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민주-선진당이 자체 분석한 판세

곳도 열세는 없다-한나라
선 최대승리 자신-민주당
거 뚜껑 열어봐야-선진당

각 당의 분석대로라면 패자(覇者)도 없고 패자(敗者)도 없다. 충북지사와 시장·군수 당선자를 낼 가능성이 높은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의 도당사무처장을 상대로 각 당이 자체 분석한 판세를 분석해보니 꼭 그렇다.

한나라당은 충북지사 당선을 자신하며 단 한 곳도 열세지역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민주당은 청주·충주시장, 청원군수 당선이 유력하거나 확실한 상황에서 도지사 선거도 패배할 리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자유선진당은 이용희 의원이 버티고 있는 보은·옥천·영동군수 선거에서 불패를 선언하고 있다.

3당 사무처장에게 단체장 판세를 물었다. 한나라당은 충북지사, 충주시장, 음성·보은·단양군수 선거 등 5곳에서 우세를 예상하고 있다. 청주·제천시장은 백중우세, 청원·증평·괴산·옥천·영동군수는 경합, 진천군수는 백중열세로 보고 있다.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열세지역은 단 한 곳도 없다고 분석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선거에서 의미가 있는 것은 선전이 아니라 승리다.

민주당은 청주·충주시장, 청원·진천군수 등 4곳을 당선이 유력한 우세지역으로 분류했다. 반면 경합 속에서도 우세를 점치는 선거로 충북지사, 제천시장, 증평군수 등 3곳을 꼽았다. 경합지역은 없고 음성군수를 백중열세, 무소속 임각수 군수가 버티고 있는 괴산선거를 열세로 봤다. 민주당의 분석에서 눈에 띄는 것은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있는 충북지사 선거를 경합이 아닌 백중우세지역에 놓았다는 것이다.

자유선진당은 도지사를 포함한 13개 단체장 가운데 6곳만 후보를 냈다. 충북선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지사, 청주·충주시장 후보가 없다는 점에서 사실 반쪽선거도 치르지 못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보은·옥천·영동군수 등 남부 3군에서는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제천시장, 청원·단양군수는 주저 없이 열세를 인정했다.

도지사·청주시장 우리가 이길걸? 
충북지사 선거는 사실상 도내 지방선거의 전부고 청주시장 선거는 충북선거의 반이다. 유권자의 비중으로 봐도 그렇고 의미로 봐도 그렇다. 현재 지사 선거는 한나라당(우세)과 민주당(백중우세)이 판세를 점치는 대로 정우택 한나라당 후보가 그 간의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

이규석 한나라당 사무처장은 “그동안 충북의 여론이 세종시 원안고수 등을 놓고 정부와 사사건건 맞서왔지만 이제는 반사적으로 실익을 챙겨야 한다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여론 주도층이 ‘충북이 이래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충북의 한나라당 지지도가 50%를 넘었다. 이번 선거는 정책도 없다. 당 지지도를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유행렬 민주당 사무처장은 “청주시장, 청원군수 선거에서 승리가 확실하고 충주시장 선거도 결국 우리가 이긴다. 3개 선거구의 유권자 충북의 3분의 2에 이르는데 구조상으로 민주당이 지사 선거에서 질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청주시장 선거는 역으로 민주당이 우세를 한나라당이 백중우세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한범덕 후보가 남상우 후보를 20%p 정도나 따돌린 것을 예로 들며 이미 끝난 선거라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백중우세를 주장하는 것도 충분한 근거가 있다. 5월에 실시된 지역방송의 3차례 여론조사에서 모두 후보 간 격차가 1% 남짓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한 후보가 2번, 남 후보가 1번 이겼지만 이는 오차범위 내 초박빙이라 아무런 의미가 없다. 유행렬 처장은 “바닥민심은 그게 아닌데 방송사 여론조사가 왜 그렇게 나오는지는 원인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충주·보은 각 당 우세지역 겹쳐

