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차이가 실제론 큰 차이 만들어 내
개발주체보단 행정의 철학부재가 문제핵심

 개발 방식에 있어 토공과 주공의 차이점

주공=상업용지 전무. 청소년 위해시설 원천봉쇄 공원협소 주거용 공간특화

토공=상업용지 비중 상대적 높음. 술집 디스코텍 러브호텔 난립. 공원 도로 상대적으로 넓은 편. 자족형 도시기능 확보 가능.


계획적으로 개발됐다는 각 지역의 모습과 분위기, 나아가 정체성이 개발주체에 따라 큰 차이를 드러내는 건 무슨 이유 때문일까.

주택공사 충북지사는 “우리는 주택공급을 우선하는 개발원칙에 따라 개발지역내에 상업용지를 최소로 배정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 대신에 준주거용지를 지정하고는 있지만 그나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위해한 시설들이 원천적으로 들어서지 못하게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택공사가 일반상업용지를 전혀 두지 않는 대신에 설정하는 준주거지역이나 근린생활시설 용지에는 술집이나 단란주점 디스코텍, 나아가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소위 러브호텔 등의 시설은 들어설 수 없게 돼 있다.

주공은 특히 개발지구내에 대한 전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면서 학교 등 공공시설을 아파트와 근접한 요지에 위치시키는 점도 타 개발주체들과는 다른 개발전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공의 개발방식이 장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토지공사 등에 비해 공원과 녹지 공간은 오히려 좁다. 또 작은 평수 위주의 서민 아파트를 중점적으로 건설하다 보니 밀도가 높은 것도 단점이다. 삐쭉삐쭉 솟은 고층아파트들이 주공이 개발한 지역에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토공은 온전한 도시기능 목표로 개발…그러다 보니 상업지역 많이 배정
하지만 이런 문제는 동전의 양면처럼 일장일단이 있다. 밀도가 높은 만큼 용적률이 낮아져 단지와 단지 사이의 여유로운 배치가 가능, 공간 활용성이 좋아지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소위 ‘주공식’으로 개발된 지역의 경우 그 지역에 온전한 도시기능이 다 갖춰지지 못한다는 결정적인 한계도 갖고 있다. 궁극적으로 ‘주공식’ 개발은 아파트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주공은 “택지개발뿐 아니라 아파트까지 직접 지어 공급해야 하는 만큼 다른 측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가장 큰 주안점은 단지별 ‘세부계획’을 일일이 세워 단지간 통일성과 조화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이는 민간 아파트 건설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기 위한 당연한 생존전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주공은 실제로 단지배치 계획까지 토지이용계획에 포함시켜 승인받은 뒤 택지개발에 나서고 있다.

주공 충북지사는 “예를 들면 보행로와 녹지체계를 밀접하게 연계시켜 도심 속에 멋진 산책로를 조성하는 것과 같은, 사소해 보이지만 세심한 배려가 타 개발주체들과는 다른 ‘그 무엇’을 차별화해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접근방식따라 작지만 큰 차이 내
이런 면에서는 자치단체나 토지공사의 경우 공동주택용지 등을 조성해 팔기만 하면 개발사업이 끝나기 때문에 주공과는 접근자세가 출발부터 다른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토공 등으로부터 용지를 분양받은 민간 건축업체에서는 저마다 아파트 건설에 나서게 되고, 결과적으로 개발지구 전체의 통일성과 조화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공공주택용지를 분양받은 민간업자들로선 수익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 상대적으로 빽빽하게(용적률이 높게) 아파트를 건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니 개발주체나 도시계획 및 개발 행정을 펴는 지자체에서 오히려 용적률을 높게 해 줘 민간 건설업자의 ‘투자’를 유도하는 측면도 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민간업체들이 아파트를 통합적으로 설계-건축하기를 바라는 것은 난센스라는 것.이때문에 토지공사가 개발한 지역은 주공과는 거의 정반대로 아파트의 용적률은 높고 밀도가 낮은 특징을 띠고 있다. 물론 밀도가 낮은 것은 단독주택용지의 배정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독주택용지가 오히려 문제가 되기도 한다. 용지의 분양성을 높이기 위해 단독택지용지를 사실상 근린생활 용지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토지공사는 청주시의 승인아래 단독주택용지 중계-건축하기를 바라는 것은 난센스라는 것.

