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화 통해 도심 속 허파 만들어야
소규모 공원들만 난립…제 구실 못해

 “공원다운 공원을 이젠 청주시민들도 가질 때가 됐다.”
도심 속 너른 공간에 울창하게 조림돼 있는 공원은 쉼없이 공해물질을 뿜어내는 도시의 소중한 허파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한 도시의 삶의 질, 인간친화성의 정도를 판단하는 주요 잣대로 도시의 녹화율, 또는 공원의 면적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를 삼을 정도다.

산책을 즐기다 벤치에 앉아 오손도손 얘기꽃을 나누거나 요즘 인기 상종가를 달리는 인라인스케이트(조깅도 좋다)를 맘껏 내달릴 수 있는 대표적인 대규모 공원이 없는 것에 대한 청주시민들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부럽기만 한 일산 ‘호수공원’
우린 언제까지 서울대공원과 고양시의 ‘호수공원’을 부러워야만 하는 것인가.
지난 10년여간 계획적으로 개발된 청주의 부도심 지역에는 공원들이 여러 곳 조성됐지만 이들 공원에 가보면 한결같이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는 한계를 발견하게 된다. 한 마디로 첫 눈에도 옹색하기 짝이 없다. 큰 규모라야 1만평도 채 못되는 ‘꼬마’ 공원들만 수북하다. 그래서 이들 공원은 개발주체들이 시민의 사랑을 받는 쉼터로서보단 도시계획상 구색 갖추기 식으로 어쩔 수 없이 조성한 듯한 느낌마저 받게 된다.

청주의 대표적인 인공(人工) 공원이라면 역사의 유구함도 그렇지만 단연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면서 시민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중앙공원 정도다. 특히 이 공원은 노인들의 쉼터이자 천국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중앙공원과 비교할 때 상당공원은 이름뿐의 공원으로만 남아 있을 뿐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게 보면 청주에서 중앙공원 말고 시민의 발길이 가장 잦은 곳은 솔밭공원 정도다. 그러나 솔밭공원은 자연공원에 더 가까운 ‘공간’으로 시민의 휴식을 돕기 위한 인공 구조물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그나마 도심에서 떨어져 있어 폭넓은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청주 인근에 위치한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문화휴식공원’은 그래도 훌륭한 편이다. 이 공원의 면적은 자연녹지지역에 호암저수지까지 합쳐 무려(?) 5만 5000평으로 청주 시내에 있는 웬만한 공원 7∼8개를 합친 규모보다도 크다. 면적부터 확실한 차별성을 갖고 있는 것. 게다가 너른 잔디밭과 주변의 풍광이 아름다워 주말이나 휴일이면 인근 주민은 말할 것도 없고 청주에서 몰려 온 나들이객 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 관리사무소는 “올 초만 해도 휴일 나들이객이 하루 500∼600명 정도였는데 공원이 넓고 쾌적하다는 소문이 갈수록 퍼지면서 지난 가을철에는 2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릴 정도로 찾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1만평 안되는 손바닥만한 공원만 즐비
하지만 청주와 인구가 비슷한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호수공원은 우리에겐 더욱 부러운 대상이 아닐 수 없다.
96년에 개장된 호수공원은 면적이 30만평이 넘는데다 호숫가 산책로의 길이만 7.5km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를 자랑한다. 공원 내에는 레크리에이션을 위한 공간을 비롯, 자연학습원과 공원 곳곳에 심어놓은 다종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공원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게다가 호수공원은 이제 꽃박람회 개최지로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명성까지 얻었다.

반면 청주의 현실은 앞서 지적했지만 부끄러울 정도다.
청주시 용암과 분평, 그리고 가경동 지구 등 최근 10년 이내에 개발된 지역에는 모두 15개 공원이 조성돼 있지만 한결같이 규모가 3000∼4000평, 아니면 큰 공원이라고 해야 7000평 정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도표 참조)

이 때문인지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도시행정을 집행하는 공무원이나 시민들 사이에서 “이제 청주에 대표적인 공원이 조성될 때가 됐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마을마다 주민의 삶에 밀착하는 작은 공원도 나름대로 존재이유가 있지만 동시에 일산의 호수공원이나 서울의 서울대공원, 대구 국책보상공원, 뉴욕의 센트럴 파크 같은, 그 도시를 상징할 수 있는 공원다운 공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인 것이다.

“공원조성계획 없다” 단견만 노출
이 때문에 청주시가 가까운 미래에 계획하는 대단위 공원 조성사업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하지만 청주시에 따르면 아쉽게도 대규모 공원 조성 계획은 전혀 없다. 아니 청주시는 아예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는 인상이다.

청주시는 “공원다운 공원이 없다는 지적은 청주시도 느끼는 문제의식으로 60만명이 넘는 청주시에 우암산 부모산 상당산성 등 자연공원을 빼고는 소규모의 근린공원 밖에 없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그러나 소규모 지구단위 개발을 하면서 공원을 대규모화 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더구나 관련예산 책정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환경운동가들은 “청주시로선 예의 예산타령 도시계획상 현실적인 어려움 등을 핑계로 대공원 조성 계획 조성을 위한 비전조차 세우지 못하는 인상”이라며 “인위적 공원조성이 어렵다면 구룡산과 원흥이 저수지 등 천혜의 녹지 및 습지를 보전하는 것도 훌륭한 방책”이라는 지적이 공명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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