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억 중 신규 예산 27억 뿐, 나머지는 기존 사업 포장만 바꿔
대부분 시군 축제·일회성 이벤트, 관광상품 판매는 개점휴업

대충청방문의 해 상반기 결산

2010 대충청방문의 해가 절반을 훌쩍 넘었지만 그 성과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충청북도가 대전·충남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9개 공동사업을 포함해 대충청방문의 해를 맞아 준비한 프로그램은 모두 100개. 특히 판매에 나선 관광상품은 이렇다할 호응을 얻지 못한 채 유명무실해 지고 있고 인위적으로 준비한 이벤트와 시군 축제만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대충청방문의 해 상반기를 결산하고 충북관광 활성화의 활로를 고민해 보고자 한다.

▲ 2010 대충청방문의 해가 절반이나 지났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회성 이벤트와 기존 행사 모아놓기 식 사업 추진으로 충북관광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충북 관광객 5000만명 가능할까

충청북도는 관광객 5000만명 유치와 경제효과 1조원 달성을 목표로 대충청방문의 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중 문화체육관광부 통계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관광객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11.1% 증가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을 방문한 관광객은 4369만957명이었다. 하지만 관광객 증가율 11.1% 달성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평균 관광객 증가율은 6.9%인 것을 감안하면 2배에 가까운 관광객 증가율을 기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관광지식정보시스템 집계가 끝난 올 1/4분기 관광객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이 기간 충북을 찾은 관광객은 729만371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84만1864명에 비해 6.6% 증가하는데 그쳤다.

더욱이 18.6%였던 2006년 1/4분기 충북관광객 증가율이 2007년 10.7%, 2008년 9.06%, 2009년 6.47%로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충북도는 잠정 집계된 5월말 도내 관광지 방문객이 1568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9.63% 증가했다며 관광객 목표달성은 어렵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는 금융위기에 이은 경기침체로, 올 해에는 구제역과 천안함 침몰, 지방선거 등으로 관광객 증가세가 저조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잠정집계된 관광객 수가 10% 가까이 증가하고 있어 관광객 5000만명 목표는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충북을 찾는 관광객 대부분이 숙박을 하지 않는 당일 방문객이어서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도내 관광지를 찾는 방문객들은 대부분 자가용을 이용해 잠깐 들러보고 떠나는 경우가 많다. 여름철 유명 계곡 등을 제외하면 숙박시설이 남아도는 현실이 이를 반증하고 있으며 머무는 관광으로의 체질개선이 매우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빈약한 예산 일회성 행사 많아

2010 대충청방문의 해를 충북 관광 활성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은 말 그대로 ‘계획’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충북도가 대충청방문의 해 사업 추진을 위해 확보한 예산은 173억원. 얼핏보면 적지않은 규모의 예산을 확보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중 신규로 배정한 대충청방문의 해 사업예산은 27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173억원의 예산은 국비 20억원과 도비 27억원, 시군비 126억원으로 구성됐는데 126억원의 시군비는 각 시군이 매년 개최하고 있는 지역 축제를 대충청방문의 해 사업에 포함시켰기 때문일 뿐 새로 편성된 예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20억원의 국비 또한 절반을 대전·충남과 함께 추진하는 공동사업에 사용토록 돼 있어 실제 충북도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에는 37억원 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충청방문의 해를 맞아 겉으로는 매우 의욕적으로 관광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뜯어보면 기대에 크게 미흡하다. 대형이벤트와 지역홍보, 관광상품 개발 등의 사업을 벌이면서 고작 27억원의 예산만 배정했다는 것만 봐도 충북도의 관광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충북도가 추진하는 2010 대충청방문의 해 100대 사업도 이같은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21개의 대형이벤트 행사를 진행할 예정인데 대한적십자봉사회 전국총회, 열린음악회, 아시아산악자전거대회, 2010대한민국 온천대축제 등 일회성 행사가 많다. 여기에 한방바이오엑스포, 박달가요제, 세계태권도문화축제 등 이미 예정된 행사를 포함해 구색 맞추기에 치중했다는 것이다.

특히 전체 예산의 70%인 120억8000만원이 배정된 34개 시군연계사업은 지역축제를 열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빈약한 예산 탓인지 시군연계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지역의 거의 모든 축제를 나열하고 있다. 심지어 유사축제로 통폐합 필요성이 제기되는 지역축제까지 포함시켜 사업의 성과보다 보여주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방문의 해 절반, 사업 완료는 13%
가을에 몰린 지역축제 대거 포함 탓

2010 대충청방문의 해가 절반을 훌쩍 넘었지만 충북도가 추진하는 100대 사업 중 마무리된 것은 겨우 13개에 불과하며 나머지 87개 사업은 여전히 추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완료된 사업은 대충청방문의 해 3개 시도 공동개막식과 대한적십자봉사회 전국총회, 불교문화페스티벌, 디자이너 이상봉 특별전 등 이벤트 행사와 옥천이원묘목축제, 지용제, 음성품바축제 등 일부 지역축제 등이다.

이렇듯 대충청방문의 해 사업추진이 지지부진 한 것은 홍보마케팅, 관광상품 개발 판매 등 지속사업 뿐 아니라 대부분의 행사가 하반기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34개 지역축제중 6개 행사만이 상반기에 열렸으며 나머지 28개 축제는 하반기에 개최될 예정이다. 특히 난계국악축제, 청주직지축제, 청원생명축제, 생거진천문화축제 등 17개 축제가 9~10월에 집중돼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신규 행사보다 기존 행사와 지역축제를 대거 포함해 대충청방문의 해 사업으로 편성 하다보니 가을철에 집중됐다. 부족한 예산과 인력, 관광인프라 등 대충청방문의 해가 충북 관광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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