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담장 다음 주 중 철거, 다음 계획은 용역통해 확정
도내 소재 정부부처·도단위 기관 단체 담장도 허물어라

충북도청 담장. 다음 주 중 흰 철책이 사라진다.
충북도청 담장도 열린다. 이시종 지사는 관사 개방과 담장철거 공약을 제시했다. 담장은 특히 도청
정원이 도민들의 품으로 돌아와 시내 녹지공간이 확보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아름드리 나무 수십종
과 정자, 벤치, 연못, 오솔길이 있는 정원은 정말 아름답다. 봄에는 목련꽃과 벚꽃 등이 밝게 인사하
고, 여름에는 짙푸른 녹음이 그늘을 만들어주고, 가을에는 알록달록 단풍잎들이 운치를 더해주는 곳
이 바로 이 곳이다.

현재 중앙초등학교 쪽으로 작은 쪽문이 나 있으나 일부 시민들만 정원을 찾을 뿐 대부분은 관공서의
묵직한 위압감 때문에 들어오는 것을 꺼린다. 정책기획단 관계자는 “도청 담장을 허무는 것은 충북
도가 권위주의를 벗고 대화와 소통으로 도민들을 만난다는 의미가 깃들어 있다. 도청과 도민과의 거
리감을 없애고 행정편의주의를 주민편의주의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 개방은 도지사 관사
와 함께 이 지사가 ‘함께하는 충북’을 실현하기 위한 첫 번째 실천이라는 것이다.

도청 담장을 허물자는 도민들의 여론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주병덕 전 지사는 2선에 도전하던 후보
시절 담장철거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2002년 청주시에서
담장허물기 사업을 시작하면서 도청 담장도 허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충북도가 철거할 경우
파급효과가 상당하고 지리적으로 도심 한 복판에 위치해 있어 숨통을 틔워주기 때문. 그러나 집회·
시위대가 올 경우 청사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역대 도지사들은 관심이 없었다.

도청의 대지규모는 7필지 3만690.5 제곱미터다. 이를 빙 둘러싸고 있는 게 담장이다. 지난 2002년 충
북경제포럼에서는 정책연구과제로 ‘충북도청 외부공간 활용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당시 이 연구에
는 “일제잔재인 권위주의를 벗고 주민들과 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자. 청사 보안문제는 기
존 청사간 연결통로를 만들어 외부에서의 출입 통로수를 줄이고 청사내 무인경비시스템을 도입해 해
결할 수 있다. 또 주차문제는 최소한의 주차면수만 확보하고 차량출입을 억제, 대중교통수단을 적극
이용해 해결하고, 우범지대화는 가로등의 집중적인 설치로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번
에도 이 지사에게 이 내용이 전달됐고 최종 승낙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다음 주 중 담 주변에 쳐진 철책을 걷어낼 것이다. 그리고 내년 본예산에 예산을
확보해 주변을 어떻게 꾸밀 것인지 검토할 것이다. 아마 전문가 용역을 거쳐야 자세한 내용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도청에서 담장을 허문다면 도내 기관·단체·학교에도 담장철거바람이 불 것이
다. 청주시내에 소재하고 있는 정부부처와 도단위 기관, 도내 시·군 자치단체, 금융기관 등은 청주
시에서 담장허물기운동을 전개해도 전혀 동참하지 않았다. 이들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충북도가
나서야 한다.

청주시 담장허물기운동 2002년 본격 시작
기관·동사무소·학교 담장철거 동참
“학교 성폭행 문제는 보안강화로 풀어야”

청주교육대는 담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나무를 심어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앞으로 훌륭한 휴식공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청주에서 공공기관 담장허물기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01년이다. ‘푸른청주21추진협의회’ 등은 용암
동녹색만들기추진팀을 구성하고 용암초 담장을 처음으로 허물었다. 바로 이듬해 청주시와 충북생명의
숲가꾸기운동본부·충북도교육청 등이 바통톤을 이어받았다. 그러자 사직1동·사직2동·사창동·용담
동사무소와 근로자복지회관 등이 담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녹지공간을 만들었다. 시내 각급 학교들도
동참했다. 청주고·청주교육대·우암초·남성초·모충초·주성초·청주공고·청주여고·충북고 등은
담장을 없애고 학교숲을 조성했다. 그런가하면 모충동 형석아파트와 분평동 우성2차 아파트, 명성교
회·복지회관도 가세했다. 전국적으로는 대구시가 96년 담장허물기범시민운동을 벌여 오랫동안 해왔
다.

청주시 공원녹지과에서는 담장을 철거하는 곳에 폐기물처리는 물론 의자와 파고라 등의 시설물 설치,
공원을 조성해주고 있다. 학교같은 경우는 인도와 담장허문 곳, 운동장의 일부를 합쳐 숲을 만들어주
고 있다. 그러면서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게끔 하는 것이다. 당시 공원녹지과에서는 공공기관
위주로 공문을 보내 담장허물기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시청과 산하기관, 동사무소는 거의 허물었고 현재 율량동 럭키아파트에서 담장허
물기를 신청한 상태다. 학교와 공공기관, 아파트 같은 곳에서 더 동참한다면 청주시가 시원해지고 밝
아질 것이다. 얼마전 학교안에서 성폭행사건이 발생해 학교가 주춤하고 있으나 담장이 없다고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고 안 일어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교내 아동성폭행으로 인해 담을 허문 학교가 다시 담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있을 정도로
학교와 학부모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러나 담장을 철거한 것과 이 사건과는 큰 연관관계가 없
다. 사건은 평일에 생기는 게 아니고 보안의 허점을 노린 주말과 공휴일에 생기기 때문. 오히려 담을
허물고 안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개방하고 건물내 보안장치를 강화하면 나쁜짓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많은 사람들의 얘기다. 그보다는 학교담을 철거하고 주변에 숲을 조성하면서 벤치 등을 설치해 지
역주민들로부터 환영받는 곳이 훨씬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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