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예술단 조례개정…상임화율 확대가 계기
연극협회 , “준 시립 극단 창단요구 더이상 묵살하지 마라”
청주시, “4개 예술단 운영만으로도 벅차다”

청주시립예술단이 오랜 숙제를 풀었다. 지난 12월 5일 청주시의회에서 4개 예술단의 정원확충을 위한 ‘청주시립예술단체 설치운영조례중개개정조례안’을 수정의결한 것. 이는  95년 시립예술단 창단이후 줄곧 조례에 묶여 상임화율 58%에 머물렀으나 앞으로는 조례가 수정의결됨에 따라 탄력적인 운영이 예견된다.

따라서 청주시문화예술체육회관 교향악단은 62명에서 10명 증가한 72명, 합창단은 59명에서 60명, 무용단은 28명에서 37명, 그리고 국악단은 34명에서 12명이 늘어난 46명으로 총 32명을 상임단원화할 계획을 발표했다. 담당공무원은 “5개년 계획을 갖고 추진할 계획”이며 “2008년도까지 상임화율을 85%로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조례규정 무엇이 바뀌었는가

조례개정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그동안 상임112명 비상임 104명 인원명시에 묶어 더이상 상임화율을 높일수 없었던 것이 이제 총인원 215명만을 제시, 인원의 탄력적인 배치와 또한 단원구분이 기존 지휘자, 부지휘자, 단무장, 수석단원, 단원에서 각 단마다 차별적인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것. 무엇보다도 그동안 조례에 묶여 비상임단원의 경우 월 25만원의 수당을 받았으나, 앞으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될 방침이다. 이러한 조례개정은 그동안 수차례 논의됐으나 현실화되지 못했다.

이에 담당공무원은 “국악단 내 기악부 34명 농악부가 33명 배치돼 있었다. 실제로 농악부는 서류상에서 존재할 뿐 활동인원도, 조직도 없었다. 따라서 조례개정은 유명무실한 단체를 빼고 그 인원 33명중 1명을 뺀 32명을 각 단에 흡수하는 방식으로 추진했다. 32명을 더 뽑는다는 것이 아닌 기존의 인원을 현실에 맞게 재배치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현재 시립예술단 운영비는 연간 28억이다. 상임화율이 100%가 된다면 연간 50억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문화예술체육회관은 “올해 처음으로 예술인들이 고용보험을 가입했다. 처우개선이 일순간에 되는 것이 아니지만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의견을 흡수하고 있다. 하지만 예술단 예산이 부족하고, 매번 심의때마다 예술단은 ‘물먹는 하마’라는 소리까지 듣고 있는 것이 솔직한 상황이다. 상임화율과, 처우개선 두가지 과제를 같이 충족시킬수는 없고, 앞으로 상임화율 높이기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부터는 기획전문가를 각 단마다 1명씩 배치하여, 홍보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도 세부계획중의 하나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번 32명인원 증가가 청주시연극협회의 준 시립극단 창단요구와 묘하게 맞물려 현재 서로의 입장차를 극명하게 보이고 있다.

청주시, “예술단 창단 여력없다”

청주시연극협회는 지난 12월 9일 청주시와 문화예술체육회관에 준 시립극단 추진계획안을 제출했다. 준 시립극단은 현재 예술단 정규 창단방식을 따르지 않고, 상임단원구성(3~6명) 을 최소화하고, 나머지 단원 및 출연자 및 스텝은 매 공연시 ‘계약제’ 운영이 주요골자다.

매년 3회 정기공연 및 기획공연을 올리며 매번 오디션제로 모집하기 때문에 상임 비상임간의 갈등이 벌어지지 않는 다는 논리다. 또 연극이 교육적인 부분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고, 세익스피어의 희곡, 악극을 소화하여 시민들에게 서비스할 자신이 있다는 것. 준 시립극단의 형태는 독립체산체로 나갈 것이며 매년 3억원을 지자체에서 정액보조받는 것이 요구사항이다. 또 다른 예술단체와 달리 연극은 공연수익금을 기대할 수 있는데 이를 시에 귀속할 것인지, 아니면 청주시연극발전기금으로 귀속시킬지는 아직 미지수다.

청주시연극협회 관계자는 “예술단이 상임화율이 높아진다고 해서 브레이크를 걸려는 것이 아니다. 같은 예술인으로서 예산이 증원되서 혜택을 많이 본다는 것은 찬성이다. 다만 청주시 연극협회의 극단창단 요구는 수차례 제기된 사항이고, 그 때마다 시나 도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묵살해왔다. 준 시립극단 안은 매년 3억 정액보조만 해주면 되고, 오디션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노조결성등의 첨예한 대립이 발생되지 않을 것이다. 서울시립이나, 대구시립도 많은 난항을 겪은 후 지금은 오디션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예술이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는 한정된 인원에서 공연 올리기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공연에 맞는 배우를 자율경쟁체제로 선발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이다. 지금의 예술단 운영은 구태의연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청주시 관계자들은 “현재 시립예술단 운영만으로도 벅차고, 창단의 문제가 단순히 예산 3억을 지원해준다고 낢이 아니며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하는 데 행정인력도 예산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청주시 예술단은 이미 포화상태”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청주시연극협회는 이미 11월 충북도에 준 도립극단 건의안을 제출한 상태다. 충북도의 입장 역시 “내년 전국체전때문에 가용예산을 세울수가 없다. 내년도 3월 추경예산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것. 그러나 충북도가 도립극단을 창립한다고 해도, 실제적인 운영은 청주시가 맡을 공산이 많다. 도는 직영 극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청주시관계자들은 “예술의 전당 운영도 도에서 처음에는 10억원을 주기로 약속했는데 첫해만 액수가 다 내려오고, 그 다음년도부터는 매년 3억원만 지원받고 있다. 또 올해예산 3억 마저도 도의회에서 깎일뻔 했다. 물론 예술단 지원비는 한푼도 없다. 시비 3억이 투입된다고 하더라도 더이상 시는 운영할 여력이 없다”며 “충북도에서 운영하는 방법밖에 없어보인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연극협회,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사실상 청주시는 “32명 확대는 인원증감이 아니며, 조례를 현실에 맞게 재조정한 것임”을 강조하며, 청주시 연극협회의 이러한 돌발행동에 이해가 안간다는 눈치다.

이에 청주시 연극협회도 불만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시립이든, 도립이든 벌써 몇십년째 요구한 사안이다. 90년도와 2000년도 청주시 극단이 전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받았을때 시장면담까지 하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했으나, 한마디로 거절당했다. 전국연극제에서 2회이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시·도 가운데 도립이나 시립을 운영하지 않는 곳은 충청북도와 경상남도 뿐이고, 오래전부터 경기도, 부산, 광주, 대구, 인천 등은 도립극단을, 전주, 순천, 목포, 포항시 등은 시립극단을 운영하고 있다. 무용이나 음악이 레슨을 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연극의 경우 20년을 해도 연간 연봉이 200~300만원 수준이다. 충북의 연극계는 이미 아사상태다.”

문화계 종사자들은 “그동안 도·시립 극단뿐만아니라 도·시립 미술관에 대한 논의도 매해마다 되풀이 됐지만 자치단체장들은 한번도 이행한 적이 없었다”며 “이원종 도지사와 한대수 시장이 과연 이 문제에 종지부를 찍을 지는 의심스럽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편 청주시연극협회는 “이번이 마지막 기획”이며 “시에서 회신을 받은 다음, 바로  입장을 표명할 것이고, 회신에따라 단체행동도 불사할것”이라는 의지를 나타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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