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지방교육연구센터 정영수 교수팀 연구결과 주목
공모교장 일반학교장에 비해 직무수행능력·운영성과 우수

<충북대 교장공모제 효과분석>서울 교육청 인사비리를 계기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학교장 공모제와 관련해 교직경력 20년 이상의 교육직 공무원에게도 기회가 열리는 내부형 공모를 읍면지역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충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정영수(지방교육연구센터장) 교수 연구팀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의뢰를 받아 지난 2008년 5월 교장 공모제 학교 구성원(교장·교원 및 직원·학운위원)에 대한 전수조사와 학부모 학생에 대한 표집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충북대 지방교육연구센터는 전수 및 표집조사 대상 모두 9784명에게 사전 설문지를 배포해 응답한 73.2%(7162명, 공모제 학교 51.7%·일반학교 51.9%)에 대해 공모제 학교와 일반학교 교장의 직무수행과 학교운영 성과 측면을 비교한 연구결과를 내어 놓았다.

그 결과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공모교장이 83.6점을 얻어 일반학교 교장 75.4점예 비해 8점 정도 높은 수치를 보였다. 50점 만점을 기준으로 한 기본특성 평가에서도 공모교장이 40.6점을 기록해 일반학교 교장 37.8점에 비해 3점 정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교육행정 석박사 소지자 직무수행 우수

▲ <교장의 직무수행 사전·사후 비교>
공모유형별 자격기준에 따른 직무수행에 있어서도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교장자격증 소지자와 교직경력 15년 이상인 교육감, 교직경력 20년 이상의 교직원에게도 기회가 열리는 내부공모형이 85.1점을 얻어 당해학교 교직경력 3년 이상을 자격요건으로 하는 개방형(83.5)과 교장자격증 소지자를 공모하는 초빙형(81.7)에 비해 2점 안팎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공모시기별 공모교장의 직무수행에서도 차이를 보여 1차 공모교장이 85.7점을 얻어 2차 공모교장 82.0점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학교 소재지별 공모교장의 직무수행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여 읍면지역(82.6)이 중소도시(81.6), 대도시(79.7)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별로는 초등학교(85.6)가 중학교(79.7), 고등학교(75.2)에 비해 직무수행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초등학교(86.5)와 중학교(84.2)는 내부형이 높은 반면에 고등학교는 초빙형(92.4)이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대도시에서는 내부형(84.5)이 중소도시에서는 초빙형(93.3)이, 읍면지역에서는 내부형과 초빙형이 85.6점을 얻어 같은 것으로 집계됐다.

소지학위별로는 교육행정분야 석·박사학위를 소지한 공모교장이 85.2점을 얻어 일반분야 석·박사학위를 소지한 교장(84.5), 석·박사 학위가 없는 교장(82.4)에 비해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학교 교직원 참여 제한 문제점
교장 공모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교장 공모 절차에서 당해 학교 교직원의 참여가 제한(3.36)적이고 심사위원의 전문성 부족(3.28), 교장 공모과정에서 학연, 지연 등 정치적 요소 개입(3.21) 등이 지적됐다. 또  공모교장의 학교관리 경험과 전문성 부족(2.61)과 소신 있는 학교 경영 곤란(2.72), 학교 운영의 자율성 부족(2.77) 등은 상대적으로 문제가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오히려 젊고 유능한 인사를 초빙할 수 있는 제도(3.26)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 특히 학교운영의 자율성(민주적 분위기)과 경영의 투명성, 책임성이 높은 것으로 언급됐다. 다만 외형적 실적 위주의 가시적 성과를 중시함에 따라 학교 내실보다는 외형적 투자에 치중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너무 많은 일을 추진하려는 교장의 지나친 열정과 과욕, 독단적인 운영으로 교원, 학생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고 교사 업무가 가중되는 등 학교 구성원간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제기됐다. 무엇보다 수많은 교육청 담당자들이 교장자격증이 없는 교장임용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 의식개선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장기적 양성후 교장 선발이 바람직

▲ <교장공모제 운영에 대한 평가>
즉 교장 공모제 학교와 일반학교의 비교 결과 공모제 학교장이 일반학교장에 비해 높은 직무수행 능력을 보였고 교장으로서 기본특성을 잘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공모유형별로는 내부형, 공모시기별로는 1차 공모교장, 학교소재지별로는 읍면지역,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전반적으로 교장 공모제는 읍면지역 초등학교에서 내부형 공모로 1차 시범 적용하고 효과에 따라 점차 확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다.

또 교장 공모제가 유능한 인사를 초빙해 자율적이고 책임감 있게 학교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은 있으나 공모절차에서 당해학교 교직원의 참여 제한이나 심사위원의 전문성 부족, 공모과정에서 학연, 지연 등 정치적 요소 등의 문제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정영수 센터장은 "교장 공모제는 장기적으로 기존 선발 후 연수 방식에서 벗어나 교육행정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충원할 수 있도록 양성 후 선발 방식으로 교장임용제도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 일회성 연수나 자기연수만으로는 교장의 자질과 능력을 개발하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교육행정가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교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충북 교육청 관계자는 "일단 정부 방침에 따라 교장 자격증이 있는 초빙형 교장을 현행 10%에서 50%까지 확대하고 교과부의 정책연구 결과가 나오는 6월쯤 내부 및 개방형 교장 공모 비율을 조정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충북 도내에는 공모교장 11명, 학교장 공모 22명 등 모두 33명의 공모교장이 임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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