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원 HCN충북방송 보도제작본부장

기자의 오보는 숙명과 같습니다. 공권력이 없는 기자는 특별한 강제력을 갖고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만큼 기사의 허점이 드러나는 사례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오보가 생산되고 그 기사로 인한 피해자가 정정보도를 요구하면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예전엔 오보의 피해자들이 정정보도를 요구하면 적당히 사과하고 넘어갈 때가 많았습니다. 특히 오보의 피해자들이 공무원일 경우 윗사람을 통해 무마한 적도 있었습니다. 정정보도를 할 경우 데스크인 부장 또는 국장에게 혼나는 것이 싫어 제 선에서 해결하려고 한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엔 저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내가 실수를 하면 솔직히 인정하고 정정보도를 하는 데 인색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에 따라 제가 책임지는 뉴스에서 오보가 있으면 자막으로 그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 또는 ‘유감’을 표명합니다.

또 후배기자가 열심히 취재하다 오보를 하더라도 심하게 질책하지 않는 여유도 갖게 됐습니다. 이런 모습은 저 뿐만이 아니라 다른 언론사들도 대동소이할 것입니다. 오보의 피해자들이 언론중재위 제소는 물론 민사 소송과 형사 소송까지 불사하는 상황에서 예전처럼 권위적으로 피해자들을 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극소수 기자들은 아직도 정정보도에 인색한 모습이 남아 있습니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데 열린 마음을 갖고 있지 않다면 그 기자는 물론 언론사에 대한 신뢰도는 더욱 추락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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