이 때문에 토지공사가 개발한 지역은 주공과는 거의 정반대로 아파트의 용적률은 높고 밀도가 낮은 특징을 띠고 있다. 물론 밀도가 낮은 것은 단독주택용지의 배정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독주택용지가 오히려 문제가 되기도 한다. 용지의 분양성을 높이기 위해 단독택지용지를 사실상 근린생활 용지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토지공사는 청주시의 승인아래 단독주택용지 중 무려 40%에 근린생활시설을 설치하도록 한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단독주택지역에까지 상점들이 난립, 준상업지구로 변모시키고 그 여파로 교통혼잡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같은 개괄적 관찰은 계획적으로 개발됐다는 지역에 대한 일반적 인식에 바탕한 것으로 비과학적일 수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데이터에 근거, 각 주체들이 개발한 지역들이 서로 어떠한 ‘차이젼을 드러내고 있는 지를 살펴보자.

사실 계획적으로 개발된 지역들의 경우 일반상업용지를 제외하고 도로 공원 공공시설용지 등은 전체 개발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율에서 큰 차이가 없다. (도표 참조) 그런데도 개발된 이후 각 지역의 전체 분위기와 느낌 등이 확연히 다르게 다가오는 이유는 불가사의하다.

토공-주공 개발방식 일장일단 있어
앞서 지적했듯 주택공사가 개발한 지역은 생활편의시설들이 아파트에 매우 근접한 거리에 위치하도록 단지별 계획이 사전에 짜여진다. 그렇다 보니 주민 편의성은 물론 보행안전도도 상대적으로 높다. 현대-대우 아파트와 라데팡스 사이의 보행로는 운치가 뛰어나 산책로로 사랑을 받고 있다. 주택공사는 단순히 택지를 개발-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아파트를 건축해 공급하는 만큼 결국 택지개발의 지향점을 토지공사 등과는 출발부터 다르게 잡고 있다는 반증이다. 쉽게 말해 아파트 생활에 가장 적합한 개발모델을 갖고 있는 게 주공이다.

반면 토지공사 등은 궁극적으로 토지개발-공급이란 목표에 주안점이 맞춰져 있다. 다만 여기서 유의할 점은 주공과 토공(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개발방식 중 어느 쪽이 더 우월하다고 단정짓기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장단점을 다 갖고 있는 때문이다. 토지공사가 많이 배정하는 상업지구만 해도 도시생활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공간이다.

도시계획 철학과 통합적 시각 절실
그렇지만 같은 상업지구라도 도시의 정체성과 이미지 등 통합적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더 적극적으로 말하면 한 도시의 아이덴티티를 발굴, 보전하고 창조해 나가기 위한 방향에서 개발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큰 틀의 도시 ‘그림’을 먼저 그려 놓은 뒤 이를 바탕으로 세부계획을 짜 나가야 할 필요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래야 하복대에서 저지른 난개발의 실책을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도시계획 전문가들의 말이다. 그런 점에서 하복대의 사례는 토지공사의 잘못이 아니라 오히려 청주시의 과오가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지적이 높다.

결국 청주시를 비롯한 지자체의 통합적 시각, 철학, 미래 비전 등 고차원적인 가치관이 도시계획을 입안하고 실천하는 데 ‘가이드 라인’으로 기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래야 앞으로도 계속될 계획적 도시개발이 보다 아름답고 완벽한 도시 조성을 담보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세부적인 토지이용계획부터 우왕좌왕하기 십상으로, 인간 중심의 자연 친화적 도시개발은 연목구어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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