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원 HCN충북방송 보도제작본부장

최근 전북지역 한 방송국에서 카메라를 파손한 혐의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카메라 기자가 할복을 시도해 충격을 줬습니다. 그는 취재 과정에서 카메라 파손으로 감봉 2개월에 변상금 200만원 납부 처분을 받은 데 항의해 자해를 시도했다고 합니다.

저의 개인적인 의견은 고의적으로 카메라를 파손하지 않았다면 감봉 처분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습니다. 수입물품인 방송국 카메라는 가격이 비싼 만큼 카메라 기자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상당할 것 같습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회사에서 지난 3월 중계방송 차량을 구입할 때 프로야구 중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탠더드 카메라 2대가 도입됐습니다. 스탠더드 카메라는 대포와 모양이 비슷한 카메라로 렌즈를 새로 구입하면 7000만원을 넘을 정도로 고가의 방송장비입니다.

스탠더드 카메라는 신제품 기준으로 렌즈와 본체 가격을 합쳐 1억4000만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저는 이 카메라를 본 직후 A/S 걱정부터 할 정도로 부담을 줬지만 고장이 거의 없다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습니다.

올 1월 도내 시장·군수 신년 인터뷰 당시 단양에서 괴산으로 가는 도중 눈길에 미끄러져 차량이 논두렁으로 떨어진 적이 있습니다. 이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동승자들의 부상 여부를 확인한 후 곧바로 “카메라는 괜찮냐”고 물어본 기억이 납니다.

괴산에서 견인차량을 불러 논두렁에서 차량을 견인할 때도 카메라 2대는 따로 보관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방송 카메라가 아무리 고가의 장비라고 해도 사람보다 중요할 수 없습니다. 괴산에서 발생한 사고에서도 동승자들이 다치지 않았기 때문에 카메라를 살펴볼 수 있는 여유가 있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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