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국도석재’ 대표 석공예가 도우호씨
7m짜리 대형 좌불약사여래불 제작 나서

청원IC 부근 청주∼신탄진 국도변에 자리한 남이면 외천리 ‘국도석재’ 작업마당에는 좌대 2m에 몸체 높이만 5m에 달하는 거대한 좌불약사여래불이 웅장하면서도 불심 가득한 자태를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국도석재 대표이자 석공예가인 도우호씨(47)가 충남 보령시 미산면 도화담리 산암사(일도 스님)에 모셔질 석불을 한창 제작하고 있는 현장이다.

도 대표는 차갑고 딱딱한 돌을 정과 망치로 일일이 쪼아 부처님을 중생 앞에 ‘드러내는’ 작업을 마치 용맹정진하듯 진지하게 수행하고 있다. 도 대표는 “석불 완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부처님 뒤에 석굴암의 그것처럼 돔 모양의 형상을 제작하게 될 것”이라며 “모든 작업이 끝나려면 앞으로 10년은 더 소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산암사에서 요청한 천불상(千佛像)도 제작중인 도 대표는 최근엔 천안 도인사에서 6년간 기거하며 통돌로 높이 10m짜리 지장보살(좌대포함 14m나 된다고 한다)을 제작, 모시는 등 불가와 인연 깊은 작업에 집중해왔다. 그가 지금까지 만들어온 석불이나 석탑, 석등, 동물상만 3000여점.

“제 나이 또래가 다 그렇듯 저 역시 어렸을 때 집안이 궁핍했습니다. 경북 성주군 월항면 수죽리가 고향인데 동네에서 석공일을 잘 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학업을 포기해야 했던 저는 자연스레 그 분 밑에 들어가 석공일을 배웠지요. 그것이 벌써 30년 넘게 이 길을 걷게 된 시발점이었습니다.”

도 대표는 돌을 다듬는 일에 소질이 있었던 모양이다. 체계적인 교육 없이 현장에서 선배들의 손놀림을 어깨 너머로 익힌 ‘돌 일’에 대한 실무와 이론을 스스로 체계화한 그는 1988년 경기지방기능경기대회 석공직종에서 2위에 오른 것을 비롯, 1993년 제 28회 전국기능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하는 등 서서히 그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실험’받고 인정받았다. 2001년 대전기능경기대회에서 심사위원으로 위촉받은 것도 우연의 결과 때문이 아니었다.

마음을 닦듯 돌을 닦아내는 일로 한 길을 걷고 있는 도 대표는 “석물의 대중화와 석공예 부문에서 선조들의 장인정신을 되찾는 일에 정진하고 싶다”고 했다. 도 대표가 최근 청주 남석교의 교명주에 있던 고려견상(犬像)-2쌍중 1쌍은 청주대학교 내 용암사에 옮겨져 보관되고 있다-을 복원하는 작업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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