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선정, 네슬레사태 가장 화젯거리
오창산단, 오송과학단지 충북경제 청신호

올 한해는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날’이 많았다. 장기 경기침체로 인해 신문과 뉴스는 우울한 사건으로 도배되는 날이 많아, 국민들은 경기가 호전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올 한해 경제계 가장 큰 바람을 일으킨 것은 해외 원정 투쟁까지 나서 국제적인 뉴스거리가 됐던 네슬레 145일간의 파업이다. 이에 버금가는 화젯거리로는 법정관리의 끝에서 회생하기 위한 대농의 몸부림, 6분기만에 흑자를 낸 하이닉스반도체, 임금상승과 불안한 노사관계의 탈출구로 외국행을 결심한 중소기업들, 30년에 걸친 소주면허 지분 다툼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한해 동안 뜬 오송과 관련한 오송생명과학단지 보상시점과 착공식, 오창과학산업단지 입주업체 100개 돌파 등 굵직굵직한 일들이 있었다.
이런 사건을 중심으로 한해 동안 경제계 7대 뉴스를 선정, 정리해 봤다.

네슬레 사태 145일이 남긴 것들
노조의 스위스 방문으로 국제적 이목을 집중시킨 한국네슬레 사태는 승자도 패자도 없이 노사 모두에게 숱한 과제와 후유증을 남겼다. 노사는 이 사태를 통해 서로의 입장만 고수해서는 타협에 이를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지만 회사와 노조, 조합원과 비조합원, 관리직과 생산직 사이의 긴장감과 적대감으로 인한 살얼음판 분위기는 해결 과제로 남았다. 또한 노사 모두에게 큰 경제적 피해를 안겨줬다. 파업기간 동안 임금을 받지 못한 노측, 500여원의 매출 손실을 본 사측. 뿐만 아니라 40%에 달하던 국내 인스턴트 시장 점유율이 20%대로 하락하는 등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네슬레 노조가 지난 9월 5일 전면 파업에 돌입한 후 145일 동안 감행된 것은 임단협 초창기 노조의 강력한 협상참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등을 돌린 경영진과 최후의 수단인 파업이라는 칼을 너무 일찍 빼든 노조,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제 네슬레 노사는 현장에 복귀해 가슴 속 상처를 치유하고 막대한 경제적 손실 등 남은 과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야 할 시기임이 자명하다는 반응이다.

대농의 회생 몸부림
1975년 청주공단에 선두로 입주해 충북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던 대농이 5여 년에 걸친 법정관리 탈출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그 결과 대농청주공장을 증평공업지역으로 이전키로 확정했으나 서울지방법원이 신안컨소시엄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지정하지 않아 M&A(기업인수합병)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형국이다.

대농청주공장은 위기 탈출을 위해 기존 공장부지를 용도변경, 개발해 발생하는 부가가치로 회사의 부채를 갚고 청주인근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이닉스 6분기만에 흑자
긴 경기불황 속에서 하이닉스반도체(대표 우의제)의 흑자실현은 지역 경제에 큰 힘을 실어 줄 것이라는 희망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었던 하이닉스가 흑자로 돌아서는 데는 원가절감에 주력하고 반도체 경기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하이닉스는 지난 10월 22일 “올 3/4분기 경영실적과 관련해 해외법인 연결기준으로 1조81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고, 최근 몇 년만에 처음으로 1030억원의 경상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청주공장을 비롯한 하이닉스는 4/4분기도 반도체 시장이 청신호라며 기대와 자신감에 차 있다.

중소기업의 잇딴 해외진출
생산성을 앞지르는 임금상승률과 불안하기만 한 노사관계, 여기에 우리 사회 만연한 반기업 정서, 게다가 경제문제는 아랑곳하지 않고 돌아가는 정치권 동향 등이 업체들, 특히 제조업체들을 해외로 떠밀고 있다. 청주산업단지 입주업체 중 15%에 달하는 기업들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로 나갔거나 이전을 추진 중에 있다.

특히 초고속 발전을 하고 있는 중국행을 하는 청주산단 내 기업만 해도 삼화전기. LG산전, 한국네슬레 등 14업체로 가장 많다. 그 외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이집트, 미국으로 진출했다.

30여년에 걸친 백학소주 면허 지분다툼
1997년 하이트 소주에 매각된 백학소주가 소주제 면허 지분을 둘러싸고 30여 년에 걸쳐 지리한 다툼에 박모 전 백학소주 대표와 지역인사 P씨가 휘말렸다. “P씨의 아버지로부터 P씨의 면허지분을 인수받았다”는 박씨의 주장과 “증거물은 위조된 문서로 양도사실이 없다”는 공방 끝에 대법원은 “박씨와 P씨 2인 공동소유”라고 판결을 내려 30여 년의 지분다툼은 막을 내렸다.

오송생명과학단지 착공식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오송생명과학단지가 오랜 산고 끝에 10월 27일 착공식을 가졌다. 오송생명과학단지로 인해 오송은 투기꾼들로 들썩였다. 생명과학단지가 들어서게 되면 충북은 BT의 메카로 떠올라 충북으로선 도약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창과학산단 입주기업 100개 돌파
오창과학산업단지 입주기업이 100개를 돌파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은 또 한번 충북 경제에 희망을 주었다. 분양과정에서 IMF로 경제위기로 3년 간 단 한 업체도 분양을 하지 않았고 문의조차 없었다. 이에 도와 오창과학산업단지 기업창업이전지원본부(본부장 경제통상국장 박경국), 한국토지공사와 합동으로 수도권 등 1000여개 기업을 직접 방문하는 등 눈물겨운 유치열정을 쏟아 넣은 결과 현재 103개 업체에서 69만평을 분양하여 분양률이 87%에 달하고 있으며 현재 일부 용지는 부족한 상태이다.

LG화학은 전자소재공장을 오창산업단지 내 개설해 시험생산 중에 있다. 이는 향후 LG화학의 정보전자소재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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