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남영 HCN충북방송 대표이사

모름지기 기사 문장은 3C를 지향한다. 간결성(concise), 정확성(correct), 명확성(clear)이 그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 27~28일자 지역 신문과 방송 기사를 톺아보았다.

기사를 쓰다 보면 간결하게 쓰고 싶어도 내용상 그러지 못하는 수도 많다. 그러나 길면 핵심이 흐려진다. 기사 전문은 50음절 이내, 본문도 길어야 70음절 이내가 권장된다. 한 논문(‘신문기사 문장길이에 대한 한일 비교연구’,김한식)에 따르면 조·중·동 기사의 한 문장 평균 길이는 70자를 넘지 않았다. 어떤 이는 최장 30단어를 제시한다.

충청도민신문 28일자 8면의 <이 같은 활동으로 ~ 가졌으며 ~ 취득하였고, ~ 음성경찰서의 노력은 ~발생하였으나, ~결실을 맺고 있다>라는 문장은 203자에 달한다. 더 긴 문장도 있다. 충청타임즈 28일자 4면의 다음 문장은 무려 234자에 달한다.

<이 행사는 자발적인 신청을 통하여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집결지에서 순례를 시작해 충청권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고, 기존 10박 이상 장기간의 순례프로그램과 차별화하여 5박 6일간의 행사로 진행, 장기간 프로그램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최소화하며 무작정 걸으며 텐트를 가지고 야영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관광활동과 연계된 프로그램으로 현지 관광지 조사활동, 2010대충청방문의 해 및 참가자 지자체 홍보활동 등을 실시하게 된다.> 중언부언에다 주어 실종으로 산만하다.

팩트(사실)의 정확성은 여기서 거론할 바 아니고, 명확성은 문장호응이 완전하고 단어 쓰임새가 적확할 때 실현된다. 중부매일 28일자 15면 <교통편의와 교통비로 인한 가계부담을 덜어주고~>라는 문장을 보면 교통편의가 가계부담의 원인쯤으로 기술돼 있다. 충청매일 28일자 13면 <건강한 생활습관 개선을 제고시켜 지역주민의 건강증진과 보건 향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는 문장을 보자. ‘제고’의 목적어로 ‘개선’은 부당하며 ‘높아지는’의 주어로 ‘향상’은 어색하다.

의미는 통하되 술어가 적확하지 않은 예도 많았다. 충청일보 28일자 15면 <등하굣길에 위험을 주고>는 <등하굣길 안전을 위협하고>가 어떨까? 충북일보 28일자 10면 ‘(평화의 탑)조성’은 ‘건립’으로, MBC 6월27일자 ‘(왕복항공권)지원’은 ‘제공’으로 고치는 게 낫다.

평면적 토목구조물이 아닌 건축물이기에 그렇고, 항공료라면 몰라도 항공권이라면 말이다. 충북일보 28일자 3면 <기상예보 수준이 급격히 올라갈 전망이다>에서 ‘급격히’는 ‘몇 단계’로 바꾸는 편이 좋겠다. 향상의 속도가 아니라 정도를 말하려는 것 아닌가? 별걸 다 따진다는 의견도 있겠다. 그렇지만, 기사완성도는 팩트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조탁할수록 올라간다.

이 밖에 ‘설레였겠는가’, ‘먹거리’, ‘기부체납’, ‘분양율’, ‘재취업율’, ‘분양단지로써’,‘남·여 지도자’ 등 표기 오류가 다수 발견됐다. 조사의 원칙 없는 띄어쓰기도 많았다. 이것들은 나중에 주제별로 차례로 다룰 때 인용코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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