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차관 청주 교육정책 설명회 400명 참석

학부모들의 송곳날같은 질문공세에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이 진땀을 흘렸다.

정부의 교육정책을 설명하기 위해 전국을 순회하고 있는 이 차관은 7일 충북 청주를 방문했다. 이날 선프라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학부모와 함께 하는 충청권 교육정책 설명회' 행사장엔 충남·북, 대전 지역 학부모 400여 명이 참석해 이 차관의 특강을 들었다.

'대한민국 교육의 즐거운 변화'란 제목의 강연에서 이 차관은 "대입 자율화, 고교 다양화, 공교육 경쟁력 강화, 창의·인성교육 강화, 사교육 억제 등을 통해 '교육 고통'을 줄이면 교육의 본질이 살아나고 결국 교육 개혁이 완성될 것"이라면서 "학부모가 교육부와 학교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가 끝난 뒤 이어진 질의·답변 시간에선 학부모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한 학부모는 "정부가 입학사정관제 정착과 궤를 같이 하는 측면에서 창의·인성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하는데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어느 선에 맞춰 아이를 지도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 말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또 다른 사교육을 조장하지나 않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학부모는 "차관께선 교육을 개혁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교육계가 그렇게 쉽게 변화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면서 "차관은 학부모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중요한 건 교장들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교를 좌우하는 교장들이 먼저 자율성과 책임성, 창의성을 갖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문제풀이식으로 진행되는 7교시를 막기 위해 각종 고사·평가의 횟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과 방과후학교가 교과목에 치중되지 않도록 프로그램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 교사가 학생의 스펙 쌓기를 독려하면서도 이를 적절히 관리해주지 않는 일선 학교의 문제점이나 교원 평가가 주관적 잣대에 의한 주먹구구식 평가가 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들을 쏟아냈다.

예상외로 날선 질문과 불만이 쏟아지자 이 차관은 "나도 차관을 하기 전엔 교육부에 대한 비판을 많이 했다. 들어와서 보니 변해야 할 게 너무 많다"면서 "교육이 변하려면 교육부도, 교사도, 학부모도, 모든 게 변해야 안 되겠냐"고 말했다.

이 차관은 마무리 인사를 한 뒤 "(참석한 학부모들의)수준이 너무 높으시네요"라면서 웃었다.

차관을 수행한 교과부 관계자는 "학부모들은 이미 교육 전문가나 다름없다"면서 "전국 투어 일정 가운데 충청 지역이 4번째 방문지인데, 앞서 간 곳에선 오늘보다 더 날카로운 질문이 많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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