겠습니까? 교육장님이 언급한 그런 실장이 있다면 자기 직분을 다하기 위하여 용기와 소신을 갖춘 모범공무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행정실장은 회계에 관하여는 교장과 대립적 또는 상호 견제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어느 정도와 긴장과 마찰과 불협화음은 이미 직책에 내제되어 있는 것입니다.

만약 바른 교육행정를 펼쳐나가고자 정상적 명령을 내렸는데도 말을 안들었다면 명령불복종죄로 처벌하면 될 것이 아니겠습니까?

존경하는 교육장님!

제가 비록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은 아니지만 학교현장에 몸담고 있는 같은 교육행정인으로서 분노를 느끼며, 2003.12.26일 제천교육청회의실에서 행한 교육행정인 비하 발언에 대하여 공개해명 하시고 즉시 사과 하시길 바랍니다.

2003.12.27

광주광역시교육청산하 신암초등학교 행정실 선성수 (062-650-0671)

이 글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교육기관본부 자유게시판(http://www.gongmuwonedu.org/)에 올라온 내용을 근거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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