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원 HCN충북방송 보도제작본부장

20세기(1990년대)와 21세기(2000년대)나 똑같이 선배 기자들이 후배 기자에게 하는 말 중 하나가 “요즘 젊은 후배들은 인사도 안하고 버릇이 없다”는 것입니다. 20대 중반 당시의 저도 선배 기자들에게 버릇이 없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고 40대 초반인 현재 시점에선 일부 후배들의 모습을 보고 불만을 터뜨린 적이 있습니다.

만약 한두 번은 마주쳤던 다른 언론사의 후배가 인사도 안하고 모른 척한다면 저는 속으로 괘씸하다고 생각하고 외면했던 게 솔직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에 CJB청주방송의 보도국장인 홍순목 선배가 새까만 후배인 다른 언론사 기자에게 먼저 말을 걸고 자신을 소개한 뒤 그 기자를 격려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청주의 한 예식장에서 하객으로 저와 함께 있던 홍순목 선배는 인사도 하지 않고 그 뒤에 한참 서있던 젊은 기자에게 다가가 먼저 악수를 청했습니다. 홍순목 선배는 그 젊은 기자에게 “OOO사 000기자 아니냐”며 자신의 이름을 소개한 뒤 “기사 잘 보고 있다”고 격려해줬습니다.

다른 언론사라고 해도 보도국장 직위에 있는 선배 기자가 인사도 하지 않는 새까만 후배 기자의 기사까지 격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의 부족함을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그 후배 기자가 인사하지 않고 외면하는 모습을 탓하는 모습보다는 제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게 당연하다는 반성을 하게 된 것입니다.

저의 예전 기억을 더듬어보면 언론계 선배가 제 얼굴을 알지 못해도 먼저 인사하면 그 선배를 다른 장소에서 만나면 반갑게 맞아주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도내 언론사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상황에서 선배들이 후배를 탓하는 것보다는 홍순목 선배처럼 먼저 손을 내미는 선배의 모습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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