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 청주기상대장

청주시 지동동 ‘촌닭과 메기’

몇 주일 전에 김남길 청주기상대장(57)을 만났을 때 봄 날씨가 왜 이러냐며 ‘항의’했다. 며칠동안 추운 날씨가 계속돼 다시 겨울이 되는 것 아니냐고 시민들이 한 두 마디씩 하던 때였다. 그래서 봄다운 봄을 즐길 수 있게 해줘야지 기상대가 뭐하는 곳이냐고 어른께 감히 ‘농담’을 했더니 김 대장은 화도 안 내시고 웃기만 했다.

지난 11일 다시 김 대장을 만났다. 이 날은 점심 때 약간 비를 뿌리기는 했으나 그런대로 괜찮은 날씨였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예보관들은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얘기부터 시작했다. 24시간 근무체제로 교대근무를 하는 예보관들은 근무가 끝난 뒤 집에가서 쉬어도 일기예보가 맞지 않을까봐 불안해 잠이 안 온다는 것이다. 김 대장이야 이런 시절을 끝낸 기관장이지만, 직원들은 여전히 ‘날씨 스트레스’를 안고 산다는 것.

그래서 김 대장은 매월 하루 세미나·운동·저녁식사를 전직원이 함께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고 했다. 이런 날 운동은 대개 족구라고. 김 대장이 맛집 장소로 안내한 흥덕구 지동동의 ‘촌닭과 메기’(☎ 233-3455)는 기상대 직원들이 운동도 하고 식사도 하는 곳이다. 식당 뒤쪽에는 널찍한 족구장이 두 개나 있다. 그리고 옆에는 메기 양식장이 있다. 도심을 벗어나 청주역 근처 너른 터에 위치한 관계로 볼 것도 많다. 주변에는 나무와 풀이 우거져 있고 정원에는 야생화가 가득 피어 있었다.

이 집의 대표메뉴는 ‘해물닭도리탕’이다. 직접 기른 토종닭에 낙지·꽃게·대하·가리비 등의 해물을 넣고 얼큰하게 볶은 요리다. 토종닭과 해물의 만남이라고나 할까. 식당 주인 한연숙 씨는 직접 개발한 요리라고 자랑을 했다. 국물은 얼큰하면서도 해물이 들어가 시원했다.


김 대장은 “족구장이 있다는 홍보전단지를 보고 직원들과 왔다가 음식맛에 반해 자주 온다. 주인이 친절하면서도 정성을 다해서 그런지 정말 맛있다. 닭도 토종이라서 쫄깃거린다”며 칭찬했다. 밑반찬도 김치, 호박전, 복분자 묵, 샐러드, 고추 등 여간 깔끔하고 맛깔스런 게 아니다. 밥을 한참 먹는데 주인은 텃밭에서 기른 것이라며 ‘돌미나리+민들레 겉절이’를 내왔다. 쌉싸름하면서도 싱싱한 게 좋았다.

다시 날씨 얘기가 나오자 김 대장은 기후변화 때문에 걱정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기후변화도 심해 제주에나 있던 귤나무가 남해안으로 북상했고, 대구는 더 이상 사과 주산지가 아니다. 충주와 강원도 영월로 북상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화산폭발과 지진만 보아도 날씨로 인한 재앙을 피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그 끝에 김 대장은 청주기상대를 자랑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2008년 전국 기상대 중 청주기상대가 최우수 예보기관으로 선정됐다는 것이다. “요즘 우리 기상대에서는 48시간을 3시간 단위로 쪼개 일기예보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내가 원하는 위치를 클릭하면 자세한 날씨 정보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주말 날씨를 전화 문자메시지로 보내주는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고 청주기상대를 적극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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