3당이 서로 승리를 확신하는 선거구는 충주(한나라-민주), 보은(한나라-선진)이다. 여론조사보다도 정확한 것이 정당의 예측이라고 볼 때 어느 한쪽은 착각을 해도 큰 착각을 하고 있거나 대(對) 언론용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충주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승리를 확신하는 이유는 충주가 전통적으로 보수정서가 강한 지역이고 이명박 정부가 명운을 걸고 있는 4대강사업에 대한 찬성여론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도지사 선거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판도를 뒤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행렬 민주당 충북도당 사무처장은 “충주시민들은 지역출신의 지사가 나올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있다. 이시종 도지사 후보에 대한 기대심리 때문에 선거막판 우건도 후보의 상승효과는 분명히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보은군수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승리를 자신하는 것은 자유선진당 후보가 늦게 결정됐고 선진당 소속의 보은·옥천군수가 인사비리로 구속됨에 따라 후보가 급히 교체됐기 때문이다. 이규석 한나라당 사무처장은 “옥천은 물론이고 현역 군수(선진당)가 출마하는 영동까지도 경합지역이다. 전진 부군수인 김수백 후보가 우리 당 후보인 보은은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듯이 이미 판가름이 났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강구성 선진당 사무처장은 “옥천군수를 수사할 때까지만 해도 여론이 우리에게 불리했다. 그런데 보은군수까지 구속된 데다 영동군도 수사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오히려 응집력이 생겼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남부3군만 때리는 것은 표적수사라는 것이 지역의 여론이다. 우리 자체조사에서는 보은도 역전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대 당 우세 인정 사실상 4곳
이에 반해 3당 중 나머지 2개 당이 상대 당의 승리를 인정한 곳은 진천·음성 등 2곳뿐이다. 진천군수의 경우 현역인 유영훈 군수가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는데 한나라당의 경우 한나라당은 정광섭 후보의 백중열세를 인정하고 있고 자유선진당은 후보를 내지 못했다. 진천에서는 오히려 전임 군수였던 김경회 미래연합 후보가 유영훈 후보를 쫓고 있다.

음성군수의 경우 당초 7명이 출전하는 다자구도가 예상됐지만 결국 한나라, 민주 후보 외에 무소속 2명이 겨루게 됐다. 한나라당이 이필용 후보의 우세를 자신하고 민주당은 박덕영 후보의 백중열세를 인정하고 있다. 그 간 여론조사에서 무소속 후보들은 3,4위로 뒤쳐져 있다.

한나라당이 경합을 주장하며 열세를 인정하지 않지만 그 간의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의 사실상 상대 당의 우세를 인정한 것으로 간주해야 하는 곳은 옥천과 영동군수 선거 정도로 봐야 한다. 5월초 2차례 여론조사(CJB/KBS·MBC공동)에서 옥천군의 선진당 후보와 한나라당 후보의 격차는 10% 내외, 영동군 후보의 두 당 격차는 20% 이상 벌어졌다.

무소속 현역 군수가 우세를 점하는 곳도 있다. 민주당이 자당 후보의 백중우세를 점치고 있는 증평의 경우 유명호 무소속 후보가 그 간의 여론조사에서 리드를 지켜왔고, 한나라당이 경합을 주장하는 괴산 역시 임각수 무소속 후보가 30% 이상 격차를 유지해 왔다.

한나라·민주 도지사 이기면 승리
종합해 볼 때 13개 단체장 선거에서 어느 정당도 당선자 수로 승리를 주장할 수 없는 판세다. 선진당의 경우에는 자당 군수 후보인 현역 2명이 선거직전 구속되는 최대의 악재를 딛고 선거를 치른다는 점에서 현재 우세가 예상되는 옥천·영동군수 선거에서 이기는 것만으로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보은마저 역전에 성공한다면 충북의 ‘남부당’이라는 지역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는 대첩이라 부를만한 승리를 거두는 셈이다.

