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 바라 본 '6월 민주항쟁' 의미

<중부매일>6·2 지방선거는 우리나라 유권자들의 한층 성숙된 선거문화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사회는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와 지방선거라는 정치적 민주주의가 도입됐다. 이는 사회 곳곳에 참여를 통한 의사결정이 뿌리 내리고 세대간 지역간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됐다.

또 2002년 6월 월드컵 기간동안 우리 국민들이 보여줬던 응원과 열정은 또 다른 사회 참여의 문화를 만들어냈으며 그 해 대통령 선거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1987년 전국 방방곡곡을 민주화의 함성으로 가득 메웠던 6·10 항쟁이 일어난 지 23년이 흘렀다.

6월 항쟁은 '체육관 선거'로 불리는 대통령 간선제를 유지하려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4·13 호헌(護憲) 조치에 맞서 학생과 시민들이 '호헌철폐', '군사독재 타도'를 외치며 몸을 던져 저항했던 민주화 운동이다.

87년 6월 민주항쟁이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독단적인 통치행위에 대해 시민들이 거리에서 투쟁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켰다면 2010년 6월은 정부와 여당의 일방주의적 정치행위에 대해 국민들이 투표에 참여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는 우리사회의 일반적 민주주의가 정착돼 가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6·2지방선거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로 정부와 여당의 정책과 사업 추진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한 것이 큰 특징이다.

그 결과 이명박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세종시 수정과 4대강사업 등에 대해 한나라당 내부에서 조차도 궤도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분출될 정도로 내홍을 겪는 모습이다.

이는 국민들이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단순한 물리적 저항 방식에서 자발적 정치 참여로 바뀌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사회가 6월 민주항쟁의 발전적 계승을 위해 기존의 민주화에서 선진화로 가기 위해서는 선거나 특정한 시기 등 일시적 관심이 아닌 일상적 삶의 영역에서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이 요구된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송재봉 집행위원장은 "6월 항쟁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면 2010년 6월은 시민들이 적극적인 투표 참여로 정부와 여당을 심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우리사회가 한층 성숙된 민주주의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문제제기가 아닌 깊이 있는 전문성을 키워 대안을 제시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는 10일 오후 청주상당공원과 성안길 철당간 일원에서 '6월항쟁 23주년 기념 민주올레'행사를 개최한다.

'다시 날자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87년 6월항쟁의 주요 집회 장소였던 상당공원-구 남궁병원-제일교회-남주동-국민은행을 거쳐 철당간에서 모여 행사를 갖는다.

정지성 충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운영위원장은 "6월 항쟁을 계기로 민주주의가 정착돼 갔으나 지난 몇년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다"며 "이번 행사는 민주주의의 근본적인 의미를 다시 한 번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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