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원 HCN충북방송 보도제작본부장

제가 아는 기자들의 경우 언론계를 떠나 사업을 시작했으나 성공한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기자들이 주로 진출하는 사업 분야는 큰 자본이 들어가는 제조업은 극히 드물고 취재를 통해 쌓은 경험과 인맥을 바탕으로 한 비제조업이 대부분입니다.

또 기자 출신 사업가들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많지 않은 자본으로 시작하면서 몇 년 이상 적자를 감수할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기자 시절의 자존심을 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현직에 있을 때 항상 ‘갑’의 위치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누구에게 아쉬운 말을 하는 것이 어색하다고 합니다.

또 자신의 사업 제안이 발주 기관 또는 발주 업체에서 거부당할 경우 기자 출신 사업가들은 그 서운함을 쉽게 삭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자신이 출입 기자로 담당했던 관공서에서 자신이 제안한 사업이 무산되면 서운함을 넘어 배신감까지 느낀다고 합니다.

그나마 기자 중 사업을 통해 자리를 잡은 전직 기자들은 경제 관련 출입을 오래했던 기자들입니다. 정치부와 사회부에서 오래 생활한 기자들은 본인이 직접 사업에 뛰어들 경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제가 아는 기자 선배 중 한 분은 기자들이 남의 사업은 잘 도와주면서 정작 자신의 사업은 실패하는 것을 보고 이런 말을 들려준 적이 있습니다. “기자들은 남의 머리는 잘 깎지만 내 머리는 못 깎는 것 같아….”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