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도의원 3인 “변두리 설움 더이상 없다” 한목소리
“이시종 · 우건도 당선자와 함께 충주 발전에 올인” 다짐

전통적으로 보수적 색채를 띄어온 충주유권자들이 62지방선거에서 돌변했다. 객관적 열세가 점쳐졌던 시장선거와 도의회가 구성된 이후 단 한명의 의원도 배출하지 못했던 도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3개 선거구 모두에서 승리를 거둔 것이다.

지역정가에서는 민주당 완승의 이유로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을 꼽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지금의 지각변동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세종시 수정안으로 불거진 유권자들의 정권심판론과 함께 과거의 번성했던 충주를 되찾고자 하는 충주시민의 열망이 표심으로 나타난 것이다.

▲ 충주를 충북 제1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민주당 도의원 당선자 3인방. 왼쪽부터 김동환·심기보·윤성옥 당선자.
충주시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충청도를 대표하는 도시였다. 1908년 도청이 청주로 이전하기 전까지는 충북 제1의 도시였다. 충주시민들에게는 도청 이전은 충주시 쇠퇴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일부 도의원 후보가 충주로 도청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많은 유권자들이 이를 지지했다. 지역정가에서는 이를 두고 실현 가능한 공약은 아니더라도 심리적인 허탈감을 채워줬다고 평가했다.

충주 발전, 멍석은 깔렸다

민선 5기는 충주시가 옛모습을 되찾을 수 있는 호기로 여겨진다. 충주 출신 도지사가 당선됐고, 같은 민주당 소속 시장이 당선됐다. 충주 유권자들은 내친김에 충주지역에 배정된 3명의 도의원도 모두 민주당을 선택했다.

윤성옥 도의원 당선자(64·충주2선거구)는 선거운동 기간 이 같은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윤 당선자는 “개인의 선거운동보다도 충주출신이며 같은 민주당 후보인 이시종·우건도 후보에 대한 지지에 역점을 뒀다”며 “도지사와 시장이 민주당의 승리로 이어진다면 나 또한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김동환 당선자(60·충주1선거구)도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들의 능력이 탁월해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9대 의회에서 충주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하면 우리도 버림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며 “충주발전을 위해 윤성옥·심기보 당선자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무대는 마련됐다. 18대 국회에서 충청고속화도로를 제안했던 이시종 당선자는 11일 충북도 건설방재국 업무보고에서 고속화도로 추진 의지를 재차 확인시켰다. 업무보고에서 이 당선자는 “민선 5기 최우선 과제로 충북 내륙을 연결하는 연결하는 고속화도로 건설에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 당선자는 또 “충주기업도시는 얼마나 분양했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기업이 들어오느냐가 중요하다”며 “국내 굴지의 기업이 들어와야 한다. 분양 기업 상황을 분석 보고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심기보 당선자(50·충주3선거구)는 “다른 도에 비교하더라도 1·2 도시간 교통이 매우 불편하다. 충주시민이 중심에서 소외됐다고 느끼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며 “다른 당선자들과 고속화도로가 최우선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도의회에서 역량을 발휘하자고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당선자들은 또한 충주기업도시와 충주산업단지의 성공을 위해서는 세종시 원안을 사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 당론이기도 한 세종시 원안 추진에 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의회서 다수 횡포 막을 것”

도의회에서도 달라진 위상을 보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동환 당선자는 “도의원 31명 가운데 충주를 대표하는 의원은 3명뿐”이라며 “하지만 다수의 횡포가 이뤄지지 않게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심기보 당선자 또한 “도의회에서 혼자 힘을 발휘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연수기간 중 두 당선자와 함께 어떻게 역할을 분담할 지 의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충주발전이라는 하나의 뜻을 위해 뭉치기는 했지만 당선자마다 유권자들과 약속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 나갈 각오다. 김 당선자는 청주·청원 중심의 충북도 정책을 변화시켜 북부권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청주와 충북도청에 상주하며 실속있는 사업과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당선자는 이 밖에도 여성전용취업센터 활성화, 보육탁아시설 지원, 남산 등산로 정비·포장 등을 실현할 계획이다.

윤성옥 당선자는 전직 영어교사답게 영어마을 조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윤 당선자는 “현재 도교육청이 주도해 영어마을이 조성되고 있지만 규모면에서 열악하다”며 “전국의 학생들이 찾을 수 있는 대규모 빌리지 타운을 조성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는 “임기동안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도정에 반영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심기보 당선자는 어린이 성폭력 예방·방지를 위해 학교 주변에 CCTV를 설치·확대하고, 청원 경찰을 학교별 우범지역에 배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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