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온도 -20℃ 밑도는 이상저온에 과수 80% 동사
충주복숭아발전회 정부에 피해보상 대책마련 촉구

지난 겨우내 이어진 한파와 폭설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복숭아 재배 농가들이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충주복숭아발전회(회장 반채호)는 지난달 31일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복숭아는 사과와 더불어 충주를 대표하는 과일이다. 복숭아는 충주지역 전체 과실 생산량의 33%를 차지하며 1046㏊에서 1500여 농가가 복숭아 생산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충주복숭아발전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겨울 한파로 인해 전체 면적의 80%가 냉해를 입어 동사했다고 밝혔다.

임야보다 평지 피해 커
복숭아 농가에 피해가 집중된 이유는 복숭아가 다른 과일에 비해 한계온도가 높기 때문이다. 충주시 친환경농산과 박수준 계장은 “복숭아나무는 기온이 영하 20도가 한계온도다. 영하 20도 이하의 기온이 수일간 지속되면 얼어죽는다"고 말했다. 특히 평지에 조성된 복숭아과수원이 큰 피해를 입었다. 산비탈에 위치한 과수원은 대기 순환이 원활해 따듯한 공기가 유입되는 반면, 산과 산 사이에 위치한 평지는 찬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올해 복숭아 생산량이 크게 주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수년간 충주 복숭아 생산량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돼 충주 복숭아 브랜드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박 회장은 “다른 작물들은 1~2년이면 다시 복구할 수 있지만 과수는 5~6년을 다시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충주복숭아발전회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1월 2일부터 18일까지 영하 20도 이하의 한파가 이어지면서 복숭아나무 80%가 죽었다”며 “복숭아농가는 망연자실 주저앉아 넋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충주시가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25일까지 과수 동해 1차 조사를 벌인 결과 재배면적의 20%가량이 동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피해지역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피해면적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충주시는 오는 6월 25일까지 2차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충주시 관계자는 “나무가 자체 영양분으로 꽃을 피우고 잎이 나오기는 했지만 자체 영양분이 바닥나면 결국 말라죽고 만다. 현재 곳곳에서 이러한 증상이 확인되고 있어 피해면적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복숭아발전회는 또 “농가의 현실이 사회적으로 떠들썩한 구제역 이상으로 심각한데도 정부나 국회는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며 “1500명 농민의 서명을 받아 정부와 국회에 건의문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 회장은 “농림수산식품부와 국회에서 피해에 상응하는 보상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건의문이 채택되지 않을 경우 인근 음성군과 강원도 복숭아협회와 연계해 상경집회를 열어 우리의 뜻을 관철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주시는 사업 등을 통해 간접적인 지원을 진행할 계획이다. 충주시 관계자는 “지원책은 실태조사를 마친 6월말 이후에나 확정지을 수 있다. 직접적인 보상은 해줄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며 묘목지원 사업 등을 통해 농가가 시름을 딛고 재기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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