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한햇동안 충북사람들이 관심을 보인 뉴스는 무엇일까. 충청리뷰가 만드는 인터넷신문 ‘오마이충북’을 토대로 인기 키워드를 알아본다. 올 한 해를 뒤흔든 뉴스중 네티즌들이 많이 클릭한 단어는 대체로 양길승, 지방분권, 원흥이방죽, 오송, 네슬레사태, 선거법위반 시비, 청남대, 성희롱 등으로 나타났다. 이 중 오송은 신행정수도 후보지라는 점에서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

7월 8일 발 기사가 전국 뒤흔들어

올 한햇동안 네티즌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것은 누가 뭐래도 양길승 사건과 관련된 것이었고 인기 검색어 역시 ‘양길승’ 이었다. ‘양길승 청와대 제1부속실장(48)이 토요일이었던 지난 6월 28일 청주를 비밀리에 방문해 새천년민주당 충북도지부 간부등과 회동한 뒤 청주 R호텔에서 1박을 하고 일요일에 상경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주목을 끌고 있다’로 시작하는 ‘오마이충북’ 발 7월 8일자 기사가 남긴 파장은 상당히 컸다.

당시 양실장은 청주 교외에 위치한 청원군 C식당에서 민주당 도지부 간부들과 당원,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들과 함께 매운탕을 먹고 2차로 청주 K나이트클럽에서 술자리를 거쳐 인근 R호텔에서 1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사는 7월 31일 SBS 8시 뉴스에서 양실장이 K나이트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나서는 모습, 3차 장소인 포장마차 모습, 사업가 정모씨가 여종업원들에게 돈을 건네는 장면 등을 담은 동영상 테이프가 공개되면서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된다.

 이 사건은 현직 검사인 김도훈 검사가 몰래카메라 제작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돼 더 큰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양길승 사건은 국회 법사위 대전고검 국정감사장까지 등장하며 관련자들이 줄줄이 구속돼 한동안 충북 도내는 물론 전국을 휩쓸었다. 네티즌들은 “충북뉴스가 전국을 이렇게 강타한 적은 없었다”며 연일 자유게시판에 의견을 올리며 전개되는 상황에 대해 질문을 퍼부었다.

지방살리기 3대 특별법에 보인 관심들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며 2003년을 달군 ‘지방분권’도 네티즌들이 관심을 보인 단어였다. 27개의 시민사회단체와 18개의 학술단체가 참여, 지난해 11월 창립한 ‘지역균형발전과 민주적 지방자치를 위한 지방분권국민운동 충북본부 및 신행정수도건설충북범도민협의회는  탄생을 고한 이래 줄곧 지방살리기 3대 입법과 지방분권 10대 의제 실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지방분권은 거대한 시대의 흐름으로 조선왕조 이래 600년 동안 고착된 중앙집권 구조를 혁파하는 일로 21세기 국가전략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평가되고 있다. 수도권은 ‘영양과잉’, 지방은 ‘영양실조’로 허덕이는 현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해답도 바로 지방분권에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11월 21일 신행정수도건설 특위 구성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충북도민들이 총궐기, 국회를 여러 차례 쫓아가 소리높여 성토하기도 했다. 신행정수도특별법안과 국가균형발전특별법안은 당초 23일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될 예정이었으나 정당간 의견차이로 미뤄지고 말았고 지방분권특별법안은 법사위 표결을 앞두고 있다.

지방살리기 3대 특별법안의 통과 여부에 따라 충북의 앞날도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행정수도 입지 예정지로 충북 오송이 충남 장기와 함께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도민들의 기대심리도 매우 높은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오송’도 인기 검색어였다. 신행정수도연구단 소속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는 지난 9월 “신행정수도가 수용할 인구는 50만명이 가장 적절하며 이를 위해 녹지를 포함, 2000만평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도시형태는 기존 대도시에서 상당히 떨어진 독립형 신도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이후 오송이 장기보다 우위에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기도 했다. 더욱이 오송에 경부고속철도 중간역 설치가 확정된데다 택지개발지구내에 8486가구의 아파트를 짓는다는 뉴스는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선거법 위반 시비 많았던 한 해

그런가하면 ‘원흥이’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 키워드다. 지난 3월 생태교육연구소 터 자연안내자모임이 아이들과 함께 ‘원흥이방죽의 두꺼비를 살려주세요’ 프로그램을 운영한 이래 사진전, 현수막 이어걸기, 원흥이 작은음악회, 원흥이 한마당잔치 등 다양한 홍보전이 펼쳐지면서 산남3지구 원흥이마을이 일약 유명해졌다.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원흥이두꺼비마을 생태문화보전시민대책위’는 이후 원흥사가 1305년 금강경을 목판 인쇄한 곳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과 법원·검찰청 이전계획이 확정되면서 산남3지구 도시계획이 왜곡됐음을 밝혀냈다.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이 지역에 관한 택지개발 심의를 하면서 토지공사충북지사로 하여금 여러 가지 수정 보완할 것을 지시한 점은 시민운동의 승리로 꼽히고 있다.

세계 제1의 다국적식품회사인 네슬레사태도 올 한 해를 달군 뉴스로 ‘네슬레’도 인기 검색어 대열에 포함됐다. 145일이라는 장기 파업사태를 겪고 네슬레 본사가 있는 스위스까지 투쟁단을 파견, 뒷얘기가 많았던 이 사건은 지난 11월 28일 기본급 3% 인상, 고용유지위원회 설치, 위로금 400만원 지급 등에 노사가 합의함으로써 극적으로 타결됐다.

그리고 2003년은 유난히 단체장들의 선거법 위반 시비가 많았던 해였다. 김천호 충북도교육감·한대수 청주시장·오효진 군수·이건용 전 음성군수·유주열 전 충북도의회 의장 등이 선거법으로 재판을 받거나 구속됐다.

따라서 정치지망생이건 아니건 이에 관한 기사를 눈여겨 본 것으로 밝혀졌다. 김천호 교육감은 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간신히 턱걸이로 현직을 유지하다 지난 11월 교육감 선거에서 다시 선거법위반 시비를 불러 일으키며 당선, 앞으로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고 한대수 시장은 지난 19일 대전고법 항소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아 시장직 유지가 가능하게 됐다.

오효진 군수도 ‘혐의없음’으로 밝혀져 선거법 위반여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이건용 전 군수와 유주열 전 의장은 구속됐다. 한편 이외에 지난 4월 개방된 청남대와 교원대 이 모 교수의 성희롱사건을 비롯한 몇 건의 성희롱, 도의회 폭력사건 등도 많은 사람들이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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