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캐스팅 부문 매각 또는 아웃소싱

유휴인력 전원 정보전자쪽으로 전환배치 명퇴 ‘0’LG화학 청주사업장 근로자들은 요즘 대기업체 직원이라는 ‘선민적 지위’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회사는 끊임없는 사업 구조조정에다 중국 시장에 대한 전략적 진출까지 하는 등 여념이 없지만 직원들은 이 와중에서 구조조정 걱정 없이 고용안정을 만끽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 청주사업장은 올들어 장농에 들어가는 패널 등을 전문 생산하는 시스템 소재를 국내 S화학측에 매각(지난 12월 5일자)하면서 발생하게 된 유휴인력 63명을 오창의 정보전자소재로 90%. 나머지 10% 기존 산업재 부문으로 전환배치하며 단 1명도 감원하지 않았다.

또 인공가죽인 레자를 생산하는 ‘캐스팅’ 부문도 아웃소싱으로 전환하면서 자체생산을 중단했다. 시스템 소재를 비롯, 캐스팅 부문의 경우 대기업이 더 이상 끌어안고 나가기 부적절한 산업부문인데다 인건비와 제조비용이 갈수록 상승, 경쟁력 확보에 한계를 느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LG화학은 캐스팅 부문에 대한 사업구조변화를 모색하면서 역시 60여명에 달하는 유휴인력 발생분을 정보전자 부문등에서 전원 흡수, 명예퇴직자 ‘0’의 구조조정 무풍지대를 실현해 냈다. 캐스팅 부문이 생산하는 레자는 자동차 시트나 소파 등에 쓰이는 소재.

이에대해 LG화학 청주사업장 측은 “사업구조변화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고용안정을 확보하려고 애쓰고 있다”며 “그런데 일부 직원들의 경우 회사에서 애쓰는 고용안정 실현 노력을 너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일종의 위기감에 무감각한 경향이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전환배치를 하는 과정에서 무조건 신사업장 배치 혐오 현상이 지배적인 등 구미에 맞는 일만 하려는 근로자들의 도전의식 감퇴가 눈에 띠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정보전자소재 부문이 없었더라면 청주사업장에는 올 한해 내내 고용안정을 둘러싸고 살벌한 생존경쟁이 벌어졌을 것인데 일부의 경우 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얼마나 나빠지고 있는지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는 게 LG화학 경영진의 상황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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