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청객은 한 명도 없어…‘의회 감시는 주민몫’ 인식 아쉬워

제6대 음성군의회(의장 정태완)가 지난 12일~15일까지 임시회를 열고 19개 실·과·사업소별 2010년도 하반기 군정 주요업무보고 및 일부 조례안을 심의 의결했다.

음성군의회 전체 의원수는 8명이다. 민주당은 정태완·손수종·조천희·이대웅· 김순옥(비례대표) 의원 등 5명, 한나라당은 이한철·남궁유·손달섭 의원 등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 제216회 음성군의회가 지난 12일~15일까지 열려 군정 주요 업무보고 등이 이루어졌다.
전체의원 중 3선은 이한철 의원, 재선은 정태완, 남궁유 의원이고 나머지 5명은 초선의원이다. 그런데 초선 가운데 3명이 음성군 공무원출신이다.

제 동네 챙기기 골몰 ‘눈총’

이번 제216회 임시회는 제6대의회의 실질적 첫 의회로 대부분의 의제는 하반기 군정 주요업무보고로 의원들이 군정 업무 파악을 하는 중요한 회기다. 각 실과사업소별로 공무원들이 먼저 의원들에게 업무를 일목요연하게 보고한 후 의원들과 질의 응답하는 순서로 이어졌다.

일부 음성군 공무원 출신 의원들은 공무원 출신답게 업무를 잘 알고 있었다는 듯 질의가 계속 이어지는가 하면 아예 질의조차 하지 않는 의원도 있고 일부 의원은 실태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질의를 계속해 담당 공무원들을 난감하게 하기도 했다.

또 일부의원은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읍면의 현안과 관련한 업무보고에 대해서만 질의를 하고 자신의 선거구지만 거주하고 있지 않은 읍면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한마디 질의조차 하지 않아 공무원들로부터 ‘제 동네 챙기기’에 바빴다는 눈총을 받았다.

하지만 한 의원은 용어나 개념이 이해되지 않는 것을 공무원들에게 질의하는 등 학습하는 자세를 보여주면서 대안 마련을 요구해 의원 체면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의욕을 가지고 의정에 임하는 자세를 가졌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제6대 의원들과 함께 첫 군정 주요업무보고를 마친 정태완 의장은 “초선 의원들이 많지만 공무원출신들이 있어 군정에 대한 숙지가 빠르고 의회도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견제와 감시뿐 아니라 음성군의 발전과 군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의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생활정치에 무관심 ‘씁쓸’

초선의 한 의원은 “배우는 자세로 임하다보니 너무 소극적으로 의회에 임하게 된 것 같다”며 “민원인들의 이야기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공무원들에게 질의를 하는 것이 부담이 됐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웃 지방의회인 진천군의회는 첫 군정 주요업무 보고 때부터 의욕과 열의가 넘쳤고 대안까지 제시하는 의원들도 많았다. 1개과의 업무보고를 받는데 의장까지 모든 의원이 질의에 나서 공무원들로부터 ‘여의도보다 더하다’는 반농담이 나오기까지 했다.

광주광역시 서구의회에는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병완 의원이 있다. 장관급인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지낸 사람이 출마해 기초의원에 입성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의원은 한마디로 “주민들의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감시해 풀뿌리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되는 데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

기초의회는 정치라기보다는 ‘생활정치’라고 한다. 생활정치인은 체면보다는 주민들의 이웃이자 대변자이다. 그렇기에 의회에서 두려움 없이 질의하면서 그 속에서 공부를 해도 탓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 진천군의회나 음성군의회도 마찬가지로 방청석에는 한 명의 방청객도 없다. 오로지 다음 보고 순번을 기다리고 있는 공무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선거후 첫 군정 질의인데도 방청석을 찾은 주민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은 생활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라 씁쓸하다. 선거 때 꽤나 관심이 있는 듯 이야기꽃을 피우며 칭찬과 욕설을 섞어가며 관심을 보이던 것을 생각하면 한 둘은 보일 것도 같은데 그렇지가 않다.

행정부 수장인 군수와 군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은 의회의 몫이다. 그렇다면 또 의원들과 의회를 감시하는 것은 누가해야 될 몫인가. 바로 주민들의 몫이다.

앞으로 개회될 음성군 의회에서 활력 있는 질의와 대안 제시를 하는 의원들이 있는 지,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는 방청객이 나타나게 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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