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원 HCN충북방송 보도제작본부장

6.2지방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선거는 교육감과 교육의원 선거까지 동시에 실시되면서 역대 선거 중 가장 많은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20대의 나이엔 선거를 취재하는 것이 신났고 박빙의 선거전일수록 더 즐거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1995년 6.27 지방선거 당시엔 둘째 아들이 태어났는데도 병원에 못 가보고 선거를 취재해 지금까지 아내는 물론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40대의 나이엔 “어서 빨리 선거가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후보가 많은 지방선거의 경우 한 선거구에 평소 가까웠던 후보들이 2명 또는 3명이 동시에 출마하는 상황까지 발생했습니다. 기자 초년병 시절엔 아는 후보가 많지 않았지만 1년에 수백명의 사람들을 만나는 기자로 16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취재원 또는 학교 선배와 후배로 인연을 맺은 사람이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선거구에 저와 가까웠던 후보들이 2명 또는 3명이 동시에 출마하면 아주 곤혹스럽습니다. 결국 이런 선거구에선 모든 후보들에게 공정하게 대하는 것이 모범답안이지만 일부 후보들은 공정한 것 보다는 냉정하게 돌변했다며 섭섭한 마음이 있을 것입니다.

후보 입장에선 평소엔 가까웠던 사람들이 갑자기 바뀐다면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고 오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같은 섭섭함은 선거에 당선된 후보보다 낙선한 후보가 더 뼈저리게 느낄 것입니다.
20대 시절엔 선거가 마냥 신났지만 선거 때만 되면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로 고민되는 40대 초반엔 선거가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밖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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