여기에 무소속도 1,2석 당선이 가능하기 때문에 양당구도를 주장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에게 돌아갈 몫은 지사를 포함해 8,9곳에 불과하다. 각 당의 판세분석에 따를 경우 독식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따라서 도지사 선거를 이기는 정당이 그나마 위너(Winer)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현재 판세를 볼 때 지사 선거는 청주시장 선거와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이 기대하는 대로 남상우 후보가 청주시장에 당선될 경우 정우택 후보의 지사연임은 기정사실화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역으로 민주당은 현재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청주시장 선거에서 한범덕 후보가 격차를 벌려야만 이시종 후보의 당선을 기대할 수 있다. 양당 모두 하나를 잃으면 모두 잃는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의 입장에서는 4기 선거에서 지사와 청주시장 선거에서 모두 이겼기 때문에 하나라도 내줬을 경우 상실감은 더 클 수도 있다. 민주당 역시 정권교체 이후 충청홀대론이 팽배한 가운데 치르는 선거에서 수도권에 이어 충북마저 밀린다면 2년여 뒤 수권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진다는 점에서 충청권은 물러설 곳이 없는 마지막 보루다.

충북도의회 한나라당판은 확실히 깨질듯
민주-청주·청원…선진-남부3군 석권 자신

이번 선거에서 결과가 주목되는 또 하나의 선거는 충북도의회 선거다. 도의회 선거는 정당 지지도가 가장 정확히 반영되는 선거다. 단체장 선거는 정당도 정당이지만 인물에 대한 선호도가 더 크게 반영된다. 기초의회의 경우에도 동네선거이기 때문에 동네에서 조직을 가진 후보가 선택을 받는다. 정당이 당락에 영향을 주는 측면도 있지만 조직을 가진 후보를 주요정당이 먼저 선택한다고 봐야 한다.

이에 반해 도의원 선거는 기초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역이 넓기 때문에 후보 인지도가 두드러지게 높지 않을 경우 정당지지도가 곧 당락과 직결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민선 4기 도의원 31명 가운데 한나라당은 28명으로 절대 다수다. 민주당 2석도 그나마 비례대표 최미애 의원과 보궐선거로 당선된 김광수 의원이다. 선진당 이범윤 의원은 이번에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당적을 옮긴 것이다.

민주당은 청주권에서 압승을 자신하고 있다. 유 처장은 “당이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청주·청원 11석 가운데 민노당이 야권단일 후보를 내세운 청원2선거구를 제외(조사 안함)하고 10석을 모두 석권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것을 바닥민심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진당도 남부3군에서 도의회 진출을 자신했다. 강 처장은 “남부3군 5개 선거구 가운데 4곳은 우세, 1곳도 역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단양2의 이범윤 후보, 청원1의 송종화 후보도 승산이 있어 7석은 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아성이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처장은 “그것은 그 당의 생각이다. 북부권·중부권·남부권을 다 돌아봤다. 지역을 돌아다녀보고 평가를 했으며 좋겠다”며 민주, 선진당의 주장을 일축했다.      

모두 천안함만 바라본다
여 “지난 정권 같았으면 뭔가 더 주며 달랬을 것”
야 “반성 않고 긴장만 조성하는 정부에 주민불안”

지방선거다운 쟁점이 완전히 사라졌다. 한동안 지방선거의 쟁점을 무력화했던 천안함 사태가 이제는 지방선거 최대 쟁점으로 차고앉았다. 이는 여야 모두 인정하고 있다.

이규석 한나라당 사무처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발표했듯이 대북관계에 대한 대통령의 철학이 확인된 것이다. 지난 정권 같았으면 뭔가 더 주며 북한을 달랬을 것이다. 안보관의 차이를 보여준 것이고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그대로 지방선거 승리로 이어질 것이다”라며 “이제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의 한나라당 압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행렬 민주당 사무처장도 천안함의 위력을 인정했다. “현 정부가 언론을 완벽하게 장악한 상황에서 언론공세를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러나 유세현장에서 MB에 대한 반감이 생각보다 강하다는 걸 느꼈다. 천안함에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것.

강구성 자유선진당 사무처장은 오히려 역풍이 불 것으로 내다봤다. 강 처장은 “정부가 안보실패에 대한 잘못은 쥐꼬리만큼도 인정하지 않고 초긴장 상태를 조성해 국민들을 불안케 만드는데 결국은 역풍을 맞을 것이다. 남북관계가 더 나빠진 것은 누구 책임이냐”고 반문했다.

야당 일각에서는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한 정부발표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갖고 있지만 워낙 여론이 민감한 선거정국에서 이를 거론할 경우 불똥이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권의 안보무능과 지나친 긴장조성 등에 따른 주민불안이 역풍으로 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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